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업계의 동절기는 동면(冬眠)기가 아니라 오히려 긴장하면서 바쁘게 점검해 봐야하는 계절이다. 불을 가까이 하는 시기이라서 각종 화재사고가 빈번하고, 가스난방기기의 사용은 늘어나는데 비해 실내는 밀폐되는 시기라서 CO중독사고 위험이 더욱 커지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최근 가스안전공사가 전통시장을 찾아 시장상인회와 함께 가스시설을 점검하고, 시민들의 가스안전의식 향상을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재래시장이 화재에 취약하다는 지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 대구 서문시장의 대형화재를 보면 가히 충격적이다. 순식간에 서문시장 4지구 전체 839여개의 점포가 화마에 사라져버렸다.

특히 올겨울은 강추위가 예상된다고 하니 가스업계 종사자들의 선제적 예방대책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예년에도 수도계량기의 동파는 비일비재했고, 가스보일러와 급수관의 동결, 동파가 많았다. 또 중압도시가스배관이 동파돼 가스가 누출되는 아찔한 사고도 있었고, 일부지역에서는 공급압력의 저하로 가스공급이 일시적으로 중단되기도 했다.

가스공급자들은 이런 사례들이 내 고객과 내 관리지역에도 능히 일어날 수 있다고 유념하고, 성실한 사전점검과 유사시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비상시스템을 갖추어야할 것이다. 물론 최종적인 가스안전은 가스소비자의 몫이다. 그래서 시의적절한 안전홍보도 대단히 중요하다. 그러나 가스공급자의 안전의식이 투철할 때 소비자도 본받게 된다.

우리는 대형사고가 날 때마다 늘 ‘안전수칙과 매뉴얼을 지켰다면’ ‘사전에 한번만 더 점검해 봤더라면’ 하고 후회한다. 세상이 어수선하지만 우리가 해야 할 일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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