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높은 신하들이 왕과 함께 토론과 강론을 통해 공부를 하던 경연이라는 제도가 있다.

절대 권력을 가지고 있던 왕이었지만, 비단 공부 뿐 아니라 잘못된 결정에 대해서도 고칠 것을 권고하는 견제의 역할까지 경연은 담당했다.

왕은 어떻게 하면 백성들이 평안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했고, 신하들은 신하대로 의견을, 때로는 질책을 전달했다.

성군 세종대왕은 즉위기간동안 조선의 어떤 왕보다 많은 무려 1,928회의 경연을 했다. 그리고 세종대왕의 시대는 정치와 문화, 경제 모두가 크게 발전하고 안정적인 백성이 주인인 전성시대였다. 경연이 얼마나 백성의 삶에 중요한 것이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라 하겠다.

조선시대 경연은 결국 소통이다.

왕과 신하의 소통을 통해 서로간의 잘못을 바로잡고, 모자람을 채워가며 백성을 위한 최선의 방안을 찾아내던 제도다.

그리고 지금, 새로운 정부의 첫 번째 경연인 국정감사가 10월 12일부터 30일까지 20일간 실시된다.

혼란과 격변의 정치 환경을 겪으며, 새로 탄생한 정부의 성과와 앞으로의 의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높다.

특히 교통, 화재, 산업안전, 가스, 전기 등 안전분야에서 어떤 문제점이 발굴되고 개선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다.

우리는 매일 석유, 가스, 전기 등의 에너지원을 사용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해 출근하고 에너지원을 바탕으로 근로한다. 가정에서도 가스, 전기로 난방과 냉방을 하고 음식을 조리한다. 지나친 기우이기도 하겠지만, 교통수단을 이용하면서는 교통사고에 노출되고, 산업현장에서는 산업재해의 위험성에 노출된다. 집에서도 가스, 전기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고와 화재에 대비해야 한다.

결국 우리의 생활은 사고에 대비하는 활동으로 이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것은 모든 국민이 똑같다. 대통령이나 장관, 국회의원들도 사고에 노출될 수 있고, 농어촌의 어르신들도, 갓 태어난 아기도 그러하다. 대한민국을 살고 있는 국민이라면 모두 그러하다.

미국의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재난이 일어날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 때문에 위험에 처하게 된다”라고 했다. 안전에 대한 무관심은 결국 나와, 내 가족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는 사실을 우리는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

안전은 늘 뒷좌석이고 후순위다. 매년 국정감사를 통해 국민안전과 관련된 작은 변화가 이뤄지겠지 하는 기대지만, 끝은 그렇지 않다. 호통치고 윽박지르고, 억지 부리는 모습만을 우리 국민들은 기억하고 있다.

그래도 희망은 품고 있어야 한다. 대한민국 국민이고, 안전이 최우선해야 한다는 믿음, 희망이 있기에 이번 국정감사도 안전에 작은 변화가 일어나기를 또다시 기대해 본다.

호통이 아니라 소통으로, 조선시대의 경연에 임하는 왕의 마음가짐으로 국정감사에 임할 것을 기대한다. 그것이 헌법에서 정부와 국회에게 국민의 권한을 위임해준 우리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고, 책무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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