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력산업 구조개편과의 유사점

우리나라는 지난해말 전력산업 구조개편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어 빠르면 금년부터 전력거래제 등 발전경쟁이 시작될 예정이다.

전력시장경쟁의 경우 금년부터 발전회사간 발전원가(Cost Based Pricing)경쟁쭭발전회사간 발전가격 입찰경쟁(One-Way Price Bidding)쭭2003년 이후, 발전회사와 배전회사가 참여하는 양방향 입찰경쟁 (Two-Way Price Bidding)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전력시장은 초기 영국식 발전경쟁을 거쳐,배전회사가 분리되는 2003년 이후 캘리포니아식 도매경쟁체제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우리나라 전력설비 용량은 2000년말 현재 49,050MW 수준이나,2005년 61,614MW, 2010년 74,611MW로 계속 증대되어야 하고(제 5 차 장기전력수급계획) 전력가격구조도 도매가격은 전력거래제로 수급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결정되나 소비자 요금은 요금 상한제(Rate Cap)를 도입할 예정이어서 캘리포니아와 유사한 상황이다.

시사점

캘리포니아 경험을 통해, 전력산업 구조개편과 이에 따른 경쟁 도입이 자본 회수기간이 상대적으로 긴 대규모 투자를 촉진하는 데 효율적으로 작동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되었기 때문에 대규모 설비 증설이 요구되는 우리나라의 경우, 전력산업 구조개편이 신중히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캘리포니아에서는 발전회사가 설비를 증설하지 않을 경우 전력가격 상승으로 추가적인 이익이 발생,담합할 개연성이 있는 반면,설비 증설은 주정부의 환경규제로 쉽게 이루어지지 못한 점이 근본적인 설비부족의 문제로 지적되었다.

우리나라는 구조개편과정에서 2006년까지 건설 중이거나 건설계획된 발전설비가 분리되는 발전자회사에 포함시켰기 때문에 이 기간 중 설비 증설은 큰 어려움이 없으나, 2006년 이후 설비 증설에 대해서는 정부의 장기계획을 가이드라인으로 발전회사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 정부 허가로 건설되게 계획되어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도 민간 발전회사가 발전소 건설입지확보곤란, 장기투자가 필요한 석탄발전소 등의 건설회피,발전회사의 설비증설회피에 따른 전력가격 상승과 추가이윤추구 가능성 등으로 설비건설이 적기에 이루어지지 않으면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심각한 전력부족사태에 직면할 수도 있다.

천연가스 수급에 대한 영향

우리나라에서 천연가스 발전설비는 연료비가 비싸서 첨두설비로 유지되고 있다. 따라서 천연가스 발전소의 가동률은 전력설비 예비율이 낮을수록 높아지고, 따라서 발전용 천연가스 수요가 증대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정부의 장기 전력수급계획에 의하면,2015년까지 설비예비율을 16-18%로 유지하여 총 발전설비 중 천연가스 설비의 구성비는 25%내외,발전량 구성비는 10-14%,천연가스 발전설비의 가동률은 25-30%로 계획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발전용 천연가스 소요량은 2005년 605만톤, 2010년 589만톤, 2015년 617만톤으로 연간 600만톤 내외를 사용할 계획이다.

일반적으로는 구조개편 이후 민간발전 사업자들은 석탄설비 등 입지확보가 어려운 설비 건설을 추진하기 어렵고 환경친화적이며 건설기간이 짧은 천연가스 발전설비 건설을 선호하여 발전용 천연가스 수요가 증대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전력위기 이후 우리 정부가 발전설비 건설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여, 발전단가가 싼 석탄발전소 등의 건설을 촉진하는 정책을 추진할 경우,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발전용 천연가스 수요는 정부 장기계획 수준으로 낮게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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