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11월 후 도매요금 3차례 인상…가격경쟁력 악화로 수요이탈 가중
계절별 도매요금 32원/㎥ 편차, 계절에 따라 달리 적용한 도매공급비용 탓
지자체, 용도별 특성에 맞게 단일 공급비용 적용…관련업계 “시급해 개선해야”
[가스신문=주병국 기자] 정부가 검토키로 했던 불합리한 천연가스 도매요금의 체계개선이 지연됨에 따라 도시가스업계에서는 대용량 수요처의 이탈을 막고, 수급 안정화를 위해 우선 과제로 산업용 계절별 요금제라도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영남에너지서비스(포항•구미), 서해미래에너지, 대성에너지 등 지방도시가스사를 비롯해 산업용 수요처가 많은 삼천리, 인천도시가스, 대륜E&S와 같은 수도권 공급사마저도 산업용 판매량이 급감해 공급 안정에 문제가 발생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해까지 안정세를 보였던 한국가스공사의 도매요금이 2016년 11월 6.1%, 올해 들어 3월과 5월 각각 3.1%씩 7개월 사이에 3차례나 인상되면서 산업 곳곳에서 도시가스를 주 연료로 사용해 왔던 대용량 수요처들의 ‘탈 도시가스’ 현상이 도미노처럼, 확산될 조짐이다.
심지어 최근 도시가스요금의 가격 경쟁력이 악화되면서 급기야 LPG를 발전용 연료로 사용하겠다는 사업장마저 속출하고 있다.
5월 현재 지역별 산업용 도시가스요금을 보면 서울지역은 13.6142원/Mj(587.09원/㎥), 경기지역은 13,9781원/MJ(602.79원/㎥), 인천은 (591.31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최소 14%에서 최대 18% 가까이 인상됐기 때문이다.
이렇다보니 도시가스 도매요금에만 유독 적용하고 있는 산업용 계절별 요금제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관련업계에서는 최종 소비자요금의 95%를 차지하는 한국가스공사의 도매요금의 승인자인 산업통상자원부가 불합리한 도매요금체계에 대한 개선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닌가라는 비난마저 쏟아지고 있다.
산업용 도매요금에 적용되고 있는 현행 계절별요금은 지난 2010년부터 적용되어 왔고, 동절기 요금과 하절기 및 기타 월간의 요금편차는 최대 MJ당 0.7411원이 나고 있다. 이는 부피로 환산시 ㎥당 32원인 셈이다. 동절기 요금이 하절기와 기타 월(4~5월, 10~11월)에 비해 월등히 비싸 요금 구조다.
5월 현재 가스공사의 산업용 도매요금을 살펴보면 동절기는 13.5073원, 하절기 12.7662원, 기타 월에는 12.9058원이다. 계절별로 상이한 요금을 적용하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가스공사의 도매공급비용이 동절기에는 1.2382원/MJ인 반면 하절기에는 0.4971원/MJ, 기타 월에는 0.6367원/MJ이 적용되는 등 계절별로 각각 다르게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표1,2,3 참조>
반면 지자체에서 산정하는 산업용 소매공급비용은 계절에 상관없이 서울시는 0.7084원, 경기도는 1.0723원, 인천시는 0.8689원으로 지역별로 다를 뿐 계절별 요금은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관련업계에서는 산업용 도매요금에 적용되는 가스공사의 계절별 요금은 연중 일정한 수요패턴을 보이는 산업용 특성에도 맞지 않은데다, 유독 산업용에만 큰 폭의 요금편차를 둬 산업용 요금의 경쟁력을 떨어트리는 원인으로 작용하는 등 비합리적인 요금 구조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계절별 요금편차를 둔 산업용 도매요금은 현실에 맞게 합리적인 방향으로 재검토 되어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지방도시가스사 한 관계자는 “올 들어 3차례 도매요금이 인상되면서 대용량 수요처의 이탈이 기하급수적으로 늘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며 “도대체 산업부는 현장의 상황을 체크하고 있는지 의무이며, 특히 연중 사용패턴이 일정한 산업용에 계절별로 30원 이상의 요금편차가 나도록 요금을 적용한 현행 도매요금을 개선하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수도권 도시가스사 한 관계자도 “소비자요금의 5% 수준에 그치는 소매요금을 관장하는 지자체는 용도별 수요패턴과 특성에 따라 이미 산업용 계절별 요금제를 폐지했고, 타 용도별 요금도 발 빠르게 개선했다”며 “하지만 정작 소비자요금의 절대적인 포지션을 차지하는 도매요금을 승인하는 중앙정부는 불합리한 요금체계를 수년째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산업 현장 곳곳에서는 연료전환 현상이 도미노처럼 발생하고 있지만 현장 실사 한번 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