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초 산업용가스업계 최대 이슈는 다름아닌 가스제품의 가격인상 바람이 강하게 불기 시작한 것이다. 전년도 두 차례의 전기요금 인상으로 인한 고압가스 제조원가의 뚜렷한 상승분과, 고유가 영향으로 운송비가 크게 늘어나 가스제품의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산소, 질소, 아르곤 등 에어가스는 물론 탄산, 헬륨, 아세틸렌까지 5~15% 선에서 자율적으로 인상되기도 했으나 일부 과당경쟁이 이어지면서 하반기에 들어 제자리로 돌아섰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신규충전소 경영악화 두드러져
하지만 인천지역 몇몇 신규 고압가스충전소의 경영악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면서 ‘충전소푸어’라는 용어까지 등장하기도 했으며 경기지역의 일부 신규충전소는 중견충전소에 M&A되기도 했다.

3월에는 태경화학, 경인에코화학 등 산업용가스업체를 계열사로 둔 송원그룹 창업주인 김영환 회장이 별세했다. 이후 6월 송원그룹의 김해련 부회장이 회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4월 들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를 국제 기준에 맞춘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의료용 고압가스도 의약품제조품질기준(GMP)으로 신규 적용됨을 알렸다.

국내 산업용가스업체인 대성산업가스의 경영환경의 변화에도 많은 관심이 모아졌다. 4월 에어리퀴드가 보유했던 지분 40%를 대성합동지주가 취득한 데 이어 5월에는 골드만삭스PIA에 60%의 지분을 매각했다. 하지만 대성합동지주는 주식매수선택권을 약정해 향후 지분을 되찾을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두었다.

올해는 특히 고압가스연합회의 활동이 빛을 발했다. 4월 입법예고된 고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 가운데 고압가스 충전 및 판매대장 기록 의무화 대상에서 산소, 질소, 아르곤, 탄산 등 조연성가스와 불연성가스는 제외시켜 줄 것을 가스안전공사 및 산업통상자원부에 요청했으며 이것이 실제 법령에 반영돼 업계가 크게 반겼다.

 연합회 등 제도개선 이끌어
고압가스연합회는 또 포스코 잉여가스로 인해 산업용가스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회원사들의 의견에 따라 지난 5월 포스코 잉여가스 담당자들과 회의를 열고 가격을 조정해 줄 것을 건의, 포스코 측이 이를 받아들이는 등의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한편 고압가스업계에 상복이 터지기도 했다. 포항의 산업용가스충전업체인 삼양산업 심용섭 사장이 가스안전촉진대회에서 영예의 동탑산업훈장을 받은 데 이어 삼정가스공업 심승일 사장이 ‘2014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철탑산업훈장을 받아 산업용가스업계의 시선을 모았다. 이밖에 9월 부영CST 최동준 사장의 경우 대한민국 명장(가스부문)에서 오르는 쾌거를 이룩하기도 했다.

올해 산업용가스업계에는 제도적 변화도 많았다. 7월 고법 시행령 공포로 고압가스충전용기 운반차량의 등록을 의무화함으로써 내년 4월 22일까지 개정규정에 따른 요건을 갖춰 등록해야 한다.

이밖에 7월 고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 공포로 수소 및 아세틸렌과 독성가스는 충전 및 판매대장을 기록해야 하며, 고압가스 제조 및 저장시설 안전거리 강화(보호시설과의 거리에서 사업소경계와의 거리로 변경)와 관련한 조항은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된다. 또 충전용기 운반기준을 신설해 내년 1월 15일부터는 가스운반차량에 전화번호 외 상호까지 표기해야 한다.

 특수가스, 투자확대‘기지개’
또 9월에는 국민권익위가 외국 고압가스용기 검사와 관련한 제도적 미비점으로 국외출장검사비용의 투명성을 강화하도록 하는 방안을 내놓고 산업부, 관세청, 가스안전공사 등에 권고한 것도 큰 관심거리다.

한편 검사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민간검사기관 지정 기준을 대폭 강화한다는 내용을 담은 고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이 9월 입법예고되자 고압가스충전업계, 고압용기전문검사기관 등의 관계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웠다. 피검사자와 이해관계 또는 거래관계에 있는 검사기관은 지정을 받을 수 없도록 제한하겠다는 강한 메시지를 담겨져 있다.

특수가스업계도 어려움이 가중된 가운데 격변의 시대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7월 반도체자동화장비개발 전문업체인 제이티가 C&G머트리얼즈의 지분 49%를 인수했으며 9월에는 원익머트리얼즈가 미국 노바켐의 지분 50.67%를 인수해 주목 받았다. 또 10월에는 OCI머티리얼즈가 지난해 투자를 중단했던 삼불화질소공장 증설을 재개하기로 발표했다.

산업용가스메이커의 대표자변경 등 경영환경에도 많은 변화가 나타났다. 대성산업가스가 김형태∙김신한 대표이사로 변경한데 이어 에어프로덕츠코리아는 이수연 사장을 부회장으로, 김교영∙유재운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승진시켰다.

한편 2014년을 무엇보다 뜨겁게 달군 것은 경기도 화성시에서 일어난 고압가스공급업체 간 과당경쟁이다. 하지만 연합회 및 경인조합이 중재를 위한 노력과 함께 소모적인 경쟁은 승자 없이 공멸만 부른다는 인식이 자리 잡으면서 정전을 선언, 이를 지키는 등 성숙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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