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전지·수전해·수소저장으로 이뤄진 에너지시스템 필요

 

재생에너지원만으론 전력계통 안정적 유지 어려워
㎥당 압축공기 저장보다 전력에너지 100배 저장 가능

 

 

지난해 12월 2020년 이후 새로운 기후변화 체제에 대한 합의 후, 올해 197개국의 비준을 받아 우리는 마침내 지구온난화에 대한 본격적인 대응방안을 시작하는 계기를 만들어 냈다.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 이하가 되도록 각국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내용으로 이는 지금의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체계에서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체계로 변화되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재생에너지 발전은 자연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에너지를 이용하는 발전방식으로 대표적으로 태양광 발전 및 풍력발전이 있다. 자연으로부터 무한의 에너지원을 무공해로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화석연료에 의한 지구온난화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다.

따라서 에너지 선진국인 독일은 이미 재생에너지 비중이 총 발전량 비중의 25%를 넘고 있으며, 2030년까지 30%를 목표로 보급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 재생에너지의 비율을 2050년 80%를 달성하고 CO₂ 배출을 2050년까지 80%를 감축하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들 재생에너지를 주 전원으로 사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에너지 이용효율이 낮고, 기후 및 자연의 변화에 따라 출력이 변동하는 간헐적인 파워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생산되는 재생에너지 전부를 계통에 보낼 경우 계통의 안정성이 크게 저하하게 된다. 아울러 재생에너지원을 증가시키면 부하에 따른 출력 변동만큼 잉여전력이 발생하고 이를 활용하지 못하는 문제도 발생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피크부하를 커버할 수 있는 전원을 확보하거나 그리드를 확장하여 수요를 분산시키는 방법, 스마트 그리드 등을 활용해 수요를 조절하는 방법 그리고 에너지 저장장치를 활용하는 방법 등이 있다.

이들 방법 중 부하추종 속도가 빠른 전원인 가스터빈 등과 같은 피크전원 공급과 그리드 확장을 통한 방법이 일반적이지만 이와 같은 방법은 민원을 야기하고, 많은 비용부담을 가지게 되는 단점이 있다. 또한 스마트 그리드와 같은 수요 조절을 통한 방안 역시 그리드 안정화가 가능하지만 수요에 따른 충분한 조절능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 따라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실용적인 방안은 전력저장을 통한 수요 공급의 조정이 가장 유효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까지 전력저장 방법 중 가장 확실한 방법은 양수발전이지만 지역적인 제한과 설치 시 대 면적이 요구된다는 문제점이 있다. 대용량 2차전지도 현재 주파수 조정용과 전력 저장용으로 대규모로 보급되고 있어 대응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잉여 부문의 재생에너지를 분담할 수 있는 만큼의 대용량의 전력저장 방안으로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현재 재생에너지 선진국들은 새로운 방안으로 수소를 이용하여 재생에너지에서 발전된 전력에너지를 저장하는 방법을 대안으로 고려하고 있다.

지구 전체의 70%를 차지하는 수소는 자원의 제약이 없는 청정연료로 태양광, 풍력 등과 같은 재생에너지원을 사용하여 물로부터 생산하여 직접 연소하거나 연료전지를 활용하여 쉽게 전기에너지로 전환하여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수소는 가스나 액체로 만들어 쉽게 저장할 수 있고, 저장 시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가지게 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해 수소는 전력에너지원의 저장 및 운송 매체로 활용이 가능한 것이다.

태양광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원에서 얻은 전기를 수전해 기술을 이용해 수소 제조한 후 제조된 수소를 저장용기에 저장하고 연료전지를 통해 전기로 변환시키는 방법은 바로 2차전지와 같이 전력에너지를 저장하는 방안이 된다.

즉 OFF 피크 시간에 생산되는 잉여 전력을 전기분해 장치로 수소를 만들어 저장한 후 이를 다시 전력으로 만들어 공급하는 방법이다. 이외에도 그리드로부터 공급 받는 전기를 활용하여 수소를 만들고 이를 다시 메탄이나 암모니아로 전환하여 저장 이송하는 Power to Grid (P2G) 기술도 이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와 같은 방법을 활용하면 우리는 쉽게 태양광 풍력 등의 간헐적인 전기를 이용 수소를 이용한 전력저장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게 되는데 이와 같은 방법으로 전력에너지를 저장하는 경우 단위체적당(㎥) 압축공기 저장 보다는 100여배, 양수보다는 380배 많은 전력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수소를 전력에너지 저장매체로서 활용하기 위한 기술에는 수전해 기술과 수소를 공기와 결합하여 전기로 만드는 연료전지 기술 그리고 수소저장 기술이 필요하다.

 

수전해 기술은 20세기 초 이미 수력을 이용 수소를 제조하고 이를 암모니아제조 등 비료제조에 사용되었던 기술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효율이 좋은 수전해조의 경우 1N㎥의 수소를 생산하는데 4.1~4.5㎾h 전력을 소모하고 있다.

연료전지는 연료가 가지고 있는 화학에너지를 직접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직접 발전방식이다.

연료전지 역시 100여 년 전 개발돼 발전용 및 자동차용으로 실용화돼 활용되고 있다. 수소의 저장 역시 중요한데 통상 압력용기에 수소를 저장하는 경우와 고압기체 상태로 저장하는 방법이 있다. 또한 수소는 밀도가 높은 액체 상태로 저장하는 방법이 기체로 저장하는 것 보다 약 400배 이상 저장능력을 가지게 된다.

국내로 눈을 돌려보면 현재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은 2만6882GWh로 총 발전량 4.9 %에 불과하다. 그러나 정부는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을 11%까지, 그리고 2015년 발표된 제7차 전원개발계획에서도 2029년 신재생에너지 보급은 발전량 기준 11.7%, 설비기준 20.1%로 보급을 계획하고 있다. 이중 태양광 풍력 등과 같은 간헐적인 발전설비는 전체 신재생발전설비의 77%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의 경우에도 이러한 간헐적인 재생에너지원이 배전, 변전, 송전 계통에 드넓게 보급되는 경우 계통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어렵게 된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유럽과 달리 계통이 고립되어 있고, 부하와 공급이 편재되어 있어 더욱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이용한 전력저장 시스템을 심각하게 고려하여야 한다.

이외에도 그리드로 부터 전기를 공급받아 전기분해를 통하여 수소를 만들고 생산된 수소와 이산화탄소 공기 중의 질소 등과 결합하여 메탄 혹은 암모니아로 변환시켜 저장한 후 이를 파이프라인을 통하여 운송한 후 전력 또는 열, 화공 공정재료로 공급하는 시스템을 우리는 Power to Gas(P2G)기술이라고 부른다.

이와 같은 P2G 개념은 기존 에너지 저장형태를 전력에서 연료형태로 전환시켜 저장 후 다시 발전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연료화 된 가스를 수요지 근처에서 발전하여 송전손실 및 송전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독일 Mainz에서는 Wind-Hydrogen-System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으며, 풍력 발전과 2㎿ 규모로 한 Demo 프로젝트가 2015년 운전을 개시하고 있다.  P2G의 용도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수요처로 직접 공급하거나, 수소스테이션, 메탄화 공정과 해상 풍력 발전 전력을 운송하는데 적용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수소에너지를 전력저장 방법으로 운용하게 되면 연료전지 발전을 통한 분산전원 및 자동차 선박 등 수송 분야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재생에너지, 수전해, 연료전지, 수소에너지 전력저장 등을 기반으로 하는 에너지시스템이 구축되어 열, 전기 가스를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수소에너지 통합 시스템으로 구성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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