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정두현 기자]

정부의 잇따른 규제 조치로 8월 누적 인허가물량이 전년 대비 약 15% 축소된 것으로 나타나 보일러사들의 특판 수주경쟁이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

아울러 아파트 및 소형다세대, 연립주택의 인허가 축소 영향으로 올 성수기 보일러업계의 영업 포인트는 예년보다 약 100만대 규모의 가스보일러 교체수요에 더욱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의 인허가 실적 자료에 따르면 8월 누계 인허가는 5년 평균실적 비해 높은 수준이나, 지난해(47만1528호) 대비 15.9% 감소한 39만6469호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17만7687호로 전년(22만753호) 대비 19.5% 감소했으며, 지방은 21만8782호로 지난해 8월 누계실적(25만775호)에 비해 12.8% 줄었다.

특히, 가스보일러 특판시장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수도권의 인허가 감소율이 지방보다 높게 나타난 만큼, 가뜩이나 건설사 입찰이 집중된 수도권 보일러 특판시장에서 올해 보일러업계가 ‘박리다매’식 입찰경쟁에 붙들리게 된 셈이다.

콘덴싱(Condensing) 가스보일러 중심의 고가(高價)시장이 형성된 아파트의 인허가 실적도 올해 흐름이 좋지 않다. 8월 31일 현재까지 아파트 누계 인허가는 총 27만579호로 전년(32만1229호) 대비 15.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일러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콘덴싱 가스보일러가 건설사 B2B시장에서 개별판매 시가 기준 일반형 보일러보다 저렴한 30만원대에 납품되는 사례마저 생겨났다. 통상 복수 단위로 거래되는 특판시장이 개별판매보다 대당 가격이 낮게 책정된다는 특수성을 감안해도 가격 왜곡이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콘덴싱 가스보일러 시중 유통가격은 평균 60~70만원대다.

결국 건설경기 호황을 보였던 지난 2015년, 2016년과 달리 올해는 정부의 8·2 대책과 내년 사회간접자본(SOC)예산 감축 방침 등의 규제 조치로 들어 건설경기가 역풍을 맞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올 하반기와 내년도 가스보일러업계의 특판 출혈경쟁 구도는 더욱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17년 주요 산업별 경기 전망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건설경기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축소에 따른 공공‧민간 건축부문 수주 부진 등으로 인해 올해부터 후퇴기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했다.

아울러 실질적 건설경기 체감지수로 활용되고 있는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건설기업경기실사지수(CBSI)’에 따르면 지난 8월 CBSI는 74.2로 지난해 1월(73.5) 이후 1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업계 전망이 수치로 입증되고 있다.

보일러 제조업계도 건설시장의 호·불황 사이클과 가스보일러 특판매출이 직결되는 만큼, 올해 인허가 물량 감소에 따른 수익성 저하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보일러업계의 한 관계자는 “2015, 2016 두 해에 걸쳐 건설시장이 예년보다 풀리면서 가스보일러 B2B(Business to Business, 기업간거래)시장 상황도 좋아질 것으로 기대됐지만, 실제로 보일러 입찰 시 업체 간 출혈경쟁은 여전해 수익률 3% 미만의 저조한 수익구조는 예년과 다를 바 없었다”며 “더군다나 올해와 내년은 인허가 물량 감소 등 특판시장 상황은 더욱 좋지 않을 것으로 보여져 수익보다 매출에 더욱 집착하는 유통구조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입주물량은 전년 대비 다소 확대됨에 따라 가스보일러 전체 시장은 지난해 대비 소폭 증가한 140만대 수준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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