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탄소 경제로 나아가기 위해선 수소경제 이행이 필수적

수소연료전지차는 수소경제 확산의 핵심적인 역할 수행할 것

한국, 2040년 수소경제마스터플랜 달성시 수소에너지 비중 최대 37% 

 

 

2000년 초반 미래학자인 제레미 리프킨이 앞으로 수십 년 내에 ‘수소경제시대’가 도래하고 ‘탄소경제시대’는 막을 내릴 것이라고 전망한 적이 있다. 수소는 연료전지를 통해 산소와 결합하여 전기를 생산하고 부산물은 물만 배출하는 탄소제로 수소를 제조하는 기술이 아직 천연가스 개질법에 주로 의존하고 있어 완전한 무공해 에너지원은 아니지만 앞으로 신재생에너지로부터 수소를 생산하는 공정이 일반화되면 완전 청정에너지로 분류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수소는 압축이나 액화, 수소저장합금법 등으로 탱크에 저장하였다가 파이프라인으로 운송이 가능해 에너지 저장과 운반이 편리하고 수소 단위 무게당 에너지가 142kJ/g으로 천연가스나 휘발유보다 에너지 밀도가 3~4배 더 높고 수소연료전지의 경우 에너지 효율이 최대 60%로 화력발전이나 태양광보다 에너지 효율이 더 높다.

태양광이나 풍력보다 단위 발전량 당 요구 설치 면적이 적어 많은 녹색에너지 연구 종사자들은 앞으로 궁극적으로 탈탄소 경제로 나아가기 위해선 수소에 기반을 둔 에너지가 될 수밖에 없다고 한다. 특히 신재생에너지가 에너지 저장과 전력공급의 안정성에서 한계를 갖고 있는 만큼 신재생에너지로부터 수소를 생산해 저장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재생에너지의 확산에 크게 기여할 수 있고 석유나 천연가스와 같이 지역적 편중성 문제가 없기 때문에 에너지 안보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소경제의 도래는 필연적이라 하겠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선진국들이 2000년대 초반에는 정부 주도로 수소경제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했으나 세계금융위기 등 전반적인 세계경기 침체를 겪으면서 투자 규모가 축소되거나 계획이 철회되면서 수소경제에 대한 논의가 크게 약화됐다. 그러나 2015년을 기점으로 수소연료전지자동차의 경우 상업화 초기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수소경제에 대한 논의가 다시 필요한 시점에 있다.

 

▲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와 수소 스테이션

수소연료전지차의 양산과 수소인프라 개발 

파이크 리서치(Pike Research)에 따르면 2015년 수소연료전지차(FCEV) 시장은 5만7천대로 2020년에 39만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해 본격적인 FCEV 시장은 2025년에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도요타 자동차는 지난 2014년 4인승 세단인 미라이를 정부의 지원정책에 힘입어 520만엔에 출시했고 3분 충전으로 최대 650km를 주행할 수 있다. 한편 현대자동차는 투싼 ix를 2013년부터 양산을 시작했고 BMW, 혼다, 폭스바겐, GM, 르노 등도 FCEV 양산 경쟁에 뛰어들었다. 수소연료전지차는 수소 생산, 저장, 충전 시스템이 동시 개발돼야 한다는 점에서 앞으로 수소경제의 확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독일의 린데 가스회사는 세계 수소충전장치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다임러와 공동으로 1천만 유로를 투자해 독일 내 20개의 수소충전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일본의 JX 에너지는 2018년까지 일본 내에 100여개의 수소 충전소를 설치할 예정이고 2020년까지 2천여개 판매점에서 수소충전기를 도입할 계획이다. 또한 이와타니는 세븐일레븐과 공동으로 수소 충전소가 설치된 점포 20개를 개점할 방침이다.

연료전지는 수소경제에서 핵심 기술로 발전용과 수송용, 가정용으로 구분되는데 현재는 대부분 발전용과 가정용 연료전지 중심이다. 수송용 연료전지는 수명이 길고 충격에 강하며 시동이 빨라야 하고 촉매로 백금이 사용되고 있어 아직까지 경제성이 확보되지 않고 있으나 점차 소형화, 내구성 개선, 백금 비중 감소, 백금합금기술 도입으로 연료전지 단가가 지속적으로 감소될 것으로 보인다.

연료전지는 수소를 전기 발생의 매체로 이용하는데 기존에는 천연가스 개질방식에 의존하였으나 최근 독일의 린데회사는 바이오디젤 생산 부산물인 글리세롤로부터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편 일본은 기체에 비해 밀도가 800배 더 높고 안전한 액화수소를 개발하여 대량수송이 가능하게 되었고 현대 투싼ix는 탄소섬유로 만든 수소탱크에 강판을 덮어서 폭발위험을 크게 낮추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그림1> 우리나라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건설 현황과 계획

세계 각국의 수소경제 이행 계획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분산형 전원 시스템 전환을 목표로 경제산업성(METI)과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원(NEDO) 주도로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수소 사회 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2013년 에너지기본계획에 수소사회를 명시했고 2014년에 ‘수소-연료전지 전략 로드맵’을 수립해 기술개발, 실증사업, 보급 단계별 세부 계획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 2000년부터 일본 정부는 도시바, 파나소닉, JX에너지 등 민간기업과 협력해 2014년 기준 누적 가정용 연료전지 판매가 10만대를 넘은 것으로 파악되며 2014년에 수립된 제4차 에너지기본계획에 따르면 2015년까지 수소 충전소 100개, 2025년까지 1,000개의 수소 충전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미국은 에너지부(DOE)에서 2003년 수소경제 로드맵을 발표하고 수소에너지 정책을 추진해 왔으나 오바마 행정부에서는 전기자동차에 보다 적극적인 지원을 했으나 최근 연료전지차 부양책이 발표되면서 부활의 조짐이 보이고 있고 캘리포니아주는 2012년 캘리포니아연료전지파트너쉽(CaFCP) 프로그램을 통해 연료전지차 상용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유럽은 주로 북유럽 중심으로 수소충전소가 확산되고 스칸디나비아 수소 하이웨이 파트너쉽이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를 중심으로 결성되어 수소충전 인프라 구축사업이 진행 중이다. 또한 독일은 친환경 자동차 지원기구인 국가수소연료전지기술기구(NOW)에서 2023년까지 수소 충전소 400개를 설치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의 수소연료전지 개발 현황과 계획

국내의 수소 생산은 주로 정유, 화학, 제철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로 생산된 연간 130만톤 중 1% 정도만 에너지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FCEV는 2014년 기준으로 83대가 운행 중이며 수소충전소는 14군데 설치되었으나 실제 가동 중인 곳은 3곳에 불과하다.

현대자동차의 FCEV 생산능력은 2013년 기준 1천대 규모이나 생산량은 연간 550대로 2020년까지 1만 8천대를 생산할 계획이며 168개의 수소충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발전용 연료전지는 2013년 기준 127㎿가 설치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2005년 9월에 수소경제마스터플랜을 통해 2040년까지 최종에너지 공급에서 수소기반 에너지 비중을 15%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산업통상자원부는 수소연료전지사업단을 발족하고 수소연료전지의 기술 상용화를 위해 5년간 1500억원을 투자했다. 과학기술부는 수소프론티어사업단을 발족해 수소의 제조, 저장, 운반에 관한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2012년까지 1천억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이후에는 추가적인 계획들이 실천되지 못하고 있고 다만 최근에 광주광역시에 설립된 창조경제 혁신센터가 수소연료전지기술의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어 수소경제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지고 있다.

 ◼ <그림2> 수소공급 가격보조 (10%, 20%, 30%) 시나리오별 GDP 변화

수소경제 이행을 위한 주요 이슈

수소경제를 이행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탄소기반 에너지 시스템에 비해 경제성이 낮다는 것이다. 다행히 기후변화협약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나 탄소세, 에너지세, 신재생에너지 의무화제도, 청정에너지보조금 제도 등을 통해 탄소기반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고 수소기반 에너지의 상대가격이 앞으로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향후 20여년 이내에 전 세계 평균 기온을 2도 이내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온실가스 배출 규제가 현저히 강화될 것으로 보이고 수소기반 에너지를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기술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예상되고 있어 앞으로 수소경제에 대한 전망은 밝은 편이다.

수소제조비용의 경우 일본 가와사키 중공업의 경우 호주산 갈탄과 같은 저급원료를 정제하여 이산화탄소는 포집하여 매립하고 수소만 추출하여 액화함으로써 운반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소제조단가는 kg당 1,000엔 수준으로 감소하였다. 또한 일본은 태양광을 이용하여 수소를 생산하는 인공 광합성 기술을 개발하여 2030년까지 실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신재생에너지로부터 수소를 생산하는 비용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오사카 가스는 도시가스에서 수소를 충전하는 기술을 개발하여 1시간에 연료전지 6대를 충전할 수 있고 도요타는 하수처리장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를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이용한 수소 충전소를 설치하는 계획을 수립하고 2014년부터 실증실험을 하고 있다.

 

수소경제 이행의 경제적 파급효과

우리나라 수소경제마스터플랜이 2040년까지 달성된다고 가정하고 이로 인한 타 산업에 미치는 산출효과와 소비 및 무역효과를 동태 연산가능 일반균형 모형 (DCGEM)에 의해 추정해 보았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 산업을 석유, 석탄, 전력, 도시가스, 열, 신재생에너지, 수송, 기타 제조업 등 8개로 분류하고 에너지 전환시점이 내생적으로 결정되는 것으로 가정해 수소기반 기술에 대한 학습효과와 독점적 에너지 시장을 가정하였다. 수소가격에 대한 정부 보조금 제도를 도입하여 모형을 추정한 결과 2040년까지 수소에 대한 가격 보조율이 10~30%로 증가함에 따라 수소에너지의 최종에너지 비중은 9.2~37.7%로 전망되고 석유 비중은 0.6~3.4% 감소하며 전력 비중은 0.3~1.5% 감소하는 것으로 전망되었다. 또한 수소제조에 대한 가격보조가 가계부문 조세부담 증가로 이어지므로 가계부문 소비는 위축되지만 전반적인 생산, 투자, 수출의 증가로 GDP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모형이 국제유가변동이나 기술변화, 탄소배출권거래제 등 다양한 미·거시적 경제이슈를 반영하지 못하고 수소경제 이행에 필요한 정책이 가격지원정책으로 단순화되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기 때문에 향후 이러한 한계를 반영한 발전된 모형이 개발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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