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안전공사 43년 역사상 최대 위기다. 최근 박기동 전 사장과 관련한 일련의 사건을 돌아보면 위기는 틀림없다. 박 전 사장은 공사 공채 1기로 입사해 사상 처음 내부 출신으로 사장 자리에 올라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결국 해임으로 끝났고 검찰 조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사장 개인의 사건이라 치부하기에는 사안이 엄중하다. 검찰 조사가 진행되면서 공사 압수수색이 진행됐고, 국가 가스안전을 책임지는 공공기관으로서 기관의 시스템과 매뉴얼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더 이상의 변명의 여지도 없다. 이에 대해 우리 공사는 전 임직원이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철저히 반성하고,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개선해야 한다. 임직원 개개인의 자기반성은 물론, 비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감시를 강화하고 제도를 바꾸는 것이다.

채용 및 인사 시스템의 문제가 드러난 만큼, 공사는 이를 보완하기 위한 움직임을 시작했다. 우선 인사비리 재발을 막고 시스템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내부 특별 감사에 착수했다. 지난 8월부터 시작한 특별감사에서 채용뿐만 아니라 승진과 전보, 근태 등 인사 전반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채용·인사 시스템을 점검하기 위한 외부 전문기관 컨설팅을 수행하고, 내부적으로는 TF팀을 구성해 개선안 마련에 나섰다.

채용의 경우 계획수립과 채용 전형, 합격자 결정 등 단계별로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고, 잠재적인 비리 위험요인까지 원천 차단하는 방안을 담을 계획이다. 어떻든  주안점은 오재순 사장직무대행을 주축으로 과거 관행을 탈피하고, 채용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국민 눈높이까지 끌어 올리는 것이다.

지난 43년 동안 국내 가스사고 예방과 피해 감소를 위해 노력하고 국가 안전관리 책임기관으로서 그간 국민의 채찍질을 받으며 성장해 왔지만, 이번 사태로 국민의 신뢰를 잃고 말았다.

이제 가스안전공사가 할 일은 무너진 신뢰성을 회복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본연의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길 뿐이다. 신뢰의 회복은 이번 일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지에 달렸다.

취업난이 최고조에 이르는 요즘 같은 시대, 인사 채용 문제로 구설수에 오른 공사가 미운 오리 새끼처럼 보이겠지만, 가스안전공사가 이번에 드러난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는 지 한 번 지켜봐 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이런 과정에서 우리의 잣대는 국민의 눈높이라는 걸 가슴깊이 새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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