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비용보다 더 많은 공급비용 받아…㎥당 최소 16원, 최대 26원

불로소득 매년 수십억원, 반면 배관투자는 5년간 15km 최저 수준

 

[가스신문=주병국 기자] 귀뚜라미에너지(구 강남도시가스)가 수년간 자사의 투자비용보다 더 많은 공급비용을 도시가스 요금으로 회수하는 등 편차이익을 취득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최근 8년간 서울시가 결정한 소매공급비용에서 자사가 투자한 비용보다 적게는 16원/㎥, 많게는 20원/㎥이상 판매량으로 회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수년간 도시가스공급을 위한 신규 배관 및 노후배관 교체 등에 대한 투자는 인색하면서도 현행 도시가스 평균공급비용 산정방식 탓에 투자를 하지 않아도 불로소득을 올리는 등 제도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현재 서울지역의 도시가스 소매요금은 서울시가 매년 5개 공급사(서울도시가스, 예스코, 코원에너서비스 등)의 평균공급비용을 기준으로 조정하고 있다.

관련업계로부터 입수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귀뚜라미에너지는 도시가스공급을 위해 자사가 투자한 공급비용(개별공급비용)이 2009년 40.85원/㎥, 2010년 38.77원/㎥, 2011년 37.40원/㎥, 그리고 지난해(2015년)와 올해 41.96원/㎥, 42.22원/㎥인 것으로 각각 조사됐다.<표1>

 

귀뚜라미에너지의 공급비용과 서울시의 평균공급비용 간의 편차는 매년 발생했고, 그 편차액은 ㎥당 최소 9원에서 최대 24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서울시가 도시가스요금에 반영한 공급비용은 지난 2009년 56.84원/㎥, 2010년 55.50원/㎥이며, 지난해 65.21원/㎥. 올해는 65.15원/㎥이다.

이에 따른 귀뚜라미의 편차이익 역시 지난 2009년 59억원, 2010년 65억원, 2011년 70억원, 2012년 78억원, 2013년 78억, 2014년 85억, 2015년 75억원 등 매년 늘어났고, 올해도 약 77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귀뚜라미에너지가 도시가스공급을 위해 매년 투자한 비용보다 더 많은 이익을 평균공급비용을 통해 요금으로 받아왔고, 8년간 편차이익 규모는 59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편차이익은 곧 기업의 당기순이익으로 직결되는 만큼 귀뚜라미에너지의 불로소득은 매년 수십억원을 넘어섰고, 그 누계 액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어 관련업계에서도 이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서울시가 매년 소매공급비용을 산정하면서 5개 공급사의 평균공급비용을 기준으로 적용하다 보니 발생되는 구조적인 문제이며, 이는 타 공급사 또는 소비자에게 돌아가야 할 부분이 고스란히 귀뚜라미에너지의 주머니 속으로 간 셈이다.

반면 8년간 귀뚜라미에너지가 도시가스 공급확대와 안전 그리고 서비스개선을 위해 투자한 수준은 전국 33개 도시가스사 중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 년간 귀뚜라미에너지의 배관증설 및 노후배관 교체실적을 조사한 바 2012년 3km, 2013년 4km, 2014년 1.7km, 2015년 3km 등 5년간 15km에도 못 미쳤다.<표2>

 

또 올해와 내년 역시(서울시 제출 2개년 배관투자) 2.6km, 3km에 그친다.

여기에다 안전관리 선진화를 위한 통합안전관리시스템도 타사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게다가 타 도시가스사는 수 년전부터 도시가스 서비스 개선을 위해 한해 15억원 이상 투자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콜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는 반면 귀뚜라미에너지는 올해 갖췄다. 이 또한 자발적 운영보다 서울시의 눈치를 살피다 겨우 운영에 들어갔다.

도시가스사 관계자는 “귀뚜라미에너지(구 강남도시가스)의 경우 수 년간 자사의 투자규모보다 더 많은 이익을 요금으로 챙겨왔다”며 “언제까지 이런 불균형적인 문제로 특정사가 추가이익을 챙겨가는 것을 지켜만 봐야 할지 안타까운 일이다. 차라리 시가 도시가스발전기금으로 회수해 타사의 투자여건을 감안한 재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토로했다.

서울시 관계자도 “평균공급비용으로 발생되는 특정사의 편차이익은 분명 문제가 있고, 시에서도 그냥 두고만 볼 수 없는 상태”라며 “앞으로 서울지역의 도시가스 서비스개선과 건전한 산업발전 그리고 기업의 재투자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라도 이 문제에 대해 더 이상 방관하지 않고 반드시 짚고 넘어 가도록 조치를 취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귀뚜라미그룹 관계자는 “대외 업무를 총괄하고 있지만 도시가스분문은 아직 업무파악이 되지 않아 특별하게 말할게 없으나 회사의 개별공급비용이 낮으면 좋은 것이 아니냐. 요금을 낮출수 있지 않느냐”며 “자세한 것은 귀뚜라미에너지 실무자가 휴가를 끝내고 오면 답변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귀뚜라미에너지는 지난 2월 강남도시가스를 인수했던 맥쿼리 계열 사모펀드(PEF)로부터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이에 앞서 사모펀드는 지난 2012년 세아그룹으로부터 매각대금(주당 2만6538원) 총 583억원을 주고 인수해 2012년부터 2016년 2월 귀뚜라미그룹이 인수하기 전까지 4년 이상 강남도시가스의 실 주인으로 경영을 해 왔다.

편차이익이 가장 많이 발생했던 지난 4년간 맥쿼리계열 사모펀드가 챙긴 연간 당기순이익은 90억원(이자분 제외) 수준이며, 귀뚜라미그룹에 강남도시가스를 매각하면서 남긴 차익 역시 수백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두 번의 매각으로 강남도시가스의 주인이 바뀌면서 그간 타 도시가스사의 재투자 재원과 시민들의 서비스 개선 및 요금 인하로 가야 할 자금이 투자사의 이익만 챙기게 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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