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보급되는 가정용 가스보일러는 온수 방식에 따라 순간식과 저탕식의 두 종류로 나뉜다.

저탕식이 국내에서 최초로 개발, 보급되고 있는 만큼 가스보일러 전체 시장이 저탕식, 순간식으로 양분된 경우는 세계적으로도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1989년 귀뚜라미가 저탕식 가스보일러 개발에 성공하면서 시장에 새로운 카테고리가 생겨난 이후 같은 가스보일러임에도 온수 발생원리나 용량이 달라 그 안에서도 경쟁구도가 형성돼 왔다.

때문에 국내 보일러업계는 순간식과 저탕식 중 어느 방식이 더 효율적이고 경제적인지에 대한 물음을 던져왔다. 실제로 에너지효율, 온수용량, 온수출력 등을 비교 기준으로 타품종 대비 장점을 부각시켜 가스보일러 마케팅에 활용된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순간식이나 저탕식이나 표시효율은 동일하다. 순간식, 저탕식 모두 표시효율 기준으로 콘덴싱은 87%, 일반형은 83% 수준이다.

이 밖에 온수용량이나 온수출력, 온수탱크의 유무, 설치·시공 편의성을 두고 두 대상을 비교한다면 온수사용 패턴이나 설치환경 따라 사용자의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다만, 순간식은 빠른 급탕출력에 최적화된 반면, 저탕식은 온수 저장능력으로 용량에 특화된 제품이어서 두 종류간 절대 우열을 가리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게 보일러 개발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부분이다.

결국 가스보일러라는 공통분모를 두고도 기술적 상호배타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경쟁의 그림을 그리기 보단 상호 고유영역을 인정하는 가운데 기술개발에 매진하는 업계 문화가 정착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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