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공조기기업계 ‘Low GWP’ 냉매로 전환하는 추세

 

유럽연합 ‘F-gas 규제’, 해외시장에서 강력한 규제로 자리매김

국내 ‘Low GWP’ 냉매 적용 냉동기시스템 원천기술 개발 추진

 

한국냉동공조인증센터 우정태 원장

냉매는 각종 냉동공조기기의 작동매체로써 널리 사용됐거나 사용 중인 CFC(ChloroFluoro Carbon), HCFC(Hydro ChloroFluoro Carbon) 및 HFC(HydroFluoroCarbon) 등의 불화가스(F-gas)는 산업혁명 이후 장수명온난화가스(LLGHGs: Long-Lived Green House Gases)의 약 12%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계산되고 있다.

이중 CFC는 몬트리올 의정서에 의해 취해진 사용금지에 따라 농도가 감소하고 있으나 대체물질인 HCFC와 HFC의 사용은 급격하게 증가하고 추세다.

HCFC는 수정 몬트리올 의정서에 따라 선진국의 경우 2020년, 개발도상국의 경우는 2030년 이전에는 사용이 금지될 예정이다. 반면 CFC와 HCFC의 대체물인 HFC는 온실가스 잠재성을 지니고 있으며 현재 전체 온실가스의 약 1%를 차지하고 있으나 매년 8~9% 증가해하여 향후 큰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적으로 High GWP를 가진 HFC의 사용을 규제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과 방향이 제시되고 있다.

 

High GWP 냉매 사용규제현황

냉동공조기기용 냉매의 경우는 오존층파괴(CFC)와 지구온난화(HCFC, HFC) 방지 목적에 따라 이미 규제에 의해 사용이 금지되고 있는 CFC와 HCFC에 이어 현재는 High GWP HFC 사용에 대한 규제가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19가지의 HFC의 생산과 사용을 점진적으로 감축해 선진국의 경우에는 2035년, 개발도상국의 경우에는 2045년에 현재의 15% 수준으로 유지하는 내용이 포함된 수정 몬트리올 의정서가 있다.

이 수정안은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이 제안한 것으로 많은 국가의 반대에 직면했으나 HFC 문제에 대한 다양한 해결책 제시의 시발점이 됐다. 냉동공조기기분야의 선진국인 일본의 경우 특정제품에 대한 F-gas의 회수 및 파괴에 관한 법 등을 통해 각 제품군별로 목표 GWP 수치와 연도를 정하고 Low GWP 냉매 적용을 유도하고 있다. 이 밖에도 덴마크, 오스트리아, 스웨덴, 스위스와 같은 나라는 이미 다양하게 HFC의 적용을 금지하고 있으며 덴마크, 스페인, 노르웨이, 슬로베니아 등에서는 세금을 통해 HFC의 사용 억제를 하고 있다.

이와 같은 각종 규제 방안 중에서도 유럽연합(EU)의 ‘F-gas Regulation’이 가장 의욕적이고 강력한 규제로 향후 공조기기부분에서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U의 규제안에는 High GWP 냉매 감축 계획과 High GWP 냉매 적용 시스템에 대한 냉매 누설 감시 강화와 판매 금지 및 기존 시스템에 대한 서비스 제한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와 같은 감축 계획에는 일본의 경우와 유사하게 각 관련 제품들에 사용이 가능한 GWP값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 따르면 GWP 150 이하로 규제되는 제품의 경우 암모니아, 이산화탄소 등의 자연냉매와 R1234yf, R1234ze와 같은 극히 일부의 냉매 정도만 적용이 가능하다.

또한 이 규제에는 발생하는 CO₂환산량을 기초로 정기적인 누설량 점검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냉동시스템의 냉매 봉입량을 감소시키는 설계를 유도하는 효과가 있으며 Low GWP 냉매 사용으로의 전환을 요구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냉동공조산업협회(2013년 기준)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분야별 냉매사용량을 보면 가정용 냉장고와 산업용의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HCFC와 HFC 냉매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현재 Low GWP 냉매 적용을 위한 법이나 규제가 없는 상태다.

 

시장동향

다양한 종류의 냉매를 작동매체로 이용하는 냉동공조기기의 세계 시장 규모는 조사전문 기관인 BSRIA(Building Services Research and Information Association)에 의하면 2015년 기준으로 약 1억4000만대, 1000억달러 수준이며 5~10%대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상단 그래프  참조)

2014년 기준으로 중국이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이어 미국과 일본이 매우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브라질에 이어 세계 5위의 시장 규모이나 인도와 중동 지방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상태다. 대수와 시장 규모면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분리형 에어컨과 VRF(Variable Refrigerant Flow)시스템 및 칠러의 시장 규모 역시 중국이 가장 크고 아시아지역은 분리형 에어컨과 VRF시스템이, 미국의 경우 칠러가 강세로 나타나고 있다.

주요 제조사로는 일본의 Daikin, Mitsubishi 등을 비롯해 중국의 Gree, Medea 및 미국의 Carrier, 우리나라의 LG전자 등이 있다. 한국냉동공조산업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세계 5위의 냉동공조기기 생산국으로 전체시장 규모는 약 9조원(2013년 기준)이며 국내 생산액의 절반 이상인 약 54억불을 수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경우는 수출경쟁력 확보에 세계적인 냉매 규제 동향에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술현황

다양한 규제가 발표 및 시행되고 있는 유럽과 미국의 경우에도 현재 생산 혹은 판매되고 있는 냉동공조기기에 적용되고 있는 냉매의 종류와 사용율은 가정용 냉장고(이소부탄) 및 산업용 냉동기(암모니아, 이산화탄소)를 제외하고는 High GWP 냉매가 대부분 적용되고 있다. 다양한 규제가 제품 및 기술 개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제시된 감축 계획에 적합한 Low GWP 냉매 적용 제품의 시장 확대가 예측되고 있는 상황이다.

Low GWP 냉매 적용의 중요 동향으로는 탄화수소계 냉매(이소부탄 등)와 자연냉매(이산화탄소, 암모니아 등) 및 HFO(Hydrofluoro-olefin)계 냉매(R1234yf 등)들이 고려되고 있다. 이 중에서 Low GWP 냉매인 탄화수소계 냉매 의 경우는 가연성 문제로 인해 극히 소량이 요구되는 가정용 냉장고 정도에만 적용되고 있으며 암모니아와 이산화탄소와 같은 자연 냉매는 독성과 성능 문제 때문에 극히 한정적인 적용만이 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기존의 에어컨과 냉동기 등에는 Low GWP의 특성을 가지면서도 기존 냉매와 어느 정도 호환성을 가진 신 냉매와 이를 이용한 제품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하니웰, 케무어스(듀폰), 멕시켐 등의 냉매 전문회사들은 10 이하의 GWP를 가진 다양한 HFO계 냉매(R1234ze, R1233zd, R1336mzz 등)를 개발하고 일부는 보급하고 있으며 보급을 위한 제품 개발에 협력을 하고 있다.

Carrier, Mitsubishi Electric, Trane사 등에서는 단일 기기로 많은 양의 냉매 봉입이 요구되는 원심냉동기에 Low GWP 냉매인 R1234ze와 R1233zd를 적용한 제품을 개발해 시장 진출을 시도하고 있는 상태이며 일본에서는 2011년부터 2015년 까지 Low GWP 냉매관련 연구과제를 수행했다. 이 과제에 서는 F-gas를 사용하지 않은 소형과 대형 에어컨시스템 기술을 개발한 바 있으며 약가연성을 가진 Low GWP 냉매에 대한 안정성 연구가 현재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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