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크시장 성숙단계 넘어 한계점… 신규시장 개척 필요

 

기기제조사와 협력해 시너지
유류소비처 정보공유로 영업 강화

대리점계약 맺어 ‘일석이조’
경쟁력 제고·출혈경쟁 자제해야

 

유류를 사용하던 공장이 소형LPG저장탱크로 연료공급방식을 개선했다.
공장에서 LPG보일러를 설치 후 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가스신문=김재형 기자] 프로판의 유통구조가 몇해전부터 용기에서 소형LPG저장탱크로 급속도로 전환됐다. 벌크시스템을 통해 유통비용을 낮추고 국내 LPG가격도 안정되면서 어느 덧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성과도 거뒀다. 그러나 용기의 벌크전환 또는 신규시장 개척이 조금씩 한계에 다다르면서 성숙단계를 넘어서 생존을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 발굴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LPG벌크사업자와 산업용 기기제조사 간 손잡고 신규시장 개척에 나서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이들의 시너지효과와 향후 발전방향에 대해 알아본다.

 

협력관계 구축 이유

한 동안 침체를 겪던 프로판시장이 소형LPG저장탱크를 통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부터 LPG가격의 우위를 바탕으로 도시가스 또는 유류를 사용하는 공장을 대상으로 일부 벌크사업자들은 연료전환을 성공했다. 외형으로 보면 벌크시장의 파이가 커지고 앞으로 장밋빛 전망을 할 수 있으나 현실은 녹록치 않다.

소형저장탱크 보급대수를 비롯해 벌크사업자, 벌크로리 보급대수 등 산업지표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현장의 벌크사업자들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낮아지는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 이 같은 주요 원인은 해가 지날수록 벌크공급을 할 수 있는 소비처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소형LPG저장탱크 공급사업은 판매지역의 제한이 없다보니 벌크사업자 간 하나의 거래처를 두고 경쟁이 치열하다. 정상적인 가격이 유지되면 몇 년 내에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지만 사업자 간 가격경쟁이 시작되면 거의 수익을 내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당장 가격이 인하되기 때문에 반길 수 있으나 벌크사업자 입장에서는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판매단가를 맞춰주는 사례가 많아 결국 제살 깍아 먹이식 경쟁이 잦아지고 있다.

수익을 제대로 내지 못하는 구조에서 크고 작은 사고도 빈번해지기 때문에 자칫하면 소비자는 물론 가스공급자들의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소형LPG저장탱크 시장은 벌크사업자 간 더 이상 의미 없는 경쟁을 해서는 공멸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또한 지금처럼 안전관리는 뒷전으로 한 채 가격경쟁만 치열해질 경우 가스사고로 인한 국가적인 피해도 우려된다.

이에 한국LPG벌크협동조합(이사장 안필규)은 가스기기사와 협력을 강화해 향후 결과에 이목이 집중된다. 벌크조합은 한국미우라, 수국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신규 거래처 확보에 나서고 있다. 더욱이 미우라와는 대리점 계약을 맺으면서 벌크조합 회원들이 가스보일러를 판매 시 수익도 내고 가스공급권도 확보, 일석이조의 효과를 꾀하고 있다.

양측이 정보를 공유하면서 벌크사업자들은 새로운 가스소비처를 개척하고 산업용연소기 업체는 교체시기에 맞춰 또는 연료비를 낮출 수 있는 새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있다. 특히 대기환경 오염을 막기 위해 정부차원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가스연료를 전환하려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연료별 가격경쟁력

벌크시스템의 경우 소비자가격에 대한 조사결과가 발표되지 않아 가격현황을 파악하기는 힘들다. 석유공사의 가격조사를 근거(9월 7일 기준)로 연료별 가격현황을 보면 프로판은 kg당 1815.78원/kg, 프로판집단공급은 2621.6원/㎥, LNG주택용은 17.79원/MJ, 일반 등유는 834.44원/ℓ이다. 이를 1000Kcal 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프로판용기 100을 기준으로 집단공급은 73, LNG는 49, 등유는 63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수치만 놓고 보면 LPG의 경쟁력이 뒤쳐져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가격조사가 이뤄지지 않는 소형저장탱크 공급가격을 살펴봐야 한다. 현재 공신력 있는 기관의 조사가 전무하기 때문에 수입사 E1의 공급가격에서 kg당 150원 마진을 붙일 경우 프로판용기 대비 가격지수는 83.14를 기록한다. 프로판집단공급과 등유보다 훨씬 경쟁력이 있고 LNG와는 상황에 따라 업치락 뒷치락 할 수 있는 가격구조다. 물론 벌크가격의 편차가 워낙 크기 때문에 kg당 150원 마진을 가정한 것이 의미가 퇴색할 수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 LPG의 경쟁력이 돋보일 수 있는 셈이다. 더욱이 소형저장탱크는 가스공급시설도 무상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이 부분을 감안하면 소비자혜택이 더 늘어난다.

향후 발전방향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옛말이 있듯이 새로운 소비처를 확보하기 위해서 LPG가격 경쟁력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는게 중요하다. 벌크협동조합에서는 발열량과 가격 등을 고려한 연료별 경쟁력 수식을 엑셀파일 등으로 만들어 회원들이 당시 가격을 대입하면 사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현재 에너지원 별 가격경쟁력은 조사기관의 방법에 따라 편차가 다소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가장 이견 없는 수식을 찾아내고 LPG사업자들이 공유하는게 필요할 전망이다.

유류소비처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는게 중요하다. 가스기기 회사의 경우 현장을 다니면서 각종 공장 등의 연료사용 실태를 자료화해 관리하고 있다. 이 같은 정보를 벌크사업자들이 지역별, 회사별로 파악 후 영업에 나서 LPG물량을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 더욱이 최근 환경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지자체에서도 벙커유 등을 사용하는 곳에 대한 실태를 면밀히 조사하고 연료전환을 유도할 수 있도록 힘을 쏟아야 한다. 도심 외곽지역에서는 암암리에 대기환경을 오염시키는 벙커유 등을 여전히 사용하고 있고 영세한 공장은 시설투자도 나서지 못한다.

소비자혜택 증진을 위해 가스공급 단가를 낮추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못먹는 감 찔러보기 식의 출혈경쟁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 가격경쟁은 당연히 필요하지만 소비자와 신뢰를 무너뜨리고 가스공급단가만 낮춰버리는 지금과 같은 상황은 개선이 시급하다. 벌크사업은 소비자와 계약하기 위해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에 달하는 가스설비를 무상으로 해주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계약기간이 끝나기도 전에 또 다른 벌크사업자가 낮은 가스단가로 영업을 하면 결국 전체 시장만 망가지게 된다.

일부 가스보일러 판매원들이 소비자들을 부추겨 가스공급자가 보일러를 교체하게 만드는 사례도 있어 반발심이 커지고 있다. 또한 보일러 판매원이 기기판매를 위해 제3의 벌크사업자와 함께 가스공급단가도 인하시키면서 영업하는 사례도 있다. 가스보일러 판매를 위한 이 같은 영업행태도 근절돼야 한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벌크사업자들은 가스보일러에 대한 이해력이 다소 부족한만큼 각 지역별로 나눠 있는 보일러 판매원들과 공동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연료전환의 가능성이 있는 신규 공장을 물색하면 보일러 전문 판매원과 벌크사업자들이 함께 소비처를 공략하는 것이다.

벌크사업자와 기기제조사 간 협력해 신규시장 개척에 나선만큼 얼마만큼 효과를 거둘지 궁금증이 커지게 됐다. 만약 기대한 대로 유류소비처를 LPG로 전환하면 LPG소비증가는 물론 대기환경을 개선시키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기대된다.

 

보일러 설치시 주의사항

벌크조합과 협력관계를 구축한 미우라공업의 관류보일러 설정시 △보일러 용수 확인 △업체의 최소부하량 및 최대부하량 체크 △원수, 급수 필요 △SQ모델 도입시 통신용 전화선 제공 및 유지 등을 주의해서 한다. 또한 MI(Multiple Installation) 시스템의 장점으로 높은 운전효율의 확보로 에너지를 절약하고 빠른 부하 대응력에 따른 안정된 증기압력을 손꼽았다. 아울러 백업기능으로 증기발생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예비용 보일러가 불필요하여 초기투자비를 절감할 수 있고 보일러 설치부지가 절감된다.

보일러 관련 법규를 보면 전열면적 5㎡ 이상이면 검사대상기기에 포함, 한국에너지공단으로부터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일반 0.6톤부터 검사대상기기이며 SQ-TYPE은 0.8톤은 검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

2톤 이상이면 대기배출시설로 신고하고 일일 가스 사용량이 5000kg 이상이면 방폭적용 대상이다. 보일러 드레인수는 폐수처리시설로 배출하지만 탄산가스중화장치를 설치하면 해결이 가능하다. 연수기 100톤/일 이상이면 폐수배출처리 신고를 하고 유류용 보일러는 먼지·황상화물·질소산화물 대기배출가스 검사관리를 한다. 먼지는 20ppm 이상, 황산화물 180ppm 이하, 질소산화물 60ppm 이하를 맞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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