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정치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 목표로 하는 ‘아시아로의 회귀’ 구상은 오래됐지만 약속한 만큼의 성과를 얻지 못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4월말 중국 2개 은행이 120억달러라는 눈을 끄는 융자로 기대에 부응했다. 북극권에 위치한 러시아 북서부의 야말 LNG사업의 개발용 이 융자는 러시아기업 사상최대급 프로젝트융자안건이 된다.

실제로 이 계약은 중국이 이 프로젝트용으로 몇 주 안에 연루된 두 번째 대형안건이었다. 3월에는 러시아 최대의 민간가스기업에서 이 야말사업에 있어 러시아의 주요주주인 노바테크가 12억달러에 상당하는 9.9%의 권익을 중국 실크로드기금에 매각했다.

이들 2개의 안건은 노바테크와 러시아 정부에 있어 큰 난관돌파(breakthrough)인 셈이다. 즉 두 개의 안건으로 270억달러의 야말사업은 완전하게 자금조달을 할 수 있어 내년에 개시를 목표로 하게 된다. 그 한편으로 싼 에너지의 세계적인 공급과다 영향으로 호주의 에너지 대기업인 우드사이드 페트롤리엄에 의한 호주 서부해의 400억달러 LNG사업 ‘브라우즈’ 등 비슷한 사업은 보류되고 있다.

야말사업이 가동되면 러시아는 가스의 판매처로서의 유럽으로의 의존도를 낮출 수 있고 아시아에 LNG를 해상수송으로 수출하는 길이 열린다.

또 여기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노바테크와 공동소유자로 푸틴대통령과 가까운 겐나지 팀첸코씨의 쌍방이 미국의 경제제재 리스크에 올라있어도 이러한 프로젝트의 자금조달이 가능하다는 것을 나타내 러시아 정부가 서방국가를 얕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야말사업으로의 융자가 중국과 러시아 간에 동일한 에너지 관련 거래를 차례로 성립시키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오히려 원칙에는 예외가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최근 중국정부와 러시아정부에 의한 대규모 제휴는 몇 가지 있다. 예를 들면 러시아의 석유회사 로스테프테는 2013년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CNPC)에 당시 2700억달러에 상당하는 3억6500만톤의 석유를 25년에 걸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또 마찬가지로 CNPC는 야말사업의 권익 20%를 취득하고 있다.

그 후 러시아 정부에 의한 크림반도 편입 수주 후인 2014년 5월 중국과 러시아는 러시아 국영가스회사 가즈프롬이 CNPC에 대해 20년간 연간 380억㎥의 가스를 공급하는 4000억달러의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그 외에는 중국의 움직임은 놀랄 만큼 느리다. 러시아에서 개발 초기에 있는 에너지시장에서 보다 큰 지위를 차지하기 위해 러시아에 대한 구미의 제재와 중국 스스로가 가진 금융자원과의 조합을 이용하거나 러시아의 자금 조달 수요에 더 맞출 수 있었을 것이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중국의 국유 은행에 실무 지식이 없는 것, 그리고 러시아 고객에 대해서 대형 대출을 제공할 만한 리스크 관리 기법을 가지고 있지 않을 가능성이 이유로 꼽힌다.

싱크탱크인 카네기재단 모스크바센터의 아시아 전문가인 알렉산더 가브에프씨도 중국정부가 대 러시아 제재를 비난하는 한편으로 중국의 상업은행과 금융기관은 제재 준수 문제로 충돌하는 데 소극적이었다고 지적한다.

중국의 에너지 수요와 러시아의 풍부한 에너지 공급. 그리고, 자금 조달에 관해서 말하면 양국의 상황은 정반대이다. 이것이 자연스럽게 두 나라를 동료처럼 보이게 한다. 다른 특별 목적 회사는 제재 속에서도 향후 중국에서 자금 조달, 혹은 러시아의 투자를 위한 수단을 제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과거 이란에서 그랬던 것과 같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중국의 가스 수요는 최근 1년 동안 급속히 둔화된데다가 공급자는 또 있다. 또 이미 몇 년의 수요를 충당할 준비를 착실히 진행하고 있다. 그래서 러시아 정부가 가스를 싸게 팔지 않기로 결심하고 중국 정부가 심하게 저가격을 원하면 양국 관계에 금이 들어가게 될 것 같다.

구미의 제재가 계속되는 한 중국이 러시아를 필요로 하기보다는 러시아가 중국을 필요로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가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