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STX중공업의 1kW급 SOFC시스템 ②경동나비엔의 700W급 SOFC시스템 ③미코의 2kW급 SOFC시스템

조속한 KS인증 마련·신뢰성 확보 위한 실증사업 지원 필수

연료다변화, 기존 연소기술 연계 가능한 발전원
현재 시스템 개발해도 보급 위한 기반 없어 난항
건물용 연료전지 활성화 위한 인센티브 부여 필요

[가스신문=남영태 기자] 차세대 연료전지로써 연료전지 타입 가운데 발전효율이 가장 높고, 연료의 다변화, 타 에너지원과의 융·복합이 가능한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는 무수한 장점 때문에 일본, 유럽 등 세계 각국은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 고체산화물연료전지에 대한 전망은 밝으나, 국내 SOFC시장은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는 국내 기업들이 제품을 개발해도 정부보급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인증체제가 마련돼 있지 않고, 신뢰성 및 내구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실증사업 역시 진행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이번 기획에서는 국내 업계의 기술력 재조명은 물론 해외 보급사례 등을 토대로 고체산화물연료전지가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무궁무진한 장점 가진 SOFC

SOFC는 세라믹 전해질 기반이기에 기술적 난이도는 매우 높은 편인 반면, 용도와 출력 범위가 연료전지 타입 가운데 가장 넓다. 또 최대 60%(열병합발전 이용한 복합효율 80~90%) 이상의 발전효율을 보이며, 700~1000℃의 고온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높은 온도의 열을 활용할 수 있어 석탄화력·가스터빈·바이오연료 등 기존 연소기술 등과 융·복합시스템이 가능한 사실상 유일한 연료전지다.

특히 천연가스는 물론 수소, 바이오가스, 디젤, LPG 등 다양한 연료를 적용할 수 있다는 유연성을 겸비해, 에너지자립섬과 도서·산간지역에 탁월한 분산발전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 때문에 이미 SOFC시스템을 비롯한 SOFC-가스터빈, SOFC-가스엔진 등을 미국, 일본, 유럽 등에서는 적극적으로 R&D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해외, SOFC 실증사업 및 보급단계

미국의 경우 지난 1999년 민·관 협력 파트너십을 구성, SOFC에 대한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현재 가정용(RPG), 발전용(DG/CPG), 보조전원(APU) 등 연료전지사업의 실용화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50·200·250㎾ 등 다양한 모델로 약 52~60%의 발전효율 성능 시스템을 보유한 미국 블룸에너지社는 최근 바이오가스를 연료로 한 250㎾급 SOFC시스템을 개발한데 이어, SOFC와 가스엔진을 결합한 융·복합시스템 개발까지 집중하고 있다. 또한 최근 미국 정부 역시 오는 2020년경 상용화를 목표로 청정에너지원으로써 SOFC+IGCC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 1974년 1차 오일쇼크 이후 SOFC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유럽은 정부지원의 육성보단 기업체 주도로 시스템 제작업체와 스택모듈 제작업체 간 컨소시엄을 형성해 다양한 규모의 시스템 실증·상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SOFC 강국으로 불리는 일본은 지난 1974년 NEDO에서 국가주도로 SOFC에 관한 연구를 시작해 지난 2000년까지 수십㎾급 SOFC모듈을 개발했다. 이후 2004년부터는 10~100㎾급 시스템개발, 복합발전과 시스템평가기술개발, 원천소재 기술개발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SOFC 개발에 돌입했다.

특히 일본은 지난 2009년 Ene-Farm 첫 판매 이후 지난 2014년까지 약 5년 4개월만에 10만대를 판매, 이후 올해까지는 10만대를 보급하는 성과를 보였다. 당초 고분자전해질연료전지로만 보급했지만 2011년 발전효율이 높은 SOFC 타입이 등장하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본 아이신社 등 연료전지기업들은 올해를 SOFC산업 원년으로 선언했다.

이에 아이신은 지난해 가정용 SOFC시스템을 출시해, 2만대를 판매한데 이어 올해 4만대 보급을 목표로 설정했으며, 교세라社도 지난 8월 3㎾급 SOFC시스템을 출시, 보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미우라공업은 5㎾급 SOFC시스템을 이달부터 본격 판매에 나선다고 밝혔으며, 히타치조센도 지난 5월부터 실증사업을 시작, 소정의 결과를 얻어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미쓰비시히타치 파워시스템즈 역시 SOFC와 마이크로가스터빈을 조합한 250㎾급 가압형 복합발전시스템을 개발, 지난 8월부터 판매에 돌입했다.

 

韓, 2019~2020년 양산체계 구축

국내 역시 세계 시장 흐름에 맞춰 현재 시스템제조사와 스택, BOP, 소재 등 관련 분야 기업들이 분주하게 개발하고 있다.

시스템제조사인 STX중공업은 지난 2010년 핵심부품 개발을 위한 원천기술을 확보해 지난 2016년 발전효율 47.3%를 보인 1.2㎾급 시스템을 개발, 현재 시장 출시를 위해 자체 내구성 테스트 및 가스안전공사 기기 인증을 진행 중이다.

또한 경동나비엔은 지난해 정부과제 국내 기업들과 협력해 독자모델로 자체 개발한 700W급 SOFC시스템에 대해 현재 총 4000시간을 운전, 발전효율 45%, 종합효율 86%의 성과를 도출했다. 현재 KS인증 대응을 위한 알고리즘을 보완하고 BOP별 제어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스택제조사이면서 시스템사인 미코는 지난해 45% 이상의 발전효율과 90%에 종합효율 성능을 보인 2㎾급 SOFC시스템 프로토타입을 개발, 내부 시운전을 진행하고 있으며 2018년까지 시스템 안전인증을 획득해 사업화를 도모할 예정이다. 또 최근 기계연구원 등과 공동개발한 5㎾급 SOFC-엔진하이브리드시스템에 대해서도 200시간 이상 성공적인 시운전을 통해 DC 효율 약 60%를 달성한 성과를 도출했다.

또한 쌍용머티리얼, EG, 케이세라셀 등 스택 전문기업은 SOFC 스택 개발을 위해 2000~2900시간의 연속운전 성능을 확보, 신넥엔테크와 H&Power 등 BOP 기업들 역시 도시가스, 디젤 등을 대상으로 한 개질기 성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이와 같이 소재부터 시스템까지 SOFC업계는 현재까지 다양한 연구개발 및 투자를 통해 차세대 연료전지로 SOFC의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따라서 올 연말 또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결과 도출이 예상된다.

 

KS인증규격·실증사업 부재 골머리

이렇게 국내기업이 SOFC시스템에 대해 활발히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SOFC시스템을 보급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경제성 및 생산성 향상을 위한 필드테스트는 물론, 고효율 소재 개발 및 생산성 향상, 원가절감 등에 대한 공정 개발을 위한 지원책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보급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KS표준도 마련돼 있지 않아, 사실상 기업이 제품을 출시한다 하더라도 정부 보급사업 대열에는 참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정부는 SOFC 산업화를 도모하기 위해 KS표준(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지지부진한 움직임으로 인해 조속히 인증기반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크다.

현재 한국에너지공단은 ‘신재생에너지 표준화 및 인증지원 사업’을 통해 내년 5월까지 ‘SOFC 발전시스템 성능평가 기반구축’ 과제로 SOFC KS표준(안)을 도출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문제는 내년 5월 표준(안)이 도출되더라도, 완벽한 KS인증표준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국가기술표준원의 심의를 거쳐 인증기관까지 선정돼야 하는데, 이 기간이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상 소요된다는 점이다. 더불어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KS표준이 마련된다 하더라도 제품을 인증해줄 장비 등 인프라 부재 시, 무기한 연기의 가능성도 제기했다.

현재 국내 SOFC 시스템제조사를 비롯한 관련기업들은 2019~2020년 양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2018년 5월에 표준(안) 도출 및 국가기술표준원의 심의를 거쳐 2018년 말 KS표준규격 마련이 완료되면 다행이지만, 2019년 5월 이후로 넘어가게 된다면 국내 SOFC산업계에는 결국 R&D 투자 등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어 큰 타격이 예상된다.

때문에 SOFC 업계는 올해 연말까지 KS표준규격(안)이 도출돼야 하고, 공청회 등 과정을 신속히 마무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표준규격의 마련과 동시에 보급이 진행될 수 있도록 정부의 실증보급사업 등 필드테스트가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고 정부에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선진국, 실증사업 등 지원 뒷받침

실제로 미국, 독일, 일본 등 해외 선진국이 SOFC 본격적인 산업화를 추진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실증사업·필드테스트’가 연계됐다는 점이다. 국가·기업적 차원에서 개발된 제품이 소비자에게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발전효율, 스택수명, 경제성 확보 등이 중요한데, 이를 실증사업·필드테스트를 통해 확보했기 때문이다.

유럽은 지난 2012년부터 Fuel Cell micro-CHP 상용화를 위한 에너필드(Ene-Filed)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12개국에 PEMFC, SOFC 시스템 1000기 이상을 보급 3년간 실증운전을 진행, 평가·검증을 완료했으며, 현재는 2단계 프로젝트 사업을 착수하기 위해 참여 대상 기업을 선정한 상태다.

일본은 지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총 4년에 걸쳐 233대의 SOFC시스템을 설치, 운전테스트를 진행해 필드테스트를 진행했다. 당시 9개의 설치운전사업자를 비롯한 제작사 6개사의 총 9기종의 제품이 활용돼, 도시가스·LPG·등유 등 연료 적용 유·무를 파악했다.

더불어 2만5843시간의 최장 누적운전 시간으로 시스템 효율은 당시 45% 이상, 운전기술확보, 수명 10년 보장 등으로 기술력을 향상시켰다.

이후 일본은 2012년 또 한 번의 필드테스트를 단행, 발전효율 56.5%, 열병합종합효율 90%까지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또 시스템 단가는 물론 셀·스택의 생산성 향상으로 원가를 낮춘 결과도 도출해, 가정용에 있어서는 세계적으로 가장 기술적으로 앞서있다.

또한 선진 미국, 유럽, 일본의 경우 다음 단계 사업으로, 미래 에너지 산업의 중심으로써 SOFC+가스터빈, SOFC+가스엔진, SOFC+바이오가스 등 SOFC와 기존 연소기술을 연계한 융·복합시스템 개발에 매진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필드테스트 기반도 조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렇게 선진국들은 개발된 SOFC시스템을 보급하기 위해 제품의 경제성, 신뢰성, 생산성을 확보하고자 해외 선진국들은 필드테스트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으며, 이를 초석으로 산업을 활성화하고 있다.

 

건물용 시장 진입 위한 인센티브 필요

실증사업 및 필드테스트를 비롯해 SOFC가 국내 건물용 연료전지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선 관련 인센티브제도 역시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최근 SOFC 관련업계는 건물용 연료전지시장 활성화를 위해 기존 고분자전해질연료전지를 비롯한 타 연료전지에 대한 인센티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업계의 한 전문가에 따르면 연료전지 타입에 따라 응용분야가 나눠져 있고, 용도 역시 편의상 주택·건물·발전·수송·휴대용 등으로 나뉘어 있을 뿐, 용량에 따른 구분이 없기 때문에 건물시장에 보급되는 연료전지 역시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등 인센티브가 부여돼야 한다는 것이다.

건물용 연료전지에서 생산된 전력 판매에 따른 REC가 부여된다면, 도시가스를 주 원료로 사용하는 연료전지의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을뿐더러, 가동률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국가 정책에 맞춰 분산전원 확보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기존 가스연소기술과 연계할 수 있으며, 연료의 유연성 등 차세대 분산·기저부하용 발전원으로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SOFC. 세계 전망에 맞춰 국내 기업들이 부단한 노력으로 시장을 일구고 있지만, 현재 제품에 대한 인증체제 및 소비자에게 다가가기 위한 필드테스트 등이 진행되고 있지 않아 자칫 국내 SOFC 산업계가 세계 시장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SOFC의 KS인증표준 마련 등 미래산업 육성을 위한 제품의 신뢰성을 확보 등을 목적으로 SOFC산업 육성을 추진하는 만큼, 국내 기업들이 피땀 흘려 개발한 SOFC기술력에 대한 경제성 및 생산성, 장기 내구성 등 확보를 위해 조속한 정부의 필드테스트 지원으로 시스템은 물론 BOP, 스택 등의 사업화 도모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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