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산업용 연료로 액화천연가스(LNG)가 각광 받고 있다. 대기환경 오염에 영향을 덜 주는 LNG도 온도 및 압력에 따라 그 부피에 큰 영향을 줘 가스 거래 시 매우 중요한 요소로 대두되고 있다.

 

가스거래 시 국제단위인 ㎥ 사용하고 온도·압력 표기해야

N㎥는 101,325kPa 하에
20°C가 아닌 0°C의 조건
무려 7%의 큰 차이 보여

프랑스 N㎥ 등 2가지 써
영어권에선 주로 ㎥ 사용
우리도 0℃, 101.325kPa

온도·압력 따라 부피변화
산소, 헬륨, 천연가스 등
온압보정계수 적용하기도

 

   이상일 대기환경표준센터장         강웅 유동음향표준센터장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모든 물질은 작은 분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들 분자의 상태에 따라 고체, 액체 및 기체 상태로 구분된다. 같은 물질이라도 그 상태에 따라 물리적 성질이 다르게 나타난다.

물질의 상태는 온도와 압력에 따라 변한다. 기체는 고체나 액체와 달리 온도와 압력에 따라 그 부피가 쉽게 변한다. 기체는 부피가 쉽게 변하기 때문에 기체를 담는 용기 크기에 상관없이 용기 전체에 균일하게 분포한다.

이것은 기체 분자 사이의 거리가 분자의 크기에 비하여 멀고, 분자 사이에 작용하는 힘이 거의 없어서 분자들이 용기의 체적 전체를 자유롭게 운동하기 때문이다.

기체의 상태를 나타내려면 온도, 압력, 부피 등 3가지 양이 필요하다. 이들 중에서 한 가지만 변하여도 적어도 다른 한 가지 양에 변화가 생긴다.

영국의 과학자 보일은 실험을 통하여 온도가 일정할 때 기체의 부피는 압력에 반비례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프랑스의 과학자 샤를은 여러 가지 기체에 대한 실험을 통하여 압력이 일정하면 모든 기체의 부피는 온도에 비례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즉, 기체의 부피는 온도에 비례하고 압력에 반비례한다(보일-샤를의 법칙).

이탈리아의 과학자 아보가드로는 온도와 압력이 같을 때 같은 부피 속에 들어 있는 기체 분자의 수는 기체의 종류에 관계없이 같다는 것을 발견하였다(아보가드로 법칙).

두 가지 법칙을 합치면 이상 기체 상태 방정식이 되며 이를 완전하게 따르는 기체를 가상하여 이상 기체라고 한다. 실제로 기체는 압력이 낮고 온도가 높을 때 분자 사이의 거리가 멀어져서 분자의 크기가 전체 부피에 비해 매우 작아지며 분자 사이의 힘이 거의 작용하지 않으므로 이상 기체에 가깝다.

이러한 경우에는 이상기체 상태 방정식을 적용할 수 있지만 온도가 낮아지거나 압력이 높아지면 이 식은 적용할 수 없게 된다. 고압과 저온 상태의 기체는 이상기체 상태 방정식을 따르지 않아 이를 보정하기 위해 압축계수를 고려해야 한다.

액화가 잘 되지 않고 임계온도가 낮은 영구기체(산소, 질소, 헬륨, 아르곤, 수소 등)는 이상기체 상태 방정식을 이용하여 부피를 계산해도 100기압 이하에서는 실제 부피와의 차이가 매우 적다.

그러나 탄화수소와 같이 쉽게 액화되는 가스는 이상기체 상태 방정식을 따르지 않아 압력이 높아지면 액화되거나 계산된 부피와 다르게 나타난다. 따라서 압축계수 (온도와 압력의 함수)를 고려한 실제기체 상태 방정식으로 부피를 계산해야 한다.

▲ 액체헬륨을 운송하는 ISO탱크컨테이너(오른쪽)와 이를 충전하는 초저온용기.

일반적으로 가스량에 대한 표시는 부피로 나타낸다. 가스량 즉 가스부피는 온도와 압력에 따라 달라진다. 가스부피를 표기할 때는 온도와 압력 조건이 반드시 함께 표기되어야 한다.

고체 또는 액체에 비해 가스는 온도와 압력 변화에 따른 부피 변화가 아주 크기 때문이다. 가스량(부피)을 나타내는 문서에 온도와 압력 조건 표기가 없을 경우 그 문서를 읽는 사람에 따라 가스량이 달라 질 수 있다.

가스량을 나타내는 부피는 가스를 다루는 분야마다 조금씩 다르다. 프랑스의 경우 물리학 분야에서는 정상상태(normal conditions) 온도는 0°C (273.15 K), 압력은 1기압 (국제단위계 101.325 kPa)인 상태로 정의한다.

유동 산업체는 계산상 편의를 위해 15°C (288.15K)와 1 기압을 표준상태(standard conditions 또는 ordinary conditions)로 정의한다. 화학분야는 25°C (298.15K)와 1 기압을 기준상태(reference conditions)로 정의한다.

프랑스의 경우 가스부피 표기는 두 가지 방식으로 표현한다.

Normal cubic meter (N㎥)는 정상상태 (normal conditions, 0°C, 1기압)에서 1㎥ 부피를 차지하는 가스의 양을 나타낸다.

Standard cubic meter는 표준상태(standard conditions, 15°C, 1기압)에서 1㎥ 부피를 차지하는 가스의 양을 나타낸다.

영어권 국가의 경우 표준상태 (standard conditions) 온도와 압력(standard temperature and pressure, S.T.P.)는 0°C와 1기압을 의미하며 정상상태 (normal conditions) 온도 및 압력(normal temperature and pressure, N.T.P.)은 21.115°C와 14.695psia(1기압)을 의미한다.

국내에 도입되는 천연가스의 경우 한국가스공사가 외국으로부터 액체상태인 LNG(Liquid Natural Gas)로 수입하여, 기체상태의 가스인 NG(Natural Gas)로 기화시켜 각 지역의 도시가스회사를 통하여 소비자에게 도시가스를 공급하게 되는데, 한국가스공사와 도시가스회사가 가스를 거래할 때 열량제도(원/MJ)를 사용하게 된다.

이 때 공급되는 가스의 열량을 측정하는 단위로 단위체적당 발열량인 MJ/N㎥를 사용하게 되는데, N㎥는 각국의 측정기준 조건(metering reference condition)에서 측정한 체적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0℃, 101.325 kPa으로 정해져 있다.

도시가스회사가 산업용 및 가정용으로 소비자에게 도시가스를 거래할 때에는 소비처에 설치된 가스계량기로 사용량을 측정하게 되는데, 산업용 및 영업용의 경우 가스의 온도와 압력을 측정하여 가스계량기의 측정량을 측정상태에서  0℃, 101,325kPa으로 환산하여 주는 온압보정기(volume corrector)를 설치하여 사용하고 있다.

비교적 가스사용량이 작은 일반주택 및 아파트에 설치되어 있는 가스계량기에는 온압보정기가 없기 때문에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도시가스협회에서 매년 가정에서 사용하는 가스의 측정상태를 0℃, 101,325kPa으로 환산하여 주는 온압보정계수를 각 도시의 온도 및 기압을 고려한 값을 산출하여 적용하고 있다.

천연가스의 경우, 국내 수입의 전량을 담당하는 한국가스공사와 각 도시가스회사에서 측정기준 조건을 0℃, 101.325kPa을 정하여 거래하고 있지만,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및 KOLAS 교정기관 등에서 일반 가스유량계를 교정 및 시험을 수행할 경우에는 교정 및 시험을 요구하는 고객(유량계, 밸브 등)의 필요에 따라 기준 조건을 정하게 된다.

즉 교정설비에서 측정이 이루어지는 실유량(Actual flowrate)의 온도와 압력 조건으로 명시되거나, 실유량을 고객이 요구하는 기준조건(0℃, 15℃, 20℃, 60℉, 70℉, 101,325kPa, 14.73psi 등)으로 유량값을 환산하고, 교정 및 시험성적서에 명시하여 주게 된다.

현재 산업계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가스가 거래되고 있다. 가스 거래 시 거래량은 부피로 이루어지며 가격은 단위부피당 책정된다.

실제로 가스거래량, 즉 부피에 대한 공급자와 수요자 간의 해석 차이로 인한 소송 사례가 있다.

한 가스공급자가 가스판매 시 단위 부피당 가격표시를 할 때 온도와 압력에 대한 언급이 없이 N㎥로 표시하여 판매하였다. 가스공급자는 단위부피(N㎥)의 정의를 20°C와 1기압로 인식하고 몇 년 동안 판매하였고 수요자도 그에 대한 대금을 지불하였다.

그러나 몇 년 후 수요자 측에서 단위부피 (N㎥)의 정의는 온도 0°C와 압력 1기압일 때라는 사실을 인지하였다.

공급자와 수요자 간 단위부피에 대한 해석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가스량의 차이는 대략 7%이다. 수요자 관점에서는 계약된 가스량보다 약 7% 적은 양을 공급받은 경우이며 이에 따른 금전적 손실도 수 억대에 해당하여 소송하게 되었다.

이 소송에서 객관적 근거가 있는 수요자가 승소하게 된다. 이는 가스거래 시 온도와 압력에 대한 정확한 표기가 없어서 생긴 사례이며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뿐만 아니라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에게 무형의 손실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가스거래 시 부피의 단위는 국제단위계인 ㎥을 사용하고 온도와 압력을 반드시 표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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