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불산, 간월산, 사자평 등에 억새의 향연이 펼쳐져 있는 영남알프스.

능선 따라 펼쳐진 영원한 억새의 고향 

배내고개에서 출발하면 초심자도 즐길 수 있어
간월· 신불재 못지않게 넓은 사자평 억새 인기 

울산, 양산, 밀양, 청도, 경주 등 경남북에 걸쳐 있는 영남알프스는 해발 1000m 이상의 산이 9개나 도열해 있어 웅장함은 물론 수려한 산세와 풍광을 지녀 유럽의 알프스와 견줄만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산악인들부터 이 일대를 영남알프스 또는 영남의 지붕이라 부르기 시작했으며 특히 영축산, 신불산, 간월산으로 이어진 능선은 억새가 바다를 이루고 있어 영원한 억새의 고향이라 불리기에 충분하다.

영남알프스를 남북으로 가로 지르는 69번 도로의 정점에 배내고개(해발 685m)가 있는데 이곳을 들머리로 등반하면 초심자도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다. 배내고개에서 신불산 쪽은 물론 재약산 쪽으로도 갈 수 있는 등 어느 쪽을 선택해도 하루 일정의 산행을 알차게 꾸밀 수 있다. 

배내고개에서 영남알프스의 북쪽 방향으로 가면 천황산과 재약산을 만날 수 있는데 특히 재약산은 산세가 빼어나 예로부터 영남·호남·충청의 금강산이라는 뜻에서 삼남금강(三南金剛)이라는 별칭을 얻었다고 한다.

요즘 같은 가을이면 간월산 및 신불산의 억새도 좋지만 사자평의 억새는 그야 말로 경이롭기까지 하다. 사자평은 천황산 사자봉에서 재약산 수미봉 사이 해발 900m 고원의 천황재에 펼쳐진 약 4㎢(약 120만평)의 드넓은 평원이다.

우리나라에서 억새가 가장 아름다운 곳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데 면적이 워낙 넓어 백수(百獸)의 왕인 사자의 영토에 견줄 만하다고 해서 사자평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사자평은 가을이면 온통 은빛 또는 황금빛 억새로 뒤덮인다. 예로부터 사자평의 춤추는 억새를 일컬어 ‘광활한 평원의 가을파도와 같다’고 해 ‘광평추파(廣坪秋波)’라 칭했으며 재약산 8경의 하나로 꼽힌다.

사자평의 억새는 능선에서 자라는 억새보다 크며 이곳을 지나는 가을바람과 따사로운 햇볕을 받아 곱고 부드러우며 한편으로는 강하기도 하다. 이따금 불어오는 바람에 심하게 흔들리지만 결코 꺾이지 않는다. 

바람이 불면 마치 파도가 밀려오는 것처럼 장관을 연출하는데 보는 이들은 감탄을 자아내지 않을 수가 없다. 

파란 가을하늘과 때맞춰 부는 바람. 이곳에 머물러 억새가 연출하는 환상적인 군무를 보면 누구나 넋을 빼앗기고 만다.

 

억새와 갈대의 차이

두 개체 모두 벼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식물이다. 하지만 억새는 주로 산과 들에 서식(물가에 사는 물억새도 있음)하고, 갈대는 물가에서 잘 자란다.

억새 이삭은 가지런하고 흰색을 띠어 여성스러운 반면 갈대 이삭은 거칠고 밤색 기운이 돌아 남성스럽다. 잎으로 구분하면 억새는 긴 잎 한 가운데 하얀 심이 있으나 갈대는 없는 게 특징이다. 또 줄기에 마디가 없는 것이 억새, 마디가 있는 것이 갈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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