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김재형 기자] 지난해 안정세를 보였던 LPG수입가격이 올 들어 폭등하면서 걱정이 커지고 있다. 셰일가스 기반의 LPG생산이 늘어나고 있으며 파나마운하 확장 개통에 따라 당분한 LPG수입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란 전망을 무색하게 한 결과라 당황스럽다. 더욱이 지난해 전체 LPG수입량 가운데 미국산이 47%를 차지할 만큼 지형도가 바뀌고 있는 실정에서 최근 가격상승과 원인, 셰일가스가 LPG시장에 미치고 있는 영향을 비롯해 중동산이 국내가격 조정 시 원가변동 지표로 타당한지 등을 2회에 걸쳐 집중 조명해 본다.

 

해외 트레이딩시장 이목

과거 미국에서 LPG를 활발히 생산하지 않을 때는 사우디아라비아아람코사가 발표하는 LPG가격이 그대로 적용됐다. 하지만 셰일가스의 본격적인 생산으로 인해서 중동의 영향력이 줄고 있다. 싱가포르 국제 LPG시장에서 해외 트레이더들의 눈치작전이 치열해 지고 있다. 이들은 사우디의 LPG가격을 기준으로 계절영향, 경기변동, 수요공급 등을 고려해 LPG가격의 하향세가 전망되면 확보한 LPG를 더 싸게 판매하며, 반대로 LPG가격의 인상이 예고되면 프리미엄을 주고서도 앞다퉈 구입한다. 마치 주식시장에서 매수·매도 타이밍을 맞춰 차익을 얻는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때문에 국제 LPG가격의 동향을 정확히 파악해 스팟시장에서 성과를 얻느냐가 국내 LPG수입사인 E1·SK가스의 경영실적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에서 사업구조가 비슷한 수입사들의 경영실적이 과거에는 비슷한 그래프를 그렸으나 이 같은 해외 트레이딩시장의 수익여부에 따라 희비가 갈릴 정도로 중요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중동을 제외하면 마땅히 LPG를 구매할 수 없었으나 미국에서 파나마운하를 통과해 아시아로 향하는 LPG가 늘어나면서 스팟시장에서 가격이 낮아질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LPG수입가격 등락을 예측해 해외 트레이더들이 LPG를 거래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스팟시장에서 미국산 LPG가 유독 저렴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폭등한 수입가격과 원인

LPG수입가격은 올 들어 두 달 만에 톤당 155달러 폭등하면 결국 프로판은 510달러, 부탄은 60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한해 평균 LPG수입가격이 프로판은 톤당 323달러, 부탄은 355달러였던 것에 비하면 프로판은 57%, 부탄은 69% 각각 오른 셈이다. 셰일가스 개발 확대에 따라 미국의 LPG생산량이 늘고 있는 가운데 중장기적으로 LPG가격의 하향안정세가 우세했던 상황이 완전히 뒤집어진 것이다.

미국산 셰일가스의 영향으로 지난해 LPG가격이 안정세를 보였는데 이제 영향력이 감소한 것인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수입가격 인상에 대해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먼저 셰일가스 열풍의 중심지인 미국 휴스턴에서 지난 1월 기후난조로 안개가 끼어 파나마운하를 이용하는 선박들이 제때 출항하지 못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원인으로 미국에서 출발해 아시아로 도착해야 할 LPG선박이 2월과 3월에 현저히 줄어들게 되면서 스팟시장에서 저렴한 LPG를 구하기 힘들어졌다. 결국 해외 트레이딩시장에서 싼 값의 LPG가 귀해지자 이 시기에 맞춰 사우디가 큰 폭으로 가격인상을 단행한 것으로 판단된다.

 

향후 전망

미국 휴스턴의 기상악화는 일시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원상복귀 되면서 조만간 다시 가격이 인하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수입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게 되면 해외 트레이더들도 LPG를 값싸게 판매하기보다는 프리미엄이 붙을 수 있기 때문에 기대심리가 커지면서 가격의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LPG수입가격이 고공행진을 하게 되면 셰일가스의 생산량이 늘어나고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에 결국 LPG수입가격은 다시 하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더욱이 동절기도 조금씩 지나가는 시점에서 가격이 더 오를 경우 타격이 커질 전망이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55달러 이내에서 움직이고 있는 시기에 2월 LPG수입가격만 치솟으면서 어느덧 가격경쟁력이 열세에 놓였다. 국제유가가 지금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면 향후 LPG수입가격은 인하될 소지가 커진다.

당분간 미국의 LPG생산도 지속되기 때문에 국제 LPG가격이 계속 오르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정부는 석유가스 개발 규제 완화, 생산증대 및 수출확대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석유가스 개발 촉진을 위해 규제들을 철폐하고 유전 및 가스전 개발 등 상류부문 인허가도 신속하게 처리하겠다는 공약을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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