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국정감사가 세월호 특별법 처리를 둘러싼 여야 대치로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안 개정안’을 처리하지 못하면서 불발됐다.

이를 두고 새누리당은 야당의 발목잡기로 분리 국감이 무산됐다며 연일 비난을 퍼붓고 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집권 여당이 세월호 특별법 교착 정국 해소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여야간 서로 헐뜯는 사이 여름휴가까지 미뤄 가며 국감을 준비해 온 중앙부처 공무원들과 산하기관 관계자들은 허탈한 모습이다. 기존에는 10월 국감을 앞두고 준비하던 업무를 분리국감에 대비해 8월부터 준비했으나 다시 원점으로 돌아감에 따라 국감준비기간만 두 배로 늘어났다는 푸념이다.

게다가 당초 분리국감 일정 초반에 배치됐던 피감기관들은 답변책자 인쇄를 이미 마친 상태여서 향후 국감 일정에 맞춰 다시 인쇄를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마디로 혈세가 공중에서 분해된 것이다.

피감기관의 한 관계자는 “휴가도 못가고 분리국감에 준비했으나 역시나 ‘원샷 국감’으로 진행되는 모양새”라며 “무소불위의 국회라고 해도 너무한 것 아니냐”는 불평을 쏟아냈다.

일부 의원들의 경우 당초 일정에 맞춰 준비했던 피감기관에 대한 국정감사 보도자료를 배포하기도 했으나 정작 국감은 열리지 않은 상태여서 현실감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물론 지금의 상황을 오히려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급하게 분리국감을 시작해 준비가 부실한 상태에서 대충 시작하느니, 좀더 여유롭게 준비하면서 감사 본질의 영역을 충실히 찾아나가는 것이 낫지 않겠냐는 지적이다.

여야간 치열한 정쟁도 때론 필요하겠지만 국회 본연의 감시와 견제 기능을 제대로 살려 ‘피감기관들이 업무는 제대로 했는지, 국민의 세금이 제대로 쓰였는지’ 꼼꼼히 살피는 내실있는 국감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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