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안타까울 뿐입니다. 지금의 기회를 놓치면 나중에 더 비싼 값을 톡톡히 지불해야 할 것입니다.”

최근 에너지공기업 관계자의 탄식어린 푸념이다.

올해 초부터 국회는 국정조사 특위를 구성해 지난 MB정부의 해외자원개발 부실문제를 집중 해부했다. 그리고 수많은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요구했다. 특히 하베스트 부실 인수 의혹을 사고 있는 강영원 전 한국석유공사 사장이 검찰에 구속됐다. 자원외교 수사와 관련해 공기업 고위 관계자가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처럼 강도 높은 국정조사와 검찰수사는 부실하게 이뤄진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심각성을 알리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긍정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에너지공기업들의 해외자원개발 관련 업무가 꽁꽁 얼어붙어 또 다른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지금 신규 자원개발을 하겠다고 누가 말을 꺼낼 수 있겠습니까? 아무리 좋은 프로젝트가 있어도 눈치만 보고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다가 에너지빈곤국으로 추락하는 사태가 벌어지는건 아닌지 걱정이 태산입니다.”

 실제 자원개발 관련 전문가들의 얘기는 더 심각하다. 주변국들의 자원개발 관련 전문가들이 최근 우리나라의 자원개발 관련 정책 동향을 전해 듣고는 고개를 갸우뚱거린다는 것이다. 자원개발은 중장기적으로 지속적인 추진을 해도 성공할까 말까 한 위험부담이 큰 사업인데 단기적인 성과를 저울질하며 자원개발을 중단시킨 현재 정부 정책이 이해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문제가 심각한 프로젝트들에 대해서는 엄정한 잣대를 대야 하지만 향후 추진해야 할 프로젝트들에 대해 검토조차 하지 못하는 사태는 추후 프로젝트에 참여해야 할 때 시세보다 훨씬 비싼 비용을 주고 참여할 수 밖에 없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쉽지는 않겠지만 신중히 옥석을 가려가며 해외자원개발을 중단없이 추진하는 지혜로운 결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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