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스호스 고의절단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쉽게 절단되지 않는 튼튼한 가스호스만 설치될 수 있도록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사진은 지난 15일 부산 기장의 한 아파트에서 고의로 절단된 가스용 염화비닐호스)

LPG나 도시가스를 사용하는 세대의 실내 주방에 설치된 가스용 염화비닐호스(이하 가스호스)의 안전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지난 15일 부산시 기장군에 있는 한 아파트 5층에서 집주인 A씨(38)가 고의로 가스호스를 자른 후 라이터를 켜는 순간 누출된 가스가 폭발해 35세대의 유리창이 깨지고 주차된 차량 등이 파손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또한 아파트 입주민 150여명이 인근의 숙소에서 기거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처럼 가정집 주방에 설치된 가스호스 중 상당수는 아직도 칼이나 가위에 쉽게 절단돼 주택의 가스안전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가스호스 절단으로 인한 고의사고는 지난해 8건(도시가스 5건, LPG 3건)이 발생했으며 올해도 이번 기장군 사고를 포함해 벌써 5건(도시가스 3건, LPG 2건)이 발생했다. 이처럼 가스호스 절단으로 인한 고의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보다 튼튼한 가스호스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보완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다.

부산도시가스 고객센터의 한 관계자는 “시중에는 비교적 쉽게 절단되는 제품과 쉽게 절단되지 않는 제품 등 2가지가 유통 중인데 소비자의 안전을 우선으로 고려하면 튼튼한 제품만 설치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지역의 다른 고객센터 관계자는 “결국 가격적인 문제(6600원, 1만5800원)가 있으므로 소비자들의 선택에 맞춰 보급하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싱크대의 구조에 따라 구경이 작고 가격이 저렴한 제품을 설치할 때도 있다”며 “그러나 고의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절단이 안되는 안전이 검증된 제품만 보급, 가스안전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내에서 생산, 보급되는 일반적인 가스호스는 안층과 보강층, 바깥층 구조로 생산되며 직경 0.18mm의 강선을 상하(上下)로 겹치도록 편조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생산된 가스호스라 할지라도 쉽게 절단되는 약점이 있다.

반면 같은 가스용 염화비닐호스 중 안층 외부에 0.4mm 두께의 아연도금강판 등 금속재료를 나선상으로 감아 보강층을 만들고 그 위에 다시 염화비닐호스 그리고 실로 편직한 이른바 ‘자바라 보강층’ 제품도 보급되고 있다. 이 외에도 바깥층을 스테인리스로 편조한 4층 구조의 튼튼하고 안전한 제품도 개발, 가스안전공사에서 검사 후 출시하고 있지만 아직 주택에서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

자바라 보강층 호스는 칼이나 가위에 쉽게 절단되지 않아 이미 오래전부터 많은 도시가스사용 세대에는 보급되고 있다. 일반적인 호스와 자바라 보강층 호스는 결국 가격적인 차이가 있어 소비자들이 선택해서 사용하기도 하지만 도시가스사 및 도시가스 고객센터에 따라서는 아예 자바라 보강층 호스만 보급하는 곳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LPG세대에는 쉽게 절단되는 가스호스가 설치되고 있다.

현재 산업부와 가스안전공사는 단독주택 외부에 설치된 LPG호스를 모두 금속배관으로 교체하고 있지만 정작 가스안전이 더 중요한 집안 주방의 가스호스는 그대로 방치하고 있는 셈이다.

결국 현재의 쉽게 절단되는 주방의 가스호스는 앞으로 고의사고의 표적이 될 수 있는 만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가스안전공사, 도시가스 및 LP가스공급사들은 이번 기장 가스사고를 교훈 삼아 보다 튼튼한 가스호스가 설치됨으로써 고의 가스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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