기획연재
1. 생활 속으로 파고드는 탄산, 어떤 곳에 쓰이나
2. 불법충전에 노출, 원활한 충전인프라 구축하자
3. 국내 실린더제조업체 등 틈새시장 공략 나서다


활성화 조건, 국내에 충전네트워크 갖추는 것

한국HPC·말타니메탈, 실린더 출시 임박
지티코리아, 용량 큰 실린더 확보로 대응
미용실·애견카페선 10ℓ이상 실린더 인기

▲ 미용실, 애견카페 등에서 사용하는 탄산수제조기.

국내 생수시장 전체에서 탄산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유럽이나 미국 등에서 탄산수를 부담 없이 즐기는 것과 같이 우리나라에서도 탄산수시장이 활성화되려면 국내 실린더메이커들이 탄산수 전용실린더를 하루 속히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 탄산수제조기를 공급하는 업체도 늘어나야 하겠지만 이보다 국내 브랜드의 탄산수실린더 출시와 함께 실린더에의 탄산충전이 국내에서 이뤄지는 등 탄산의 공급네트워크가 완전히 뿌리내려야 한다.
이러한 지적에 따라 국내 몇몇 고압가스관련업체들도 탄산수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판단, 발 빠르게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탄산수제조기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부속품이 탄산수실린더다. 이러한 측면에서 국내 실린더(고압용기)메이커들이 탄산수시장에서 가장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미 국내 굴지의 실린더 전문생산업체로 급부상한 한국HPC와 알루미늄용기 전문생산업체인 말타니메탈이 탄산수실린더 생산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한국HPC가 미용실 등에서 사용하는 중형 탄산수제조기시장에 새롭게 진출하기 위해 제작한 홍보전단지.

경기도 이천공장과 충북 음성의 감곡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한국HPC는 현재 감곡공장에 0.6∼1.4ℓ규모의 소형 실린더생산설비를 구축하고 9월부터 양산에 돌입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회사는 특히 스틸재질과 알루미늄재질의 소형 실린더를 동시에 생산, 국내 L전자 등에 공급하는 등 수실린더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올해 하반기에는 DOT(미국 교통국) 인증까지 획득, 수출시장에도 진출한다는 것이다.

한국HPC 김성군 사장은 “안전성이 뛰어난 스틸재질의 고압용기에는 청결성을 보완하기 위해 용기 내면에 세라믹코팅을 한다”고 설명하고 “스틸재질과 함께 소비자의 선호도에 따라 다소 가벼운 알루미늄재질의 실린더도 함께 내놓겠다”고 밝혔다.

김성군 사장은 또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점은 연간 36만개의 실린더를 제조할 수 있는 대량생산체제를 갖춘다는 것”이라며 “현재 외국산에 비해 가격 및 품질경쟁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탄산수를 마실 수 있는 계기를 우리 회사가 부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HPC는 탄산수제조기용 소형 실린더생산에 그치지 않고 전국에 몇몇 고압가스충전소를 대상으로 하는 탄산충전인프라까지 구축하는 등 조만간 탄산수사업의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국HPC는 탄산수실린더를 제조, 판매하게 되므로 마시는 가정용 탄산수제조기사업에는 뛰어들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틈새시장인 피부미용, 음식조리, 미용실, 애견카페 등에 사용할 수 있는 탄산수제조기를 개발, 이달 말부터 본격 시판에 나선다.

소다스프링(Soda spring)이란 브랜드로 출시되는 이 탄산수제조기는 가정용과 상업용이 있는데 10ℓ 규모의 실린더 2개와 탄산수시스템 등으로 구성돼 있다. 가정용은 주로 음식조리에 쓰이며 상업용은 마사지숍, 피부과, 미용실, 애견카페 등을 대상으로 영업에 나서고 있다.

충남 예산에 각종 알루미늄실린더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는 말타니메탈도 탄산수시장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그동안 의료용, 소화기용, 페인트볼용 등 알루미늄재질의 각종 실린더를 제조해온 말타니메탈은 최근 탄산수 열풍과 함께 보다 안전한 실린더를 생산하기 위해 기술적인 보완작업을 하고 있다.

말타니메탈 곽상민 상무이사는 “우리 회사는 알루미늄실린더 생산의 오랜 노하우로 0.6ℓ 규모의 실린더도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다”면서 “현재 추가적인 생산설비의 발주를 해놓은 상태이며 내년부터 양산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광주의 고압용기 전문유통업체인 지티코리아더 탄산수시장에서 다양한 고압실린더를 공급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회사는 13.5ℓ 규모의 맥주용 탄산실린더를 다수 확보해 미용실, 애견카페 등 보다 많은 양의 탄산을 이용하는 곳에 공급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회사는 이미 탄산수 동호회 등으로부터 다양한 크기의 고압용기를 갖추고 있다고 입소문이 퍼져 인터넷 블로그 등에서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지티코리아 이창환 사장은 “탄산수실린더의 수요는 0.6ℓ 외에도 미용실, 애견카페 등에서 사용하는 13.5ℓ 용량의 비교적 큰 실린더도 기대 이상의 시장이 형성돼 있다”면서 “이미 몇몇 탄산수 동호회 회원들이 용량이 큰 실린더를 구입해 인터넷 블로그에 올리는 등 반응이 대단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창환 사장은 또 “탄산수를 많이 사용하는 미용실, 애견카페 등은 용량이 큰 13.5ℓ 규모의 실린더가 적격이므로 보다 다양한 실린더를 확보해 놓는 등 고객의 요구에 따라 즉각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탄산수시장에는 실린더 제조 및 유통업체 뿐만 아니라 고압가스충전소들의 관심도 상당하다.
이미 수도권의 몇몇 산업용가스충전소들은 해당지자체로부터 식품소분업 허가를 받아 식품첨가물판매업으로 탄산을 공급한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아직도 외국기업의 탄산수제조기에 장착되는 0.6ℓ 규모의 가정용 탄산수실린더에 충전된 탄산을 공급받는 데 2만원 이상을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국내의 한 정수기공급업체가 정수기에 탄산수제조기능을 장착하면서 탄산이 충전된 실린더 1개가 1만5000원 대에 공급하는 등 국내 공급네트워크를 통할 경우 훨씬 저렴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국내에서 탄산수를 보다 저렴하게 즐길 수 있으려면 탄산을 국내에서 충전하는 시스템이 가동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산 실린더의 출시가 시급하며 국내의 탄산수 전용충전설비를 통한 충전 및 배송시스템도 하루 속히 이뤄져야 한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의 한 탄산수 애호가는 “우리나라는 최근까지만 해도 탄산수제조기를 중심으로 시장이 성장해 왔지만 요즘은 정수기 및 냉장고에도 탄산수제조기능을 장착해 탄산수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면서 “국내 브랜드의 탄산수실린더의 출시돼 보다 저렴하게 탄산수를 즐기고 싶다”고 강조했다.

탄산충전에 있어서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충전된 탄산실린더의 가격 중 탄산 즉,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보다 실린더가격을 비롯해 충전을 위한 인건비, 배달비 등이 더 많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외국에서 충전해 국내에 공급하는 탄산수제조기업체들은 탄산수를 재충전하는 비용이 비싸다는 맹점 때문에 향후 탄산수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어 빠른 시일 내에 국산 실린더로 대체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보다 낮은 가격에 탄산을 공급하기 위해선 한꺼번에 많은 실린더에 탄산을 충전해 놓고 주문이 들어 올 때마다 배달하는 시스템으로 운영해야 한다. 교체에 소요되는 실린더까지 감안할 경우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탄산수실린더의 수가 더욱 많아야 한다.

국내 탄산수시장은 이제 막 꽃봉오리가 올라오는 단계에 있다.

실린더메이커 등 국내 탄산수시장에 관심을 갖고 진출하려는 기업들은 때를 놓치지 말고 적기에 뛰어들어 탄산수제조기업체들의 실린더 교체시장도 잡고, 정수기 및 냉장고업체 등의 실린더 신규시장도 잡아야 좋은 성과를 나타낼 수 있다.

그야 말로 탄산수시장의 꽃은 고압가스관련업체들이 피우기를 기대해 본다.

▲ 마트에 진열돼 있는 각종 탄산음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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