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한 국정감사에 대해 3無 국감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힘도 없고, 맥도 빠지고, 김까지 새서 3가지가 없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번 국감에서는 여기에 1가지가 더 추가될 모양이다. 
피감기관과 증인을 선정하는 모습을 보니, 기준마저도 없기 때문이다. 

사실, 19대 국회 마지막 국감이라는 점과 내년 총선을 앞두고 부실 국감은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됐던 일이다. 그러나 여·야간 합의를 통해 만들어진 국감일정과 피감기관을 살펴보면 일찌감치 국감은 포기하고 다른 곳에 관심이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번 국감에서는 지난해 서면으로 진행했던 기관도 모두, 국감대상에 포함됐다. 이 때문에 산업위의 일일국감기관이 적게는 5개 기관에서 많게는 무려 10개 기관에 이른다. 

국회에 참석해야하는 기관이 늘어나다보니 피감기관을 분류하는 방법도 제각각이다. 가령 올해 국감에서는 가스공사와 석유공사, 광물자원공사, 광해관리공단, 강원랜드, 지역난방공사, 에너지공단 등 8개 기관이 같은 날 국감을 받았지만 이중 가스공사와 석유공사는 지난해 다른 기관과 분류된 바 있다. 또한 22일 진행되는 국감에서는 산업단지공단, 가스안전공사, 전기안전공사, 가스기술공사, 석유관리원 등 5개 기관이 피감기관으로 선정됐지만 오후에는 현장시찰이 진행된다. 

국감에서 현장시찰은 주요 일정 중 하나이지만 지난해 국감에서는 피감기관에 대한 국감 중 현장시찰을 떠나는 일은 없었다. 

평소보다 늘어난 피감기관에 절반으로 줄어든 시간을 고려하면 제대로 된 국감이 될지는 의문이다. 
여기에 21일 진행되는 국감의 증인을 살펴보니 전 석유공사, 전 가스공사, 전 광물자원공사의 해외사업 책임자가 대부분이었다. 국감의 방향이 어떻게 흘러갈지 쉽게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정말, 맥 빠지는 국감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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