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최근 글로벌 에너지시장에서 몇 가지 특징적인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예컨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그리고 이라크 등지에서의 전쟁이 국제에너지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 이는 지난 1970년대 이래 우리의 통상적이고 전통적인(?) 석유나 가스시장 변화논리와는 상반된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3% 공급부족이 30% 이상의 가격폭등을 유발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 들여왔다. 이에 필자는 최근 각종 자료와 문헌을 종합한 결과 다음과 같은 글로벌 에너지시장 변화요인을 2013년도 통계를 중심으로 추출, 소개하고자 한다.

1. 2013년 세계에너지수요 증가의 80%는 신흥(Emerging)산업국에서 발생하였다. 이러한 사실은 지난 10년간 이들 국가들의 에너지수요가 2배로 증가한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2. 2013년 세계에너지소비 중 석유의 비중은 32.9%이었다. 이는 장기적인 석유소비 비중의 하락추세가 지속됨을 의미한다. 천연가스 소비비중 역시 작년에는 소폭 감소하였다. 그러나 가스의 비중은 작년에만 소폭 감소하였고 장기추세는 여전히 상승하고 있다.

3. 놀랍게도 세계에너지소비에서 석탄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2013년의 경우 석탄비중은 30.1%로서 지난 2002년 이래의 증가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4. BP(British Petrol)집계에 의하면 ‘새로운 에너지원’(NEP: New Energy Sources)는 2013년 세계 1차에너지 생산 증가의 80%를 차지하였다. 이는 오일 셰일 등 ‘비전통적’탄화수소 자원과 재생에너지의 생산증가에 기인한 것이다. 참고로 NEP는 10년 전만 하여도 세계수급통계에 포함되지도 않았다.

5. 세계 석유와 가스 확인매장량은 지난 10년간 각각 27%와 19%씩 증가하였다. 참고로 동기간 중 이들 자원의 생산량은 각각 11%와 29%씩 증가하였다.

6. 2013년 비(非,Non)OECD국가들이 세계석유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1%이었다. 이러한 과반이상의 소비점유는 사상 처음이며 향후 세계에너지정세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의미가 큰 변화상이다.

7. 작년 미국석유소비 증가량(40만 배럴/일)은 지난 1999년 이래 처음으로 중국의 석유소비증가량(39만 배럴)보다 많았다. 이는 매우 많은 의미를 가지는 통계자료이다. 참고로 작년 세계석유소비 증가량은 140만 배럴/일 수준이었다.

8. 가장 주목할 사항은 작년의 미국석유생산 증가는 110만 배럴/일 수준이었다. 세계 전체석유생산 증가실적이 56만 배럴/일 수준인 점에 비추어 보면 오일셰일과 ‘타이트(Tight) 오일’ 증산에 따른 미국의 역량증대가 주목할 만하다. 따라서 작년 세계석유증산은 주로 비(非Non)-OPEC국가 증산(120만 배럴/일)에 의해 이루어졌으며 미국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미국 이외 석유증산 국가는 캐나다(21만 배럴/일)과 러시아(15만 배럴/일)이며 OPEC국가로는 UAE가 유일하게 25만 배럴/일 수준의 증산을 이루었다. 이러한 점에서 미국이 리비아, 시리아, 예멘. 이란 등지에서의 전쟁과 공급불안정성을 극복하는 원동력을 제공하등 세계에너지시장 주도권을 확실하게 장악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미국의 석유생산증대는 지난 1970∼80년대 중동석유파동 당시 사우디아라비아가 보여준 증산기록 이후 가장 획기적이라는 점을 주목하여야 한다. 여기에다 필자는 과거 사우디 증산은 별 다른 노력 없는 잉여설비 생산재개에 의한 것이고 미국의 최근 증산은 새로운 자원탐사와 개발에 의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러한 미국 석유-가스 증산이 향후 세계에너지시장변화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리 에너지업계가 주목할 것을 바란다.

 

저작권자 | 가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