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도의 한 마을에 마을단위 LPG배관망을 설치후 소형저장탱크로 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마을단위를 넘어서 군단위로 이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도시보다 소득수준 낮은 농촌의 에너지가격 격차 해소 도움

유가 상승 시 에너지불평등 심화 가능성 상존
심야전력공급제도는 전력수급의 불안정 야기

 

도시가스 미공급 지역에 거주하는 농어촌 주민들은 도시지역보다 소득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용기방식에 의한 LPG, 등유 등 더 비싼 에너지를 사용할 수밖에 없어 에너지 사용의 사회적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

최근 세계적인 저유가의 여파로 국내 LPG가격도 동반 하락하여 지역 간 불평등 정도가 과거보다 많이 완화되었지만 여전히 연료사용 불편함과 소득 역진적인 현상이 존재한다. 뿐만 아니라 지금은 국제유가가 하향 안정화 현상을 보이고 있지만 유가가 불안해질 경우 유가변동에 따라 도시와 농촌 간 에너지불평등의 정도가 더 심화될 수 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농어촌 등 낙후 지역의 주민들이 소득대비 주거광열비 지출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주거광열비는 난방비, 수도요금, 전기요금, 공공주택관리비 등 4개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항목별 세부 지출금액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관련 통계에 의하면 서울 지역의 가구당 수도요금, 전기요금, 공공주택관리비 소비지출 규모가 낙후 지역에 비해 훨씬 더 많기 때문에 낙후 지역의 난방비 지출이 매우 큰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등유, 프로판을 난방용으로 이용하는 지역 주민들이 도시가스, 지역난방을 이용하는 주민들에 비해 두 배 이상의 난방비를 더 지불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난방 효용은 훨씬 뒤 떨어진다.

현재 우리나라 행정구역에는 83개 군이 있으며 이중 68개 군은 도시가스 공급권역으로 지정되어 부분적으로 도시가스가 공급 중에 있지만 나머지 15개 군은 공급권역 지정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도시가스협회의 자료에 의하면 도시가스 공급지역으로 설정된 시․군에도 수급지점과의 거리 및 지형적 특성(하천․산악지대)에 의해 도시가스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는 전국의 읍면은 약 1,000여개로 추산된다.

도시가스 미공급지역은 전국 15개 군 137개 읍․면이며 전체 가구수는 24만2489세대로 대부분 가스공사 주배관망이 현격히 떨어져 있고 산악지대, 도서지역 등 지형적 특성과 군사적 문제 등과 같은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도시가스공급 유무에 따라 에너지가격 격차가 존재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다. 대도시지역에 도시가스가 저렴하게 공급되는 것은 규모의 경제, 밀도의 경제, 범위의 경제가 창출하는 네트워크 산업의 속성 때문이다. 이러한 네트워크산업의 특성은 도시가스 뿐만 아니라 전력, 지역난방 등 에너지 산업을 비롯하여 통신, 수도 등과 같은 유무형의 망산업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난다.

 

실효성 있는 정부정책 필요

▲ LPG배관망 사업을 통해 주택에 가스가 공급되고 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도시․농촌 간 에너지 분담비용 격차에는 분명한 문제가 있으며 이러한 현상에 대한 해결방안이 제시되어야 한다. 도시와 농촌 간 에너지 가격격차확대는 농어촌 지역의 가계부담을 증가시켜 우리사회의 양극화 현상을 구조적으로 더 악화시킨다는 부작용을 지적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농어촌 지역의 에너지 소비부담 증가는 국가경제적으로 다양한 문제를 만들 수 있다.

정부는 농어촌지역의 에너지비용 경감을 위해 심야전력공급제도를 시행해오고 있다. 그러나 심야전력공급제도는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전력수급구조를 심하게 왜곡시켜 전력수급 불안정이라는 큰 문제를 유발시키고 있다. 가짜 석유 불법유통의 주요 요인이라 할수 있는 등유의 불법유통도 농어촌 에너지비용 문제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따라서 농어촌 에너지비용 경감을 위한 정부 정책은 또 다른 국가경제 문제를 유발하지 않으면서 농어촌 지역과 지역주민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지속가능한 정책이 될 수 있어야 한다.

농어촌 에너지비용 경감을 위한 정책은 보편적 서비스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보편적 서비스란 모든 이용자가 언제 어디서나 적정한 요금으로 양질의 기본적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통신 산업에서 처음 사용되는 개념이었다.

지금은 통신 산업을 비롯한 네트워크 산업과 일반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많은 정책들에 폭넓게 적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전력, 도시가스, 지역난방 등도 보편적 서비스란 개념에 입각하여 수급 및 가격정책이 수립, 추진되어 왔다. 그런데 이 가운데 전력을 제외한 도시가스와 지역난방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보편적 서비스가 이루어지고 농어촌 지역은 대부분 서비스를 못 받거나 높은 에너지 이용 비용을 지불해야만 한다.

정부는 도시가스 및 지역난방공급 확대를 위해 정부재정과 전력산업기반자금, 에너지특별회계 등 공기금과 정책금융을 통해 막대한 사업자금을 지원해왔다. 그 결과 좌초위기에 빠질 수 있는 우리나라 에너지 네트워크산업은 안정적으로 성장하여 도시 주민들에게 양질의 에너지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됐다.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갈수록 증가하면서 공급단가 인하가 가능하였고 이러한 선순환 구조형성으로 에너지 네트워크 산업은 안정적인 선순환 구조에 진입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네트워크 효과의 창출이 어려운 농어촌 지역은 보편적 에너지 서비스의 수혜지역에서 제외되었고 결과적으로 지금과 같은 에너지 이용비용의 격차가 발생하게 되었다.

 

LPG배관망 구축사업이 대안

따라서 에너지 소비와 관련한 도시와 농촌 간 ‘삶의 질’과 에너지 비용 격차를 줄여나가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는데 LPG 배관망 구축 사업 추진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LPG배관망 구축 사업은 도시가스 미공급지역 읍·면에 LPG저장시설 및 배관망 구축을 지원함으로써 LPG유통구조를 개선하고 연료비 부담에 대한 형평성을 제고 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산업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국책사업이다.

구체적으로 도시가스 미공급지역 읍·면의 밀집지역에 도시가스 사용자와 동일한 편의성·안정성과 더불어 연료비 절감을 도모하고 연료공급자를 지역조합 또는 컨소시엄으로 선정·육성함으로써 기존 공급자의 인프라와 노하우를 적극 활용하고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반으로 도시가스 수준의 안전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기본 개념이다.

LPG배관망 구축 사업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바는 에너지의 내부 경제화로 지역 경제 및 지역 공동체 활성화를 유도하고 지역단위 안전관리망 구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 수익 발생 등으로 소도시 또는 농어촌의 침체된 경제에 활력을 제공하는 것이다.

LPG배관망 구축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경우 우리나라 에너지 복지는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되고 농어촌 지역의 경제 활성화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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