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정두현 기자] 우리나라 산업현장에는 오랜 기간 축적된 독보적 기술 노하우를 기업체나 특성화고 학생 등에게 전수하는 ‘산업현장의 장인(匠人)’들이 있다. 바로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다.

이들은 제품 품질향상과 생산능률 제고를 위해 수 많은 사업장을 방문해 기술적 조언을 전하는 공정의 달인들이다. 지난 2012년부터 고용노동부가 시행하고 있는 산업현장교수제도는 명장(名匠)이나 우수숙련기술인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숙련기술직으로 꼽힐 정도의 위상을 자랑한다.

이달 제8기 재료분야 산업현장교수로 위촉된 최봉열 교수(51세, 사진)는 숙련기술인으로서 기술 전문성과 사회공헌 기여도를 인정 받으며 명예를 거머쥔 기술인업계의 원로로 꼽힌다. 그는 배관·용접 및 기계 분야에서 20년 넘게 일해왔으며, 보유한 자격증만 전문분야인 배관기능장을 비롯해 에너지관리기능장, 용접기능장, 산업기사 등 10여개에 이른다.

“사실, 아직은 산업현장교수로 선정됐다는 것이 크게 실감나지 않습니다. 반평생을 현장에서 지내온 터라 교수라는 직함도 어색하고, 개인적인 명예보다는 앞으로 산업현장에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공적인 책임감이나 사명감에 더욱 숙연해집니다. 앞으로 제가 이 분야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계속 고민해야겠죠.”

그는 1990년 03월 현대전자(現 SK하이닉스)에 입사해 약 8년 동안 배관용접 관련 실무경험을 쌓으면서 사내 직업훈련강사로 활동했다.

최 교수는 그 이후 처음엔 회사 내에서 기술직으로서 인정받기 위해 독학으로 직업훈련교사, 각종 기능장 및 산업기사 등 국가기술자격증을 취득하기 시작했던 것이 나중에는 기술·기능 인력 후진양성에 대한 열망으로 바뀌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산업기술직이 3D업종이라는 사회적 편견으로 젊은이들의 기피대상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 인력까지 유입되다보니 대외적으로도 우리나라의 산업경쟁력은 점차 도태될 수 밖에 없다”라며 “숙련기술인 양성을 통해 대·중소 기업 간, 또는 정부와 민간기업 간 기술교류를 활성화 시키는 한편, 그 가교 역할을 해야 할 주체가 바로 산업현장교수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파동 이전까지 자체적 기술인력 양성사업을 적극 펼첬던 국내 기업들이 국가 경제난을 기점으로 실리적 성향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고(高) 스펙의 인력을 외부에서 영입하는 데 치중하고 있다”며 국내 산업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숙련기술인 양성은 물론, 20~30년 경력의 현장경험과 전문성을 보유한 우수기술인에 대한 사회적 배려와 우대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힘을 실었다.

그의 기술인 후진양성에 대한 확고한 의지는 개인사업에서도 엿볼 수 있다.

최 교수의 현재 본업은 반도체 특수가스배관 시공업체 ㈜뉴젠스의 대표이사다. 이 업체는 특수가스배관 시공과 관련해 오랜 경력과 다수의 자격증을 보유한 전문시공인들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시공품질을 구현, 업계에서 높은 신뢰도를 얻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최 교수는 향후 신입사원 채용 시 특성화·마이스터(meister) 고등학교 출신 등 동기부여가 확실하고 실무경험이 있는 학생들을 우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우수 기술인력을 사회에 배출시킴으로써 국가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그가 그린 청사진이다.

대한민국 산업현장교수로서 개인의 성공을 넘어 한국 산업의 미래를 바꾼다는 큰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고 말하는 최봉열 교수는 “스펙 쌓기와 무한경쟁에 내몰리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산업기술직의 중장기 비전을 제시하는 한편, 산업현장에 최적화된 인재 육성이 절실한 기업들과 정부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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