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 진천 산수산업단지에 들어서는 산업가스안전센터 전경. 사진은 야외에 설치된 중화처리시설의 모습

 

특수독성가스 중화처리·안전기기 연구개발의 산실로 부각

 

부지면적 3만1706㎡, 총 6개동으로 구성
안전기기 시험인증, 전문인력 양성 담당

 

[가스신문=이경인 기자] 지난 2012년 9월 경북 구미 국가산업단지에서 불화수소 누출사고가 발생, 23명의 사상자를 낸 것은 물론 수백억원의 재산피해를 내고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바 있다. 이어 2013년 1월 경기도 화성 삼성반도체 공장, 3월 구미공단 염소 누출사고 등 연이은 산업가스 대형사고 발생으로 국민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어 산업가스 안전관리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 변화와 특별 종합 대책 마련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가스안전공사는 2013년 2월 산업가스 안전관리강화 시스템 구축 TFT발족을 시작으로 2013년 7월 독성가스부 신설, 예비타당성 조사 컨설팅을 통한 사업의 객관적 검증에 나섰다.

당시 마련된 대책은 ‘국정과제’, ‘국무조정실 화학물질안전관리종합대책’,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안전관리 종합대책’에 반영되어 정부지원 목적사업으로 2013년 9월 324억원(최초예산)의 예산을 확보, 독성가스사고 예방·대응체계 구축의 동력을 마련하는 배경이 된다.

이어 지난해 5월 충북 진천 산수산업단지에 안전기기 시험인증과 중화처리시설을 비롯해 전문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산업가스안전기술지원센터(이하 산업가스안전센터)가 착공에 들어간다.

오는 10월 준공을 앞두고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산업가스안전센터 건설현장을 직접 방문, 시설현황과 기대효과 등을 살펴보았다.

 

국내 최초 산업가스 시험인증

오는 10월 준공예정인 산업가스안전센터는 국내 최초로 산업가스 안전기기 시험인증과 중화처리시설을 비롯해 전문인력 양성이 가능한 산업가스 전문시설이다.

현재 공정률 80%를 보이며 본관과 시험동의 건립이 마무리된 가운데, 시험연구장비 설치가 진행되고 있으며 연말까지 시험가동을 거친 뒤, 내년 1월부터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산업가스안전센터가 들어서는 곳은 충북 진천군 산수산업단지로 부지면적 3만1706㎡, 연면적 6773㎡ 규모로 교육센터동, 중화처리동, 부품성능평가동 등 6개동으로 구성된다.

시설별 주요 업무를 살펴보면 중화처리동은 산업가스 23종에 대한 용기내 잔가스의 안전한 처리를 담당하게 되며 내부는 만일에 있을 사고예방을 위해 4중의 음압격리설비가 들어선다.

부품성능평가동에서는 산업가스 안전기기(센서, 검지기, 중화처리설비 등)에 대한 검·인증 작업이 진행되며 중화처리설비(21종)에 대한 성능인증도 진행된다.

이어 ERCV동은 산업가스 용기 누출사고 등 발생시 골든타임내 안전한 처리를 위해 응급대응용 캡슐과 연동한 외부 중화처리시설을 갖추게 되며 교육센터동에는 현장맞춤형 교육을 위한 전문교육실습 등 법정교육시설 및 산업가스 안전관리 R&D 업무시설이 들어선다.

말그대로 산업가스 안전기기에 대한 성능인증과 연구개발은 물론, 산업가스 중화처리와 중화처리시설에 대한 성능인증 등 산업가스 전반에 대한 시험, 연구, 인증 교육업무가 가능해지는 셈이다.

가스안전공사는 산업가스안전센터의 속도감 있는 업무 추진을 위해 행정지원부, 교육운영부, 중화처리부, 기술개발부, 가스분석부, 비상대응지원부로 조직을 편성, 산업가스 전문교육, 잔가스 중화처리 업무 등을 전담하는 세계 최초 산업가스사고 예방 종합센터로서 약 40여명의 연구·전담인력을 배치할 예정이다.

 

산업가스 사고예방 컨트롤타워

산업가스안전센터는 국내 유일의 산업가스에 대한 성능인증과 중화처리시설 등을 갖춘 전문센터로 향후, 산업가스사고 예방과 대책마련을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도 기대된다.

실제, 산업가스안전센터 운영만으로도 연간 산업가스로 인한 인명피해 5명, 사고건수 3건 감소효과가 기대되는 등 인프라와 기술력 면에서 세계적인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에 가스안전공사는 세계 수준의 인프라를 바탕으로 산업가스사고 예방과 제도개선에 대한 실증시험 등 국내 산업가스 안전관리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장성수 산업가스안전센터장은 향후 운영방안에 대해 “반도체 업체와 대학 연구실, 연구기관 등에서 한 해 동안 사용하는 산업가스 잔가스 용기 약 3000여개를 회수해 처리하는 것은 물론, 중화처리설비에 대한 안전관리 매뉴얼도 개발, 시설 안전관리 대응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산업가스 유통현황과 응급대응자원, 물성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비상대응장비 구축‧운영 등으로 사고 발생시 대응능력을 높여 산업가스 사고예방에 선도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우리나라는 산업가스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관련산업의 성장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지만, 산업가스 안전기기에 대한 실질적 성능인증은 물론, 안전관리 기술은 외국에 의존하는 등 자체기술력이 부족하다는게 전문가들의 평가이다.

실제, 우리나라는 고압가스안전관리법령에 의하여 관리되고 있는 산업가스는 지정가스 31종과 허용농도(LC50) 5000 ppm이하 9종 등 40여종이 유통·사용되고 있으며, 법령에 의해 관리되고 있는 시설은 2774개소로 매년 증가추세에 있다. 또한 첨단 산업의 발전과 더불어 산업가스 사용량은 2010년 대비 62.8%(2014년)증가했고 가스사고 발생추이도 2013년도에 9건(전년대비 350%)으로 대폭 증가 후, 2014년 8건, 2015년 7건으로 매년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산업가스를 비롯해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안전관리는 산업부와 환경부, 고용노동부 등 주관부처가 달라, 일관된 제도 추진이나 종합적 사고예방 대책 마련이 쉽지 않았다.

이번 산업가스안전센터 준공을 계기로 산업가스와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사후안전관리를 시작으로 관련 제조업체의 기술력 향상은 물론, 산업가스 사고예방을 위한 컨트롤 타워 역할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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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산업가스안전기술지원센터 장성수 센터장 

“산업가스 제품·안전관리 기술 높아질 것”

 

장성수 센터장은 지난 2012년 경북 구미에서 발생한 산업가스 누출사고 당시, 직접 현장에 출동해 사고원인 조사에 나선바 있다. 이후, 대정부 차원에서 산업가스 안전관리대책이 논의되기 시작했고 가스안전공사에는 이를 전담할 독성가스부가 신설됐으며 장성수 센터장은 초대 독성가스부장에 임명, 산업가스안전기술지원센터 설립을 위한 기초를 다지기 시작했다.

“산업가스에 대한 중화처리시설을 비롯해 안전기기 성능인증, 전문교육 등 국내에는 없는 시설을 준비하다보니, 준비과정이 만만치 않았죠. 특히 정부차원의 사업이었지만, 예산확보를 위해 관련부처 담당자를 설득, 예산을 마련하는 과정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정부지원 목적사업으로 예산지원이라는 큰 틀은 마련됐지만 2014년부터 4년간 312억원의 예산을 확보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였다.

우선, 부지확정을 위해 경북 구미와 접촉을 추진했지만 지역의 반대에 부딪치는 등 우여곡절 속에 지금의 충북 진천 산수산업단지에 들어설 수 있었다. 하지만 매년 예산반영을 위해 기획재정부를 설득해야 하는 문제가 남아 있었다.

장 센터장은 “1∼3차년도(2014∼2016년)까지 일부 예산이 반영되지 못하면서 4차년도인 올해에는 전체 예산의 1/3수준인 120억원의 필요했다”며 “급기야 준공을 연기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지만, 실무부서와 경영진의 지속적인 설득 끝에 필요한 예산을 모두 확보할 수 있었다”고 후일담을 소개했다. 특히 기획재정부 담당자와의 직접 면담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지만, 끝까지 설득작업에 동참해 준 경영진에 감동을 받았다며 고마움도 덧붙였다. 

끝으로 장 센터장은 국내 최초, 최대규모의 산업가스 안전관리 전담시설이 준공되는 만큼, 산업가스 사고예방은 물론 국내 제조업체의 기술력 향상과 국가차원의 산업가스 안전관리 매뉴얼 마련에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산업가스에 대한 수요와 필요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중소기업과 연계해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국내 산업가스 안전관리 수준이 한 단계 높아질 수 있도록 다각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한편 산업가스안전센터 준공을 계기로 산업가스사고 예방·대응 시스템 구축사업에 대한 직·간접적 경제적 효과는 5610억원 상당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생산성본부에 의뢰한 사업타당성 조사 연구결과에 따르면 시스템 구축시 산업가스사고 절감으로 인한 인명과 재산피해 감축, 해외 인증비용 절감 등 직접적인 편익으로 약 2114억원, 그리고 생산유발효과로 약 2251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로 약 1245억원, 고용유발효과 약 1534명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발생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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