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세로 떠오른 LPG벌크사업, 현재 그리고 발전방향 

프로판업계의 효자역할로 각광…무허가 퇴출은 선결과제

부적합 시설 난무 단가경쟁 심화 벌크로리 차량관리 등 해결해야
소형탱크 이격거리 검토 필요, IT기기 통한 물류효율 극대화 관건

[가스신문=김재형 기자] LPG사업자들은 도시가스, 유류, 전기 등의 경쟁에서 살아 남기 위해 벌크사업에 뛰어들고 있으며 실제 수익증대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여기에 물류의 효율화를 극대화하기 위해 최신 IT기기를 도입, 원격으로 잔량검침 및 가스사용량을 점검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정부의 LPG지원사업도 지속되면서 소형탱크보급은 당분간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벌크사업자 증가에 따른 경쟁심화와 유통사업자 간 이해관계로 또 다른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다. 이에 LPG벌크시장의 현재 상황과 앞으로의 발전방향을 짚어본다.

 

▲ LPG벌크로리를 통해 수요처의 소형저장탱크에 가스를 충전하고 있다.

프로판시장에서 이제 벌크사업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용기를 통해 가스를 공급하면 다양한 비용이 증가하다 보니 소비자요금이 비싸지고 안전관리도 허점이 발생하기 쉽다. 하지만 LPG벌크공급은 충전단가도 용기보다 낮은데다 벌크로리차량을 통해 계획배달을 하기 때문에 소비자가격 인하를 비롯해 가스안전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그러나 벌크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으며 가스가격할인은 물론 각종 무상지원 범위가 확대되자 LPG유통사업자들은 자신들의 사업권을 사수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한국LP가스판매협회중앙회가 벌크위원회를 구성하고 한국LPG산업협회도 정부의 LPG지원사업을 통해 소형저장탱크가 보급될 수 있는 방안마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한국LPG충전업협동조합과 한국LPG벌크협동조합 등이 탄생한 배경도 벌크사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벌크사업자 해마다 증가

소형저장탱크와 관련된 수치는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2015년말 기준으로 전국에 설치된 소형저장탱크는 5만기를 넘어선 5만812기로 집계됐으며 이는 전년 대비 7807기 늘었다. 전체 설치된 용량 가운데 1t 이하가 3만9000기로 대다수인데 이는 대규모 거래처보다 요식업소·빌라 등 기존 용기를 사용하던 곳에 저장탱크로 전환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가스안전공사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에 생산·수입된 소형저장탱크는 9607기로 전년 같은 시기와 비교해 30% 이상 늘었다. 소형저장탱크의 보급속도를 볼 때 한해 1만개가 넘게 현장에 설치될 가능성도 감지되고 있다.

벌크사업자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650개소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2015년말 기준으로 전국의 벌크사업소는 605개소로 전년 동기 517개소와 비교해 무려 88개소 늘었다. 벌크사업소는 지난 2013년 454개소, 2012년 400개소였던 것을 감안하면 해마다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각종 수치가 증가하면서 소형저장탱크에 가스를 공급하는 벌크로리도 크게 늘었다. 2015년 말 기준으로 880대로 전년 동기 769대와 비교해 111대(14.4%) 늘었다. 벌크로리의 용량을 보면 ▲5톤 이하-276대(31.36%) ▲5톤 초과 10톤 이하-462대(52.5%) ▲10톤 초과 15톤 이하-116대(13.18%) ▲15톤 초과-26대(2.95%)으로 집계돼 5∼10톤의 벌크로리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소형저장탱크가 확대보급된 영향인지 이례적으로 프로판의 소비량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5년 프로판은 333만2000톤이 소비돼 전년 동기 288만4000톤 대비 15.5% 증가했다. 특히 한 동안 감소세를 면치 못하던 가정·상업용은 150만1000톤이 소비돼 2014년 137만톤보다 9.6% 늘었다. 또한 산업용은 51만4000톤으로 전년도 48만4000톤과 비교해 6.2% 늘었다. 이 같은 분위기는 계속 이어져 2016년 1∼3분기  프로판은 348만2000톤이 소비돼 전년 동기 238만2000톤 대비 46.2% 폭증했다. 물론 석유화학용이 수요증가를 이끌었지만 가정·상업용은 114만4000톤으로 전년 동기 101만5000톤보다 12.7% 증가했다. 산업용은 전년 동기 대비 11.8% 늘어난 46만6000톤의 소비량을 기록했다.

 

불법주차 등 문제점도 수두룩 

소형저장탱크와 관련된 각종 수치들이 개선되고 있지만 LPG산업이 보다 발전하고 소비자편익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LPG벌크시장이 혼탁하다보니 시설기준에 부적합한 소형LPG저장탱크가 버젓이 놓여 있는 경우도 허다하다. 예를 들어 250kg 용량의 소형탱크에 절체기를 통해 용기와 함께 사용하는 곳도 많다. 소형탱크와 용기를 절체기로 사용하는 것은 과거에는 불법시설이 아니었으나 2014년 12월 KGS코드가 개정되면서 이제는 소형탱크와 용기를 절체기로 연결해 사용하면 안된다.

이 같은 불법시설이 난무하게 된 배경으로 무허가 벌크사업자들이 지목되고 있다. 벌크사업은 초기투자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부담을 느낀 일부 LPG판매사업자들은 벌크허가를 받지 않고 소형탱크로 시설을 전환 후 위탁운송 등으로 불법으로 벌크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벌크시장이 과열되면서 LPG수입·정유사들도 벌크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때문에 매달 발표하는 기준 가격보다 실제 거래되는 가격이 과거에는 kg당 100원 미만으로 형성됐으나 이제는 100원 이상의 가격할인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LPG판매물량이 많은 벌크사업자를 비롯해 현찰거래, 정유사, 석유화학사의 물량 등 다양한 변수들이 생기면서 사업자 별로 LPG공급가격이 차이가 나고 있다. 가격할인폭이 커지면서 타 거래처를 빼앗을 수 있는 요인이 되지만 이 같은 정보가 공유되면서 결국 대다수가 가격을 할인받고 있어 오히려 독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다.

LPG소형저장탱크에 가스를 공급하는 벌크로리차량은 용기운반차량처럼 영업을 마치면 허가 받은 시설에 주차를 해야 한다. 하지만 일부 사업자들은 이 같은 규정을 지키지 않고 임의로 도로변과 공터에 벌크로리차량을 주차하는 사례도 있다. 벌크로리차량이 허가시설로 돌아오지 않고 다른 지역에 주차하는 이유는 몇 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벌크사업은 용기와 달리 지역제한을 받지 않다 보니 먼 곳으로 가스공급을 갔다가 허가사설로 돌아오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LPG용기허가만 있는 사업자가 벌크허가를 내기 쉬운 곳에 허가를 받은 후 벌크로리차량은 용기허가가 있는 곳에 주차하면서 영업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 소형저장탱크 보급이 늘어나면서 벌크로리 차량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벌크사업의 발전방향

LPG수입가격이 그나마 안정을 보이면서 LPG산업은 기회를 얻고 있다. 원가인하 요인을 바탕으로 소형저장탱크 공급을 통해 물류비를 절감하면서 일부는 도시가스보다 나은 가격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이와 함께 정부도 경제성이 없는 지역에 무분별하게 도시가스를 공급하기보다는 소형LPG저장탱크를 보급하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가스소비처를 한번 빼앗기면 다시 찾아오기가 힘든 만큼 현재와 같은 좋은 시기에 신규 LPG소비처를 비롯해 유류의 연료전환에 성공해야 시장을 사수할 수 있다.

수년전부터 지적된 무허가 벌크사업자에 대한 단속을 비롯해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 일부 LPG판매사업자들은 벌크사업에 대한 허가 없이 자신의 영업망을 이용해 소형탱크를 설치한 후 위탁운송사업자에게 가스공급을 의뢰하고 있는 현실에서는 정상적으로 사업을 하는 사업자들의 손해만 커지고 있다. 또한 무허가 벌크사업자들의 소형저장탱크 시설은 앞서 언급했듯이 부적합한 경우가 많아 지자체의 단속이 필요하다.

현장의 사업자들은 소형저장탱크 설치 시 이격거리 완화를 수년전부터 요구하고 있는데 이제라도 정부는 연구용역 등을 통해 제도정비 방안을 파악해야 한다. 1톤 미만의 소형저장탱크가 다수를 차지하는 실정에서 기존 50kg 용기 4개, 8개 집합 시설을 소형저장탱크로 대체해 공급하는 형태가 다수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현행 제도는 각종 규제에 막혀 소형저장탱크 설치를 가로막고 있다. 이에 기존 용기집합시설보다도 저장용량이 적은 소규모 소형저장탱크는 이격거리를 제외해 가스공급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IT기기를 활용한 소형LPG저장탱크의 잔량관리에 이어 소비자들이 가스를 사용한 양을 원격으로 확인할 수 있는 원격검침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원격 잔량검침기는 벌크사업자들의 시간과 인력을 절감시키는 효과가 있다. 벌크사업자들은 PC 또는 핸드폰을 통해 소형저장탱크의 잔량은 물론 소비처의 가스사용량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고 지도를 통해 거래처의 위치와 가스공급 상태도 점검할 수 있다. 더욱이 원격검침은 소형저장탱크뿐만 아니라 소규모 체적시설에서도 활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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