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오랜 기간 우리 사회의 주요 에너지 사용형태는 가스와 전기라는데 별 이의가 없을 것이다. 이미 사회는 편리한 가스와 전기를 기반으로 하는 인프라가 점점 공고화되고 있다. 고체연료를 직접 사용하는 불편함을 더 감당할 수는 없고, 전기차도 급속한 보급이 예상된다. 전기는 원자력, 석탄, 천연가스, 오일 등 다양한 자원에서 생산이 가능하지만 안전성, 환경성, 지구온난화 영향과 같은 문제가 있다. 한국 경우에 가스는 전적으로 LNG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서 가격과 더불어 안정적 확보가 가장 큰 관건이지만, CO₂ 발생이 석탄 대비 40∼55% 수준인 천연가스의 역할이 더 기대되고 있다.

미국에는 셰일가스가 큰 효자 노릇을 하고 있고, 중국도 자국 내 많은 석탄자원을 가스 형태로 변환시켜 원유와 천연가스를 대체하는 다양한 활용을 지난 10여년 줄기차게 해오고 있다. 반면에 한국은 현재 낮은 에너지가격이 지속되리라는 주문에 취해있지 않나 우려가 되기도 한다. 정치적, 경제적, 자원적 다양한 이유로 변동이 있었던 지난 유가 추이로 볼 때 향후 10∼15년 기간에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는 전제하에 가스 자원도 최악 대비 시나리오가 있어야 한다.

에너지 수입액이 연간 국가 수출액의 1/3에 해당된다면 천수답처럼 수동적인 입장을 전환할 계기를 시장 투자나 기술 등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지하자원에서 캐내는 천연가스만 관심을 가질 게 아니고, 자원이 없는 한국과 같은 경우에는 지상에 이미 존재하는 저렴한 자원에서 가스를 만드는 데 더 관심을 갖고 활용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으로 바이오가스와 합성가스가 있다.

바이오가스는 쓰레기와 같이 환경적 처리가 반드시 필요한 원료를 메탄이 주성분인 가스형태로 최종 변환시켜 사회적으로 유익하게 활용하자는 취지로 시작되어 유기성폐기물(음식물쓰레기, 축산분뇨, 하수슬러지 등) 상당부분이 처리 활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미 바이오가스를 정제해서 자동차용 천연가스로 사용하는 사례도 있다. 바이오가스가 국내 가스 자원으로서 전체 가능할 양은 제한적이지만, 분산전원 추세에는 매우 적합하다.

합성가스는 석탄, 바이오매스, 가연성폐기물 등 모든 유기물로부터 생산이 가능하여 대용량으로도 운영이 가능한 강점이 있다. 하지만, 합성가스의 주성분인 일산화탄소와 수소의 취급이 어렵고 플랜트 건설에 많은 비용이 소요되어 경제성 확보가 관건이다.

석탄이나 바이오매스로부터 천연가스와 같은 메탄이 주성분인 천연합성가스를 만드는 기술은 있지만 LNG 스팟 가격이 현재와 같은 6∼8불/백만Btu인 상황에서는 경제성이 없다. 하지만, 이 가격이 10불 이상이 되면 LNG 형태로만 천연가스를 수입하는 경우에는 상대적인 경제성이 있게 된다. 포스코에서는 광양제철소에 석탄 합성가스로부터 연간 30만톤의 합성천연가스 생산 플랜트를 완공하고 시운전 중에 있기도 하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금융 격언이 있음은 익히 잘 알고 있다. 한국 입장에서 최선의 방안은 무엇일까? 셰일가스가 매우 저렴하게 지속 생산되고 한국으로도 저렴하게 장기간 공급된다면 고민할 필요가 없겠지만, 모든 국가와 사업체들이 자국 위주로 이윤을 추구하는 강도가 점차 심해지는 상황이어서 마냥 선의에 기댈 수는 없는 형국이다. 지역 마을과 소도시 규모에는 지역 인근에서 가용한 바이오매스와 폐기물 등을 사용해서 바이오가스나 합성가스를 생산 활용하는 방식이 충분히 가능하다. 최근 국내 홍천 등에서 운영이 시작된 친환경에너지타운이 한 모델이 될 수 있다. 전기는 재생가능에너지에서 얻고 가스는 바이오매스와 폐기물 등 지역에서 구할 수 있는 유기물에서 얻을 수 있다. 아직 관련 기술들이 완숙단계에 이르지는 못하여 시행오차가 있지만, 방향이 맞는다면 과감한 한국형 가스자원 확보 노력이 요구된다. 해외 수출형 산업으로도 매력적인 분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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