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회원 화합 통해 대승적 차원의 시장안정화 모색

울산, 호남 등 조합 없는 곳 중견업체 간담회로 참여시켜
고압가스 저장능력 산정기준 합산은 불합리, 별개로 봐야
워크숍, 회장배 골프대회 등 고압가스종사자 위한 행사도

 

“작금의 국내 산업용가스시장은 그야 말로 어두운 터널 속에 빠져든 상황입니다. 신년 벽두에 요즘처럼 암담한 시절은 없었습니다. 지난해부터 산업용가스 수요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지요. IMF는 물론 여러 차례의 국가적인 위기 국면 때에도 국내 산업용가스시장은 이처럼 심각하진 않았습니다.”

2016년 새해를 맞아 국내 산업용가스시장을 전망해보는 한국고압가스공업협동조합연합회 심승일 회장(삼정가스공업 대표이사)은 엄습해오는 여러 가지 악재를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지 그 해법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 업계는 경기의 흐름을 덜 타는 업종으로 평가 받아 왔습니다. 그래서 다들 어렵다고 할 때 그나마 버틸 수가 있었지요. 하지만 올해부터는 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수출부진이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제조업종의 가동률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전국 대부분의 공장 가동률이 요즘 날씨처럼 꽁꽁 얼어붙었다고 말하는 심 회장은 이 같은 급격한 수요 감소는 올해 산업용가스업계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우리 연합회에는 전국에 4개 지방조합이 있습니다. 광역지자체로 나뉘어 서울경인(경기·인천 및 강원 일부), 대전세종충남북, 대구경북, 부산경남 등의 지역은 조합이 결성돼 이사장을 중심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으나 아직 울산이나 광주전남북지역은 조합이 없습니다. 한층 강화된 협동조합기본법으로 인해 조합 결성이 어려운 상황이지요.”

하지만 연합회가 전국을 아우르는 단체로 거듭날 수 있도록 울산과 호남지역도 참여시키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심 회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고압가스 중견기업 간담회를 열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충청지역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개최한 연합회는 앞으로 조합이 결성된 지역은 물론 울산과 호남지역의 고압가스 중견기업을 대상으로도 간담회를 열어 연합회가 본격적인 전국시대를 열어간다는 계획이다.

“산업용가스메이커들은 연초부터 가스가격을 대폭 올리겠다며 가격인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산소, 질소, 아르곤 등 공기분리장치(ASU)를 통해 제조되는 산업용가스의 경우 최고 20%까지 올린다고 하는데 걱정이 이만 저만 아닙니다. 일부 충전사업자들은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산업용가스의 가격인상은 매우 절실하며 대폭적인 인상은 오히려 산업용가스시장의 판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심 회장은 지난해 말 국내 몇몇 산업용가스메이커들이 가격을 줄줄이 올리겠다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띄우는 등 가격인상을 강하게 몰아붙이고 있다고 말하면서 우리 산업용가스 충전 및 판매업계는 설상가상으로 수요 감소에 따른 매출감소는 물론 매입가격 상승으로 이익이 크게 감소될 것이란 예상을 했다.

지난해에도 산업용가스메이커들은 가격을 소폭 인상한 바 있지만 가스판매소나 직납처를 대상으로 가격인상분을 반영하지 못하고 결국 흡수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히는 심 회장은 이처럼 원료액체가스가 대폭적으로 오르면 가격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인다.

“포스코 등 철강회사들이 입찰을 통해 내놓는 잉여가스의 환경에도 많은 변화가 와 유통시장에서의 가격에 큰 영향을 주는 것 같습니다. 최근 철강산업의 부진으로 제철소의 가동률이 크게 떨어지면서 잉여가스도 줄어 유통시장에 유입되는 양도 크게 감소했고 가격은 오히려 올랐기 때문이지요.”

그동안 잉여가스가 산업용가스메이커들이 내놓은 가스의 가격을 견제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는데 이러한 가격견제기능이 상실되면서 올해 가스가격이 인상되는 것 같다고 분석하는 심 회장은 “하지만 현재 고압가스 충전 및 판매업계는 가스가격을 올릴 수 있는 환경으로 성숙되지 못해 매우 안타깝다”고 말한다.

심 회장은 산업용가스메이커들이 충전·판매 등 하부유통단계의 시장까지 건실하게 성장시키는 중심역할을 해 줄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국내 산업용가스가격은 타 업종이나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이 사실입니다. 가스공급업체 간 과당경쟁의 탓이죠. 지난 수 십 년 간 우리 업계는 나름대로 경쟁해도 괜찮을 정도로 수요가 증가해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다릅니다. 수요가 줄어드는 마당에 과당경쟁까지 겹치면 모두 공멸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최근 전국적으로 신규충전소가 늘어 올해도 가격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심 회장은 무엇보다 경쟁하면 가격이 떨어지기도 하나 시장이 축소되고 있다는 점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귀띔한다.

“올해도 우리 연합회는 그동안 시행해온 각종 행사를 지속적으로 개최할 것입니다. 시장질서 확립을 위한 연합회 대의원 간담회, 고압가스 중견기업 간담회, 산업용가스메이커 방문 등과 함께 규제완화 차원의 법령 개정 건의를 위한 산업부 및 가스안전공사 등을 방문하는 계획도 있습니다.”

특히 올해부터는 고압가스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를 다양하게 준비하고 있다는 심 회장은 상반기 연합회장배 골프대회에 이어 하반기에는 국내 고압가스충전시장의 안정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워크숍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힌다.

“이제 우리 고압가스충전사업자들은 더욱 단단하게 뭉쳐야 합니다. 요즘처럼 힘든 시기에 전체 회원들의 뜻을 모아 대승적 차원의 시장안정화 방안을 강구, 과감하게 펼쳐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 앞에 제가 서겠습니다.”

산업용가스 시장안정화는 우리 연합회가 달성해야 할 가장 큰 과제라고 재차 강조하는 심 회장은 규제 완화를 위한 법령 개정의 중요성도 강하게 어필한다.

“우리 연합회는 지난해 10월 대의원 간담회에서 고압가스 저장능력 산정기준 완화를 위한 법령 개정을 건의하기로 하고,  11월에는 가스안전공사 박기동 사장을 예방한 후 이 같은 내용을 전달했습니다. 초저온저장탱크 등의 가스공급설비와 함께 여러 가지 산업용가스를 고압용기 및 초저온용기를 통해 공급할 수밖에 없는 우리 업계의 실정에 비춰볼 때 저장허가기준을 완화해 주거나 저장능력 산정기준 가운데 합산에 대한 문구를 삭제해 줄 것을 이 지면을 통해 다시 한 번 요청합니다.”

심 회장은 현재 고압가스업계에서는 불합리한 규정으로 인해 수요처의 가스저장소를 2~3곳으로 분산시켜 저장 및 관리하고 있는 실정이며 이러한 규정은 원활한 사업 활동의 제약요소로 작용하고, 효율적인 안전관리가 이뤄지지 않는 것 등 오히려 큰 문제점을 안고 있음을 지적했다. 

“현재까지 5톤 미만의 초저온저장탱크를 설치한 사업장에서 단 한 건의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또 조연성과 불연성가스까지 저장능력을 합산하는 것은 불합리하며 이와 관련한 규제의 완화는 그 명분이 충분하다고 봅니다.”

특히 심 회장은 고압가스저장탱크와 용기의 저장능력을 별개로 봐야 하며 이 두 가지 공급방식의 저장능력을 합산하는 것은 이치에도 맞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저장탱크의 저장능력과 다른 성분의 가스를 충전한 용기의 저장능력을 합산하는 것은 불합리한 규정 아니냐는 지적이다.

“현재 고압가스 판매허가기준에는 주차장 및 사무실 설치요건이 있으나 충전허가시설의 주차장 및 사무실 설치기준이 없습니다. 현재의 규정으로 보면 충전소에는 사무실과 주차장이 없어도 허가를 득할 수 있다는 얘깁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사업과 관련한 규제는 완화하고, 안전과 관련한 규제는 강화하는 게 마땅한 것 아니냐고 반문하는 심 회장은 정부가 나서 업계의 현실을 바로 보고 발 빠른 정책반의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한다.

“산업용가스는 모든 산업 활동에 필요한 핵심원료입니다. 이처럼 중요한 가스를 공급하는 우리 고압가스업계 종사자들이 가스안전촉진대회 등의 시상식에서 타 분야에 비해 소외돼 있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국가산업 발전과 함께 가스안전관리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숨은 일꾼을 더욱 폭 넓게 발굴, 용기를 심어줘야 한다고 강조하는 심 회장은 올해도 고압가스충전업계의 모든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협력과 화합을 이끌어내 시장안정화를 이루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환하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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