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만장한 난세를 살아온 우리

칠흑 같은 혼돈의 어둠 속에 丙申年을 마감해야 할 시간이다. 되돌아보면 신명나는 일은 찾아볼 수 없고 나라를 뒤흔드는 사건으로 점철된 한해라서 훗날 우리역사에 2016년이 어떻게 기록될지 두렵기만 한 순간이다.

최근 연합뉴스가 선정한 국내 10대뉴스를 봐도 우리가 살아온 병신년 한 해가 얼마나 파란만장한 난세(亂世)였는지를 실감할 수 있다.

①최순실 국정농단과 박근혜 대통령 탄핵 ②촛불민심의 힘 시민혁명 이뤘다 ③北 핵도발, 개성공단 폐쇄…탈북 도미노 ④4.13총선 여당참패 여소야대 국회 ⑤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전격시행 ⑥사드배치 논란과 중국반발 ⑦인공지능 알파고 이세돌 세기의 대국 ⑧한진해운 청산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⑨전현직 판검사의 민낯 드러난 법조비리 수사 ⑩경주 지진 강타…지진 안전지대 아니다.

어디 이뿐인가. 조류독감(AI)이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1천9백만 마리의 닭과 오리가 살처분되었다. 고삐 풀린 가계부채는 사상 최대치인 1300조원에 육박하고, 청년실업률은 IMF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8.5%를 기록하고 있다.

내우외환이라 했던가. 해외에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트럼프 당선 등 예상치 못했던 ‘블랙스완’이 등장해 세계 경제를 뒤흔들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한 해를 마감하면서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지는 시간이 아니라 먼저 자신을 위로하며 정신을 가다듬어야 할 시간이다. 이런 상황을 용케도 견디며 살아남은 기업들과 자신의 위치에서 묵묵히 소임에 충실하며 살아온 국민들께 눈물겨운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 가스업계는 그래도 평년작이니 다행

우리 가스업계도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예년에 비해 큰 사건이나 대형가스사고가 없었고, 경기부진 속에서도 가스수요가 평년작을 보이고 있어 그래도 다행스럽다.

도시가스의 경우, 도매요금 인하에 불구하고 타연료와의 경쟁에서 뒤져 전년대비 1%의 신장세가 예상되는 반면, LPG는 수입가격의 하향 추세와 소형저장탱크의 보급 확대에 힘입어 수요가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압가스업계는 의료용가스의 GMP준비로 분주한 한해였고, 가스보일러(115만대)와 가스레인지(140만대) 수요도 예년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본보 기자들이 선정한 국내 가스업계 10대 뉴스를 보면 그동안 업계의 현안문제가 해결된 대목도 더러 있어 비교적 희망적이다.

①LPG수입업 진입장벽 완화…조건부 4개 업체 등록 ②CNG버스 유가보조금 지원 확정 ③평균공급비용 따른 회사별 수지 편차액 논란 ④에너지안전실증연구센터준공…초저온·초고압 실증 ⑤의료용가스 도매상 약사 의무고용제 사실상 폐지 ⑥수소 융합얼라이언스 등 협의체 잇따라 발족 ⑦가스보일러 상세기준, EN규격 부합화 ⑧남양주 지하철공사장 LPG누출 붕괴사고 ⑨보령LNG터미널 가스밸브 각인위조 ⑩경주 지진으로 매설배관 안전 ‘도마 위’ 등이다.

척박하고 불확실한 내외환경을 극복하고 여기까지 정진해온 애독자 여러분과 가스인 모두에게 무한한 존경과 따뜻한 격려를 보낸다. 경주란 빨리 달리는 사람들만의 것이 아니라 계속 뛰어가는 사람들의 것이다. 지금부터는 우리 가스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하여 어떻게 가야 할 것인지 각기 깊은 통찰의 시간이 필요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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