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팔공산의 가을 전경

수능 자녀 합격 위한 불자들의 행렬 이어져
등산코스 쉬워 누구나 즐길 수 있어

올해는 유난히 가을이 빨리 찾아와 어느덧 계절의 끝자락에 들어서고 있다.

가을 하면 단풍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가을 산행이야말로 단풍놀이를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묘미가 있다.

국내 산 중 팔공산 관봉 코스는 쉬운 등산로로 알려져 기도를 하기 위한 불자들과 중·장년층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유명하다.

경상북도와 대구에 걸쳐 있는 팔공산(1,193m)은 통일신라 때 불교의 성지로 자리매김해 신라 말기에 이르러 왕실의 원찰지로서 원찰 조성과 원탑 조성 등 융성한 불교문화를 이룬 산이다.

또한 산세가 웅장하고 골짜기가 깊어 동화사, 파계사, 은해사 등 유서 깊은 사찰과 암자들이 들어서 있다.

갓바위 주차장에서 시작되는 관봉 등산로는 맥섬석유스호스텔과 관암사를 거쳐 관봉 정상에 다다르는 왕복 2~3시간 코스이다.

편리하게 조성된 계단을 오르다 보면 곳곳에 사찰과 돌에 새겨진 불상, 기도를 올리는 등산객들을 발견할 수 있다. 산 중턱에서 마주치는 관암사를 방문해 약수터에서 목을 축이고 사찰을 구경하는 재미도 관봉 코스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층층이 쌓인 계단을 올라 정상에 이르면 관봉 코스 하이라이트인 석조여래좌상(보물 제431호), 일명 ‘갓바위’를 볼 수 있다.

관봉 석조여래좌상은 원래 그 자리에 있던 바위를 환조기법으로 깎아 조성한 석불이다. 항마촉지인 불좌상이라는 점이 통일신라 8세기 후반 경주에서 유행하던 불좌상과 연계되며 통견 형식으로 법의를 착용하고 법의자락이 대좌 앞을 가리는 상현좌라는 점에서 같은 팔공산 기슭에 조성된 7세기 후반의 군위 아미타여래삼존 석굴의 본존과 관련을 가진다. 갓바위와 함께 정상에 조성된 연등과 기도를 위해 마련된 널찍한 마당도 이색적이다. 특히 매년 가을에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 자녀들을 위해 기도를 올리는 불자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올 가을이 가기 전, 도심 속의 빌딩숲을 벗어나 팔공산 관봉의 자연숲에서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고 단풍놀이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

 

저작권자 | 가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