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중FTA 타결로 가정용 가스보일러·온수기에 적용됐던 기존 8%의 수입관세가 전면 철폐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값 싼 중국 제품의 대량유입이 예상되면서 국내 보일러업계는 심란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또 국내 관세는 즉시 철폐되는 반면 중국 수출제품에 부과되는 관세 10%는 매년 1% 포인트씩 단계적으로 하향하는 것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가뜩이나 국내 가스보일러 시장의 가격구조가 가격경쟁 심화로 보일러 한 대당 판매 마진이 3만원도 채 되지 않는 실정에서 중국의 초저가 제품마저 가세한다면 향후 상황은 불 보듯 뻔하다.

시장질서 왜곡도 보일러업계가 우려하는 부분이지만, 저가공세에 초점을 맞춘 제품들은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점에서 더욱 큰 문제로 부각될 전망이다.

FTA 발효 이후 중국 보일러사들이 국내시장 진입을 위한 저가공세에 치중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벌써부터 저렴한 부품으로 일관된 중국산 제품들이 국내 가스연소기기 안전관리 체계마저 흩뜨릴 수 있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기술적인 관점에서도 이번 한·중FTA는 우리나라 보일러산업에 이득이 될만한 요소를 찾아보기 힘들다.

최근 중국 보일러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순수 중국 보일러업계의 기술력은 아직 국내시장에 못 미친다는 것이 정설이다. 결국 품질 차별성이 아닌 가격경쟁력만을 앞세운 중국 제품의 국내 진출로 기술 유입 시너지조차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는 높은 내구성과 효율을 자랑하는 프리미엄 가스보일러와 체계적인 서비스 전담조직으로 국내시장 진입을 철저히 준비해온 독일 바일란트의 경우와는 극명하게 대조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처럼 시장 위기론이 점차 확산되는 가운데 앞으로 우리나라 보일러시장에 불어 닥칠 ‘중국발 보일러 황사’에 업계가 어떻게 대응할지 자못 궁금하다. 특히 에너지기기산업진흥회를 중심으로 한 대책위가 과연 이번 FTA조항 개선문제를 얼마나 잘 풀어갈지도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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