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흡수식 냉온수기 기술은 영세한 시장규모에도 업체들의 꾸준한 기술개발로 세계적인 역량을 갖췄다.(사진- 대규모 빌딩에 설치된 흡수식 냉온수기)

제조사가 고효율 제품 꾸준하게 개발하도록 정책적 유도 필요

흡수식 냉온수기는 진공에서 구동되며, 취화리튬(리튬브로마이드)의 흡수액과 냉매로 물을 사용해 주로 빌딩, 병원 등 대형건물의 냉난방용으로 사용되는 제품이다. 또 90℃ 수준으로 저온의 폐열을 활용해 냉방을 할 수 있어 주로 산업용 스팀이나 온수 등을 열원으로 사용해 냉방을 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어 국내외 시장에서 각광을 받아왔다.  특히, 최근 에너지 자원화 및 효율화를 위해 국내에서도 흡수식 냉온수기에 대한 고효율화가 추진되고 있고, 태양열, 지열 등의 에너지원을 활용하는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고효율화를 위해서는 기존 열교환기를 개선시키거나 새로운 열교환기를 흡수식 사이클에 포함시켜서 효율을 높이는 방법이 있다. 현재 국내 제조사들은 이 같이 다양한 기술들을 활용해 고효율 제품을 개발, 양산화에 성공했다. 또 국내 제조업계는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국내 흡수식 기술을 세계 최고수준으로 도약시키고, 에너지 자원화에 크게 일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흡수식 냉온수기의 고효율화를 위해 사용된 기술동향을 파악해보고, 기술적으로 국내 업계가 미흡한 점과 발전방향을 동시에 제시하고자 한다.

 

흡수식 냉온수기 기술 수준 일본 등 선진국에 근접
표준형 제품시장에서 고효율 제품시장으로 전환 추세

 

흡수식 냉온수기의 역사

흡수식 냉동기는 고온의 열원을 이용해 저온에서 열을 받아 중온의 상태로 열을 방 출하는 냉동기로, 1929년 미국 Servel社에서 H2O/LiCl 방식의 흡수식 냉동기를 최초로 개발했다.

이후 1945년 Carrier社에서 H2O/LiBr 방식의 흡수식 냉동기를 개발해 상업용 및 산업용 공조기기로 시판한 이래 York, McQuay, Trane, Hunham-Bush 등이 기기개발에 참여해 다양한 모델을 시장에 출시하면서 부흥기를 맞았다.

이 같은 선진기술을 도입한 일본에서는 흡수식 시스템 사이클 내부에서의 열회수를 통한 효율 향상, 연소배기가스 열회수, 고효율 전열관, 판형 열교환기를 사용한 저온 및 고온용액 열교환기 효율향상 등을 통해 2중 효용을 개량한 COP 1.30~1.35인 고효율 2중 효용 흡수식 냉온수기를 출시하기도 했다.

그 이후 미국에서는 가스 생산량 감소로 흡수식 냉동기의 생산량이 감소했다. 반 면, 일본의 경우 1958년 기차회사에서 H2O/LiBr 방식의 패키지형 흡수식 냉동기를 개발하며 지역 냉난방 및 산업용으로 사용됐고, 1968년 가와사키 중공업에서 이중 효용 흡수식 냉동기를 개발하면서 흡수식 기술의 주도권이 미국에서 일본으로 넘어가는 결정적 계기를 맞게 되었다.

현재 일본에서는 에바라, 산요, 히타치, 타쿠마, 야자키 등 굴지의 냉방기기 전문기업들이 2,000RT급 안팎의 다양한 흡수식 모델을 보급하고 있다.

흡수식 냉동기는 직접 연소방식에 의해 열을 얻는 방식과 고온의 스팀 등을 사용하는 방식이 있다. 그러나 통상 한국에서는 LNG를 연소시켜 열을 얻는 직화식 냉온수기가 주로 사용되고 있고, 이는 겨울에 온수를 얻을 수 있도록 만든 시스템이다.

열을 재생하는 횟수에 따라 ‘1중 효용’과 ‘2중 효용’으로 분류되며, 1중 효용은 낮은 온도의 열원으로 작동될 수 있는 장점은 있으나, COP가 0.7 정도로 2중 효용(통상 COP=1.0)보다 효율이 떨어져 직화식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다.

2중 효용 냉온수기는 과거 20년 동안 산업 및 빌딩 공조에서 폭 넓게 적용되었고, 한국의 발전설비 용량과 전력수급, 하절기 가스저장용량 감소에 기여한 바가 크다.

2중 효용 냉온수기는 대체로 직렬방식, 병렬방식의 2가지 종류가 사용되고 있으며, 모두가 △증발기 △흡수기 응축기△저온재생기 △고온재생기 △저온용액열교환기 △고온용액열교환기 △흡수액펌프 △냉온수기제어기 등으로 이루어진다.

▲ 고효율 흡수식 냉온수기의 사이클 다이어그램

국내 기술 수준은

흡수식 관련 제품은 냉방과 난방을 겸할 수 있는 냉온수기와 냉방만 가능한 냉동기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냉동기는 중국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냉온수기가 인천국제공항을 비롯해 서울 63빌딩, 월드컵경기장 등 대형 건물에 주로 적용되고 있다.

이와 같은 흡수식 냉온수기 시스템은 국내에 보급되기 시작한 30여년 전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보급되고 있는데, 주로 COP 1.01 수준의 보급형 제품과 COP 1.2 이상의 고효율 제품이 생산 및 판매되고 있다. 최근에는 COP 1.3 이상의 고효율 제품이 흡수식 시장에서 각광받으며 기존 물량을 대체하는 추세다.

국내에서 흡수식 시스템의 고효율화는 캐리어 등 국내 흡수식 냉온수기 전문 제조업체들의 기술개발 노력으로 시작됐다. 특히 고효율화의 기술적 시초는 기존 증발기와 흡수기에 사용된 전열관의 효율을 높인 고효율 전열관에서 찾을 수 있다. 용액 열교환기에 브레징(Brazing) 타입의 판형열교환기(Plate Heat Exchanger)가 적용됐고, 기존 제품에 없었던 고온재생기 출구 측에서 나오는 배기가스와 고온재생기 입구의 농도가 낮은 흡수액 사이의 열을 교환하는 배기가스-용액 열교환기를 추가로 설치해 COP를 1.21 수준으로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서 고효율 전열관은 기술개발 당시 수준으로 보면 고효율이라 할 수 있지만 지금으로 보면 보편적인 수준이라 할 수 있다.

그간 대부분 국내 제조사에서는 일본의 고효율 기술들을 벤치마킹해서 각사의 기존 제품에 적용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국내 냉난방 공조전 전시회에서 소개되고 있는 흡수식 선도업체들의 자체 개발 고효율 제품들을 살펴보면, 그 기술 수준은 이미 기술 선진국인 일본과 상당히 근접해 있다.

결국 국내 흡수식 냉온수기 제조사들의 기술 수준은 일본과 동등한 수준의 COP 1.3에 도달하였으나, 아직 시장규모는 일본에 비해 영세한 수준이기 때문에 보급량은 상대적으로 적다. 그 와중에도 COP 1.2급 이상의 제품들은 과거와 달리, 최근 들어 표준형 제품시장에서 고효율 제품시장으로 옮겨가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 국내의 한 흡수식 업체가 개발한 COP 1.25급 고효율 직화식 제품의 구조도

결론

국내 흡수식 제조사는 이미 COP 1.2를 넘어 2중 효용의 최고수준이라고 할 수 있는 COP 1.3 수준의 제품을 이미 양산화하고 있어 고효율화 기술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세계 최고수준에 근접해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COP 1.2를 기준으로 고효율기자재 인증서 발부 여부를 결정하는 현행 제도보다, 에너지효율등급제를 적용해 고효율 제품을 제조업계가 꾸준히 개발할 수 있 도록 정책적으로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난 30여년간 흡수식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해 온 지난 시간에 비해, 최근의 짧은 시간동안 국내 흡수식 분야는 상당히 많은 변화와 진화를 거듭해왔다.

국내 흡수식 업계는 앞으로 특정 COP에 국한되거나 한정된 기술개발 기조보다는 시야를 넓혀 에너지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고효율화 기술 개발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또한, 무분별한 에너지 사용으로 인해 현재 발생하고 있는 지구온난화와 여기에 따른 대책은 서로의 이해관계를 떠나서 반드시 수립되고 지켜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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