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박귀철 기자] 최근 보령LNG터미널에 다량의 위조각인 된 배관용 가스밸브가 설치되어 대혼란을 가져온 가운데 가스밸브나 가스용기, 가스탱크 등의 가스용품에 대한 합격여부를 표시하는 ‘KC(Korea Certification)’인증마크가 너무 쉽게 위조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인증마크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의 가스용품에 대한 KC마크는 2009년 7월 지경부(현 산업부)와 노동부의 10개 인증마크를 통합하여 출범한 가운데 2015년 6월 현재 8개 부처 19개 법정의무인증제도가 KC마크를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가스용품은 2010년 초부터 ‘검’자 인증마크 대신 ‘KC’마크를 도입해 제품 종류에 따라 각인을 하거나 검사증명서(필증)를 부착하고 있다.

하지만 이전의 ‘검’자 각인이나 지금의 ‘KC’마크 각인은 너무 쉽게 위조할 수 있어 위조각인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가스밸브에 대한 위조각인 사건은 1994년과 1998년, 2012년 그리고 최근 보령LNG터미널에 설치된 밸브 등이 있다. 또한 1995년 아세틸렌과 2015년 초저온저장탱크 위조각인 사례가 발견됨으로써 가스안전을 위협한 바 있다. 이처럼 위조각인 문제가 드러나기도 하지만 드러나지 않은 위조각인 불법행위가 더 이상 없었다고 단정하기는 힘들다. 반면 압력조정기나 연소기 등에 부착하는 검사증명서는 첨단의 홀로그램 스티커 방식으로 제작되어 위조가 쉽지 않아 지금까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각인위조 추가 가능성 높아

업체들이 위조각인을 하는 주된 요인은 경기부진에 따른 검사 수수료 절감, 납기 압박, 과당 경쟁 등이다. 가공기술의 발달에 따른 각인 위조가 어렵지 않은 만큼 앞으로 각인 위조는 언제든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가스용품 검사 시 ‘KC’각인은 한국가스안전공사 검사원이 검사 후 가져가는 등 철저하게 관리하지만 일부 다른 검사기관은 ‘KC’각인을 제조업체에 두고 다니는 등 각인 관리가 허술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가스밸브 제조업체의 한 관계자는 “음각으로 나타내는 각인은 너무나 진부(陳腐)한 아날로그방식으로 시대에 뒤떨어져 있다”며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각인을 개발해 보급한다면 업체들이 각인을 위조하는 범법행위는 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스시설 시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LPG용기에는 RFID를 내장한 첨단 용기관리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듯이 다른 가스용품에도 크기나 용량에 따라 RFID나 NFC 등의 칩이 내장된 전자봉인 등을 도입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산업부나 가스안전공사에서 새로운 각인 연구를 위한 연구용역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가스용기 생산업체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위조각인 사건이 발생하는데 수입품에서도 위조각인이 없으리라는 법은 없다”며 “정식으로 검사 받은 수량보다 훨씬 많은 제품을 위조각인 해 세관으로 통관할 경우 아직까지는 적발할 방법이 없는 만큼 쉽게 위조 할 수 없는 새로운 각인의 도입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위조각인 처벌기준은 솜방망이

이처럼 ‘KC’마크 위조각인 문제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관계 당국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해 위조각인을 근절할 수 있는 새로운 각인방법을 개발, 보급해야 한다고 가스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아울러 위조각인 행위를 한 업체에 대한 처벌기준이 너무 약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번 보령LNG터미널에 납품한 밸브제조사도 행정관청의 처벌기준은 사업정지 3일 또는 과징금에 불과할 정도다. 이처럼 처벌기준이 너무 약하다 보니 또 다시 위조각인 사건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한편 가스용품 제조업체들은 현재의 ‘KC’마크 표시 각인위치를 제조업체와 검사기관 검사원, 가스업계 종사자가 쉽게 알 수 있도록 제품별 및 크기별로 통일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플랜지형 가스밸브의 경우 대체적으로 손잡이(핸들) 부분의 플랜지부에 각인하지만 황동 볼 밸브의 경우 몸통 중앙 또는 뒷부분, 옆 부분에 한다. 결국 위치가 동일하지 않는 가운데 각인의 선명도도 떨어지기 때문에 검사품 진위에 대한 충돌도 발생한다. 그밖에 도장을 하는 밸브는 각인부의 페인트를 긁어내기 때문에 각인부에 대한 부식문제도 우려된다.

▲ 가스용품의 합격 여부를 나타내는 KC마크를 너무 쉽게 위조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새로운 대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사진은 가스밸브에 음각된 KC 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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