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 영동의 천태산 자락에 자리 잡은 영국사 전경. 은행나무의 잎은 모두 떨어지고 감나무엔 홍시만 매달려 있는 영국사는 지금 늦가을로 물어들어 가고 있다.

만추에 어울리는 풍경…나그네의 발길 모아

여행하기 참 좋은 계절이다. 많은 사람들이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이 계절을 어찌하여 여행하기 좋다고 하느냐”며 반문하기도 하겠지만 진짜 나그네들은 11월과 12월에 여행보따리를 즐겨 싼다.

꽃이나 단풍보다 낙엽을 좋아하는 여행중독자들은 늦가을과 초겨울에 느낄 수 있는 스산함으로 인해 한적한 여행지에서 따뜻한 사람, 따뜻한 가슴을 만날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일 것이다.

이 계절에 가보면 좋을 곳으로 충북 영동군에 자리 잡은 유서 깊은 사찰, 영국사(寧國寺)를 강추한다. 영국사 입구 주차장에 내려 계곡에 들어서면 큰 바위에 새겨 넣은 ‘충북의 설악, 천태산 계곡’이라는 문구가 반긴다. 계곡 옆으로 난 호젓한 오솔길을 걷다보면 삼신할멈바위, 천태산 삼단폭포 등 볼거리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한가로운 길을 따라 30분 정도 걸어 언덕 빼기에 올라서면 영국사가 한 눈에 펼쳐진다. 작은 분지에 평화롭게 자리 잡은 영국사 쪽을 바라보던 여행객들은 대부분 “아! 우리나라에 이런 곳도 있었네”, “이처럼 평화롭고 아늑한 곳이 또 있을까”, “힐링이 되는 최적의 여행지” 등으로 감탄사를 터트릴 정도다. 늦가을의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시원해지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이 맘 때의 영국사는 더욱 조용하다. 영국사 은행나무의 은행잎도 모두 떨어지고 감나무의 빨간 홍시만 매달려 까치를 기다리고 있다.

영국사는 강한 남성과 같은 천태산의 품에 안겨 있는 사찰로 대한불교조계종 제5교구 본사인 법주사의 말사이다.

주요 문화재로는 보물 제532호인 부도(浮屠), 보물 제533호인 삼층석탑, 보물 제534호인 원각국사비, 보물 제535호인 망탑봉 삼층석탑 등이 있다. 

아울러 천연기념물 제223호인 은행나무가 있다. 이 나무는 높이가 31m, 둘레가 11m이며 수령은 1000년 정도가 된다고 한다. 영국사 은행나무는 국가에 큰 어려움이 있으면 소리를 내어 우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영국사를 둘러보고 천태산까지 등반하면 더욱 짜임새 있는 여행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천태산은 화강암으로 이뤄진 바위가 적절하게 늘어서 있어 산행의 묘미를 더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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