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정두현 기자] 가정용·산업용 보일러 및 냉온수기에 적용되는 저녹스(NOx)버너는 에너지기기 ‘친환경화’ 흐름의 중심점에 있는 코어 기술분야로 손꼽힌다.

지난 2006년 처음 정부의 저녹스버너 설치 지원사업이 시작된 이래 현재까지 정부 보조금으로 설치된 저녹스버너의 누적 보급대수는 1만3천대 가량으로 추정된다. 연간 1300대씩 보급된 셈이다.

높은 산업수요로 일찌감치 기술 개발이 이뤄진 북미·유럽·일본보다 국내 버너시장의 규모는 여전히 영세한 데 반해, 기술력만큼은 버너 선진국에 버금간다는 평가다.

현재 국내 저녹스버너 환경오염물질 저감기술은 NOx(질소산화물) 배출량 8.8ppm, CO(일산화탄소) 배출량 0ppm을 달성했을 정도로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NOx 저감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인 8ppm대의 스펙을 확보한 상황이다.

하지만 올해 환경부가 밝힌 저NOx버너 인정 현황에 따르면 올해 무려 37개 모델이 성능기준 미달로 인정모델 목록에서 제외됐다. 이는 지난해(277개) 전체 인정모델의 13.5%에 해당하는 비중으로, 예년보다 월등히 많은 수의 버너가 올해 인정검사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시며 관련 업계에 큰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환경보전법 개정에 따른 사업장 내 저녹스버너 설치 의무화와 버너 인정기준 강화라는 시장 변화에 버너업체들이 제때 기술 대응을 하지 못해 벌어진 일이다.

정부 환경정책이 강화되면서 버너제조사들의 R&D 대응력이 제고될 것이란 기대와 달리, 역으로 고효율버너 인정 건수가 올해 대폭 감소하는 등의 퇴보적인 결과로 이어진 것은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아직 국내 버너시장은 수국, 청우지엔티 등 우량업체들이 R&D와 판매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한 구도다. 사실상 국내 버너 기술력이 업계 전체적으로 상향 평준화됐다고 보기엔 무리가 따른다.

한 산업분야가 세계적으로 선진 대열에 오르기 위해선 동종 업체 간 치열한 기술경쟁이라는 대전제가 붙는다.

한국 저녹스버너 시장이 도약기에 들어선 지금 버너 제조업계의 R&D 사업에 더욱 활력이 붙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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