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주병국 기자]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도시가스사의 당기순이익 수준이 지나치게 높다라는 의원들의 지적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는 편향된 시각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산업부 국정감사를 비롯해 오는 23일 공기업 국정감사를 앞두고 조배숙 의원 등 몇몇 산통위 소속 의원들은 도시가스 판매사업을 하는 전국 33개 도시가스사의 순이익이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했다.

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근거로 전국 33개 도시가스사의 최근 3년간 당기순이익(누계)이 1조895억원이며, 연도별 당기순이익은 2016년 3659억원, 2015년 3230억원, 2014년 4005억원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처럼 순이익이 높은 것은 총괄원가를 기본으로 도시가스 소매공급비용을 산정하다보니 사업자의 수익을 정부와 지자체가 지나치게 보장해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과연 일반도시가스사의 당기순이익 수준이 지나치게 높은 것일까. 관련 자료를 기초로 타 에너지기관 및 업종별로 분석한 결과 사실과 달랐다.

관련업계와 에너지전문가들은 의원들의 이 같은 지적은 지극히 편향된 시각이라는 입장도 내 놓았다.

그 이유는 최근 3년간 33개 도시가스사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1.7~2.8% 수준이며, 당기순이익률은 1.8~2.5% 수준에 그치기 때문이다.

3년간 전국 33개 도시가스사의 경영실적을 살펴보면 총 매출액은 2016년 14조4528억원, 2015년 17조4391억원, 2014년 22조191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016년 4022억원, 2015년 3542억원, 2014년 3831억원을 각각 올렸으나, 이들 33개 도시가스사의 연평균 영업이익률은 2.17%에 머물렀다.

또 당기순이익 총액은 2016년 3659억원, 2015년 3230억원, 2014년 4005억원을 각각 기록해 연평균 당기순이익률 역시 2.1%에 그쳤다.

이 같은 순익구조는 다른 에너지기관과 비교했을 때도 낮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우선 도매사업자인 한국가스공사의 경우 지난해 경영실적을 보면 매출액 20조1774억, 영업이익 8748억원, 당기순이익 -8539(해외투자로 인한 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해외투자로 인한 손실분과 미수금 문제 때문이나, 영업이익률만 볼 때 매출액 대비 4.3% 수준이다.

한국지역난방공의 경우도 지난해 매출액 1조7199억원, 영업이익 1617억원, 당기순이익 126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과 당기순이익률은 9.4%, 7.4%로 도시가스보다 3배 이상 높았다.

한국전력공사의 경우도 전년도 매출액이 60조2896억원, 영업이익 4조8815억원, 당기순이익 4조262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경영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과 당기순이익률 역시 8.1%, 7.1%를 각각 보였다.

이처럼 공공성을 띤 요금 중 도시가스 판매 사업을 하는 일반도시가스사업자의 순이익 구조는 산통위 소속 의원들이 지적한 사실과 큰 차이를 보이며, 오히려 도시가스 판매사업이 타 에너지 분야의 사업자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 같은 분석은 이미 지난해 한국은행에서 국내 주요 업종별 기업경영분석을 발표한 자료에서도 확인됐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16년도 국내 주요 업종별 영업이익률을  비교하면 도시가스의 경우 2.8%인 반면 제조업 6.4%, 석유화학 9.3%, 건설 4.8%, 섬유 4.9%, 기계전자 6%로 도시가스가 가장 낮게 조사됐다.

 

심지어 일부 상장도시가스사는 2015년과 2016년 영업이익에서 마이너스까지 기록했다. 또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1% 수준으로 떨어진 회사도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현상이 몇 년째 지속되다보니 도시가스사업자가 미 공급지역과 안전관리 확충을 위해 필요한 설비투자를 꺼려하는 부작용마저 야기되고 있어, 적정한 투자비용이 산정되어 요금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 보완과 함께 지자체의 이행이 필요하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한국도시가스협회 관계자는 “단순히 전국 33개 도시가스사의 당기순이익 누계를 여과 없이 발표하니 회사들이 엄청난 이익을 챙기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전혀 아니다”며 “회사별 경영실적 구조를 살펴보면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2% 수준에 그치며, 일부 회사들은 1% 다른 업종에 비해 가장 낮은 수준이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의원들이 해마다 국감 때면 일부 자료만으로 도시가스사를 대상으로 지나치게 편향된 시각으로 질타하는 경우가 많아 아쉬운 점이 많다”고 덧붙였다.

에너지경제연구원 관계자와 중앙대 김정인 교수는 “도시가스사가 지역독점이라는 이미지 탓에 많은 수익을 창출하는 것처럼 보이나 요금산정에 있어 소매공급비용 조정 폭은 요금의 0.2% 수준에도 못 미친다”며 “현행 총괄원가를 기반으로 한 공급비용 산정기준은 보완이 다소 필요하나 지자체가 현행 기준을 제대로 지키고 이행만 하더라도 문제점은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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