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유재준 기자] 

*현재 국제 천연가스 시장의 주요 이슈는
-호주와 미국에서 다수의 액화(liquefaction) 프로젝트가 시작되면서 전 세계 LNG 시장의 공급능력이 50% 정도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로 인해 향후 몇 년 동안 공급과잉이 지속할 것으로 보이며,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에게 영향을 주고, LNG거래패턴에도 변화를 주는 등 천연가스 시장에 중요한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됩니다.

*아시아 시장의 수요, 공급 현황과 전망은
-단기적으로는 지리적으로 근접한 호주와 미국에서 LNG가 생산되고 있거나, 곧 생산이 예정되어 있는 상태에서 아시아의 주요 LNG수입국인 한국, 일본, 중국은 현재 자국 내에서 소비할 수 있는 물량보다 더 많은 물량의 장기 LNG계약을 맺고 있습니다.

반면에 동남아시아나 남아시아 국가들은 신규 LNG수요국가로 높은 잠재성을 보유하고 있으나 아직 충분한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고 있어 공급자가 선뜻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는 전 세계 천연가스 시장이 앞으로 공급과잉으로 인해 LNG가격이 유례없이 낮은 수준으로 내려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향후 6~7년간은 공급과잉 시장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2020년 이후에도 다수의 LNG프로젝트가 계획돼 있으나 현재 유가수준으로는 상업적 전망이 불투명하고 최종투자의사결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론 각 기업별로 사정은 다를 수 있습니다. 기존 물량이 많을 경우 추가 구매계약은 쉽지 않을 것이며, 그렇지 않은 신규 발전사업자와 도시가스사 등 중소규모 기업들은 유리한 입장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한국과 중국, 태국 등에서는 기존 천연가스 재기화(regasification) 인프라에 대한 권한을 제3자에게 주는 제도개선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영기업들은 안정적인 에너지공급을 위해 장기계약을 위주로 추진하고 있으므로 급작스러운 변화보다는 완만한 수준의 규제완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셰일가스 성장세와 러시아 가스개발에 대한 견해는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은 타이트 유전(tight oilfields)에서 수반 가스(associated gas)로 점점 이동해가는 추세입니다. IHS 마킷 조사에 의하면, 미국 내 천연가스 자원은 앞으로도 계속 풍부할 것으로 보이며, 매년 저렴한 셰일가스 자원생산이 점차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따라서 미국의 가스가격은 앞으로 수 십 년 동안 낮게 유지되고,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수출이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북미시장의 천연가스 가격 요인은 자원가용성과 수요에 따라 달라지는데 1100TCF이상의 천연가스가 MMBTU당 3달러 이하로 생산될 전망이며 이는 2040년까지 LNG수출을 포함한 미국이 사용할 수 있는 물량입니다. 액화비용 역시 MMBTU당 3달러대로, 해운비용 포함 시 한국 도착 기준 약 8~9달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만일 한국에서 추가로 미국산 LNG 도입을 추진할 경우 도입규모와 시기, 가격 등이 관건이며 해상운송에서 파나마운하는 걸림돌이 되지 않을 전망입니다. 여러 요인 중 구매자 타이밍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집니다.

러시아는 여전히 중요한 가스 공급국가입니다. 업스트림 생산능력이 약 2천억㎥(200Bcm) 정도로 충분하기 때문에, 손쉽게 가격경쟁력 있는 가스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유럽과의 관계는 여전히 복잡하지만, 유럽 내 생산이 정체되거나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유럽은 러시아의 공급에 더욱 더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러시아 가스 산업의 ‘동방정책(pivot to the east)’ 전략 역시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아시아에 주요 공급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시베리아 동부에 있는 LNG 프로젝트와 중국향 메가파이프라인 프로젝트 등이 그 예입니다.

다만 러시아 PNG프로젝트는 외교적 역량이 필요한 사안으로 리스크가 큰 상황이어서 현 시점에서는 긍정적 판단이 쉽지 않습니다만, LNG선 등 지리적으로 인접한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도입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고 여겨집니다.

*한국 새 정부는 에너지전환 정책을 추진 중입니다. 바람직한 방향은
-에너지 정책의 목적은 환경 지속가능성(environmental sustainability), 감당할 수 있는 가격(price affordability), 그리고 공급 신뢰성(supply reliability) 이 세 가지와 균형을 맞추어야 합니다. 많은 나라, 특히 유럽국가들은 이미 석탄이나 원전에서 재생에너지 쪽으로 움직이며, 비슷한 정책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때문에 각 국가 별로 현실적 여건을 충분히 고려하고 시기나 전략을 위의 세 가지 목적에 맞게 세워야 할 것입니다.

또한 미래 에너지 믹스가 천연가스 주도로 이루어진다면, 그리고 천연가스 가격이 지속적으로 유가에 연동이 된다면, 가격상승 리스크도 커질 수 있다고 여겨집니다. 유가 변동이 전기요금 변동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시아 LNG 가격은 미국의 헨리 허브처럼 점차 가스 허브가격과 연동이 되는 추세에 있고, 또 많은 나라가 유가에 영향을 받지 않는 재생 에너지를 추구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유가인상 리스크를 줄일 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기존 석탄 등에 비해 신재생에너지는 비용이 높아 결국 LNG발전이 에너지믹스에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에너지비용은 늘게 되겠지만 국가정책이니만큼 국민에서 충분히 설명하고 설득을 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한국의 경제성장률 등을 고려할 때 이 같은 친환경적 에너지전환 정책이 가능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시저우 저우 선임이사는
IHS Markit(IHS마킷)에서 아시아태평양지역 파워, 가스, 재생가능 에너지, 석탄(PGCR)그룹을 총괄하고 있다. 지난 9월 대구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가스 컨퍼런스 2017에 연사로 참석하기 위해서 한국을 방문했다.

중국 에너지 시장에 관한 폭넓은 지식으로 중국에 투자하는 해외 기업들과 해외에서 성장기회를 찾고 있는 여러 중국 기업들에 대해 컨설팅을 해왔으며, 중국뿐만 아니라 APAC 지역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에너지 시장에 관한 조사 및 컨설팅 경험도 풍부하다.

저우 선임이사는 지금은 IHS Markit 소속인 Cambridge Energy Research Associates(CERA)에서 시작했으며 CERA 이전에는 미국 보스턴에 있는 Industrial Economics Inc.에서 에너지 경제 컨설턴트로 근무한 바 있다. 그 전에는 워싱턴 D.C에 있는 World Resources Institute에서 아시아 및 중남미 시장에서 에너지와 운송 분야 리서치 애널리스트로 근무했었다.

현재 중국 베이징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중국어와 영어, 스페인어에도 능통하다. 미국 예일 대학교에서 학사(Bachelor of Arts)와 석사(Master of Environmental Management)를 마쳤다. 현재 중국석유학회(China Petroleum Society)의 공식저널인 Guoji Shiyou Jingji (International Petroleum Economics)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Yale-China Association의 이사회원이기도 하다. 2011년 Forbes지의 ‘30 Under 30’(서른 살 이전의 업계 게임 체인저 서른 명) 중 한 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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