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뮌휀에 있는 가솔린 충전소와 병설된 수소융복합스테이션에서 수소전기차를 일반인이 충전하는 모습

2025년 전세계 수소충전소 3000곳 운영 전망

독일·미국·일본 등 설치된 기관 ·기구 활용 수소인프라 확대
국내·외, 국제표준 및 규격 제정 공공안전기술 확보 주요 현안
글로벌시장 대응할 수 있는 장기적 안목의 기업 지원전략 필요

 

수소에너지 관련 글로벌 비즈니스는 2000년대 가정용, 발전용, 수송용 수소연료전지의 개발이 본격화 된 이래 일부 상용화 및 이에 근접한 기술을 확보하게 되었지만, 예상보다 더딘 시장 수요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다수의 중소, 중견, 대기업이 본격적으로 기술 개발과 상용화 사업에 착수·참여하였으나 현재는 사업 참여 기업의 상당수가 재편되어 핵심 기술을 보유한 소수의 기업이 상용화를 주도하고 있다. 그 결과 국내의 경우 가정용 수소연료전지는 국가 보급 사업 주도로 민간에 보급되어 왔으며, 발전용 수소연료전지는 현재 포스코에너지와 두산퓨얼셀을 중심으로 전국에 설치·운영되고 있다.

2000년대는 수소연료전지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수소이용기술 개발 주도의 시대였다. 2010년대에 접어들어서는 이용기술을 기반으로 수소인프라 구축의 시대로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의 친환경자동차 개발 경쟁으로부터 수소연료전지차(이하 수소전기차)의 기술력 향상과 내구성이 안정화되고 일본 도요타의 미라이로부터 촉발된 차량가격의 현실화로부터 수소전기차의 보급이 점차 늘어갈 것으로 보여진다.

하이브리드 차량이 상용 보급되고 있고 전기자동차(리튬배터리)가 시장을 확대해 감에 따라 수소전기차의 보급은 더욱 요원해 질 가능성을 점치는 일부 시각도 있으나, 친환경자동차(전기차, 수소전기차)는 서로 시장 경쟁 관계에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환경 문제, 화석연료 고갈 문제 등 내연기관 자동차의 시장 상황과 국가 정책에 따라 본격 보급 시점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수소전기차는 일본 및 독일 등의 경우 민간 시범 운행을 진행 중에 있으며, 국내는 관공서를 중심으로 보급이 확대되고 있다. 

 

수소인프라 해외 동향

2014년 현황으로 전 세계 186개소 수소스테이션이 가동 중에 있으며 2025년에는 약 3000개소가 운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은 캘리포니아 지역에 2023년 123개소 수소스테이션 구축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유럽은 2020년 유럽전역에 약 1000개소의 수소스테이션 구축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일본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원전감축과 수소에너지 확대 보급 기조에 힘입어 2030년 일본전역에 3000개소의 수소스테이션을 구축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유럽의 경우 독일은 정부 차원에서 수소를 미래 주력 에너지원으로 보고 있으며 장기 로드맵 수립 및 예산 편성을 통해 수소에너지에 대한 경제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2015년 현재 독일은 민간보급 시범 프로젝트로 120대의 수소전기자동차가 운행되고 있으며 올해까지 수소스테이션 50기를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독일 수소연료전지협회(NOW)는 2008년 출범이후 10년간 14억 유로의 예산을 확보하여 다양한 수소에너지 관련 교통프로그램을 운용하며 수소 경제를 준비 중이다. 독일의 또 하나의 대표적 수소프로젝트는 클린 에너지 파트너쉽(CEP)의 수소전기차 인프라 구축 사업이다. 현재 독일의 수소전기차 보급 전략은 수소스테이션을 포함한 수소인프라를 선 구축한 뒤 수소전기차 수요에 대응한다는 것이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9개 고속도로를 연결해 독일 전역을 수소전기차 운영 권역으로 하는 것이 핵심이다. 독일을 포함한 유럽 수소인프라 구축 계획으로 수소산업 관계자들의 연합체인 H2 Mobility, EU 주관의 연료전지버스 실증 및 인프라 구축 사업인 CUTE (Clean Urban Transport for Europe), 북유럽연합프로젝트로 북유럽 해안 지역 전반의 범국가적 수소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HyTrEc (Hydrogen Economy for the North Sea Region), 유럽 12개국을 중심으로 수소안전기술 연구 및 보급, 협력에 집중하는 HySafe 등 여러 수소인프라 구축 및 안전관련 기구와 프로그램이 운용되었으며, 후속 프로그램이 속속 계획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수소전기차 실증 및 수소인프라 구축사업으로 CaFCP (California Fuel Cell Partnership)이 운용되었으며, DOE 주관의 National Hydrogen Light Duty Program 등 수소전기차와 인프라 실증 사업 역시 추진되었다. 2014년에는 Sandia National Lab.과 NRE(National Renewable and Energy Laboratory) 등이 참여한 H2FIRST 프로젝트가 수소전기차 사용자에 대한 수소충전경험, 안전, 신뢰성에 대한 긍정적인 영향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출범되었다.

일본은 수소스테이션 구축과 더불어 수소인프라의 운영, 신뢰성 및 안전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기관, 기구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다. JHFC (Japan Hydrogen & Fuel Cell Demonstration Program)으로부터 도쿄 외 총 12개소의 수소스테이션 운영 및 안전성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였으며, 쿄토대학을 중심으로 HYDROGENIUS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수소이용 및 수소인프라에 대한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지원하고 있다. 일본의 수소인프라 분야의 주목할 만한 활동은 HySUT(The Research Association of Hydrogen Supply/Utilization Technology) 컨소시엄과 HyTReC(Hydrogen Energy Test and Research Center)의 설립이다. HySUT는 수소연료공급을 위한 인프라 구축 및 수소인프라의 전반적 장치와 시스템 개발, 비용절감을 목적으로 일본 내 수소인프라 국내 안전 코드 개발 및 국제표준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요타 자동차, 카와사키 중공업, 이와타니 공업, 도쿄 가스 등 자동차, 석유, 도시가스, 산업가스, 제조업, 자동차 산업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이 참여하여 2009년 출범한 컨소시엄이다.

HyTReC은 수소 관련 제품의 내구성 검증, 표준화 선도를 통한 기업의 수소에너지 신산업 진입을 지원하기 위해 후쿠오카 현과 일본 정부 지원으로 설립된 국제적 수소안전 시험평가 기관이다. 후쿠오카현 수소전략 (Hy-Life 프로젝트)의 수소에너지 신산업의 육성 및 집적을 추진하기 위한 목적을 지니고 있으며 현재 수소인프라 부품 및 소재의 시험·평가를 활발히 지원하고 있다. 살펴본 바와 같이 국가의 정책적 지원과 기업의 사업 참여를 통한 민간 주도의 수소인프라 구축 사업은 예상외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더불어 단순 수소에너지의 이용기술을 넘어 보급과 확산을 위한 공공안전 확보의 노력이 국가·국가연합으로 심도 있게 진행되고 있다.

 

수소인프라 국내 동향

국내는 2015년 관계부처 합동 ‘제3차 환경친화적 자동차 개발 및 보급 기본계획’ 발표로 보다 명시적이고 구체화된 수소전기차 보급 및 수소스테이션 구축 로드맵을 갖게 되어 향후 탄력적이고 적극적인 수소인프라 구축 사업 추진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국내 수소스테이션은 현재 가동 중지 4개소, 운용중인 10개소로 총 14기가 구축되어 있으며, 올해 산업부 융복합실증사업으로 신규로 울산, 창원, 광주에 총 3개소가 건설 중이다.

내년에는 추가로 14기가 건설될 예정으로 2017년까지 총 27기의 수소스테이션이 국내에 구축될 것이다. 환경부는 수소스테이션 10기와 수소전기차 130대의 보급 계획과 예산을 확정했다. 산업부 역시 수소전기버스 충전소 모니터링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국토부는 고속도로 수소충전을 위한 수소하이웨이 구축사업을 준비 중이다.

 

안전 확보 위한 표준화

국내·외적으로 수소스테이션을 중심으로 한 수소인프라 구축 사업과 더불어 주요 현안은 수소인프라에 대한 국제표준 및 규격의 제정과 공공안전기술의 확보다. 앞서 언급한 유럽, 미국, 일본의 주요 수소인프라 구축 프로그램 및 기구 들은 수소인프라 안전기술에 대한 검토를 지속적으로 수행해 왔으며, 그 결과들을 국제표준과 규격에 적극 반영토록 하고 있다. 국제표준화 기구인 ISO (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는 TC197 수소기술 분과위원회를 운영하며 수소스테이션의 핵심 요소기술인 dispenser, valve, compressor 등에 대한 개별적 WG (Working Group)가 활동 중이다. 수소에너지의 경제성에 매우 밀접하고 수소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큰 수소가스의 품질에 대한 표준과 규격이 현재 전 세계적으로 주요한 이슈로 논의되고 있으며 국내도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WG24 (Gaseous hydrogen fueling stations – General requirements) 작업반은 수소스테이션에 대한 일반적 설치 및 Risk Assessment를 포함한 안전 가이드라인을 명시하고 있는 19880-1 문서를 관계국의 협의를 거쳐 2017년 최종문서로 발간할 예정이며, 현재 유럽 규격과의 호환 문제를 협의 중이다.

독일의 린데, 프랑스의 에어리퀴드 등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일본은 HySUT와 도요타 자동차에서 회의에 다수의 인력을 파견하여 자국의 수소인프라 산업과의 연계성을 지속적으로 조율하고 있다.

국내는 국가기술표준원을 중심으로 국제표준에 대응하고 있으며, 포스텍은 정부 추진사업으로 ‘수소·연료전지 국제표준화 대응 기반 구축사업’을 수행하고 ISO 수소표준에 대응하기 위한 기반 마련과 국내 산업체의 적극적 참여를 독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수소안전연구동 전경

 

국내 안전기술 개발

공공안전을 확보하고 수소에 대한 대국민 수용성을 확보하는 것이 수소에너지 보급 및 확산에 선결 과제인 만큼 수소안전기술 확보는 수소인프라 구축만큼 그 중요성이 크다 하겠다. 수소안전기술 확보는 산업적으로는 포괄적 수소인프라 부품·소재·설비 기술과 직접 연계된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수소스테이션 구축에 요구되는 부품·소재·설비의 국산화율이 40 % 이하이며, 관련 글로벌 선도 제품이 전무한 상황에서 수소안전기술과 연계된 관련 산업의 육성은 수소경제의 지속적 성장을 약속한다는 관점에서 인프라 구축 사업만큼이나 중요하다. 국내 수소안전과 관련된 사업과 연구개발은 고압수소 환경시험이 필수인 만큼 시험설비의 구축·유지와 안전관리에 상당한 역량을 보유해온 가스안전공사(KGS)와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정도만 진행해 왔다.

가스안전공사는 2016년 영월에 에너지안전실증센터를 개소하고 고압가스용기의 폭발시험 설비의 본격 운용에 들어갔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는 2009년 200 MPa급 고압수소 재료시험을 위한 수소안전연구동을 건립하여 현재 수소스테이션과 수소인프라 금속소재의 사용안전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 중이다.

특히 2016년에는 국제 수소인프라 신뢰성 워크숍을 개최하여 국내외 전문가들과 향후 수소인프라 분야 부품·소재·설비의 국내 신뢰성 평가와 핵심기술 확보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최근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수소스테이션을 포함한 수소인프라의 신뢰성 평가, 기술표준화, 인프라 핵심 원천기술 개발 등 민간 기술지원을 위한 ‘수소인프라 신뢰성센터’ 건립 사업을 위해 정부출연연구소 및 대학과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세부 사업안을 조율중이다.

첨단 수소인프라 관련 제조업 육성을 목적으로 정부출연연구소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 및 시설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여 사업 효율성을 확보한다는 점과 민간이 주도하는 신뢰성 시험 센터를 설립하여 시장이 요구하는 기술·정보를 적시에 기업에 지원하고 국가 수소산업의 질적 성장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국가적으로 효용가치가 높은 사업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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