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스레인지 제조사들의 출혈경쟁이 과열 양상을 띠면서 가스레인지 시장이 제조업계 사이에서 ‘계륵’으로 전락할 수 있음은 물론, 제조품질 및 서비스가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가스레인지 제조공정 중 과열방지센서를 검수하는 모습)

[가스신문=정두현 기자] 국내 가스레인지시장을 놓고 SK매직, 린나이코리아, LG전자, 파세코, 이엔이노베이션, 하츠 등 제조업계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업체들의 가스레인지 특판수주 경쟁이 극단적인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러한 저가판매 흐름은 단기간 내 기업 매출을 증폭시킬 수 있지만 반대급부로 수익성은 포기해야 하는 ‘계륵’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 15일 가스레인지 제조·판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SK매직, 린나이코리아 등 빅2 업체 중심으로 시장점유율 경쟁이 과열됨에 따라, 업계 유통구조가 ‘제 살 깎아먹기’식 출혈경쟁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

지난 2014년 과열방지센서 장착 의무화로 40만원대까지 가격이 치솟았던 가스레인지(3화구)는 지난해부터 중대형 건설사들의 발주물량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특판시장에서 최저 15만원대에 납품되는 상황이다.

이들 제조사는 수익구조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연간 140만대 시장의 가스레인지는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확립했지만, 수익성은 가격이 인상된 지 불과 2년만에 특판 수익률 5%를 밑도는 수준이다.

더욱이 2014년 이후 가스레인지 가격 인상의 주된 요인인 하이컷(High-cut) 방식의 과열방지센서는 일본에서 수입되고 있어, 센서 수입사들의 경우 제조(수입)단가 대비 마진율은 더욱 악화된 상황이다.

지난해 가스레인지 특판에서 강세를 보였던 SK매직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2014년형 과열방지센서 가스레인지 초기모델에 한해 재고순환 차원에서 일부는 저가로 특판거래된 것으로 알고 있지만, 특판시세는 어느 특정 기업이 좌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며 “IoT가스레인지 등 2015·2016년형 라인업을 중심으로 올해 특판가 수익구조 정상화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린나이 관계자는 “가스레인지 특판은 가격에 따라 매출포션이 크게 달라지는데, 지난해 대형건설사 주요 특판입찰에서 경쟁업체가 기존 절반 이하의 초저가로 치고 나오면서 떠밀리듯 가격구조를 맞춰갈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지금의 특판시세로는 사실상 어느 업체도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는 일반 소비자 대상의 B2C(Business to Customer) 시세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가스레인지 제조·서비스 품질 저하도 우려되고 있다. 여기에 일부 중소기업들은 2015년 대비 절반 이하로 내려 앉은 특판시세를 의식해 가스레인지 신제품 출시마저 미루는 상황이다.

가스레인지 제조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장 큰 문제는 특판 출혈경쟁 여파가 일반 소비자시장가에도 미친다면 업계 내에서는 주력이었던 가스레인지 사업이 '계륵'으로 전락할 수 있다”며 “올 상반기를 시작으로 가스레인지 신제품을 낼 계획이었던 일부 중소업체들은 현재 출시를 올스톱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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