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익머트리얼즈 제 3공장 전경. 이 공장의 건립과 함께 엑시머레이저 생산설비를 갖췄다.


저메인, 프리커서, 고순도 N₂O, CF계 식각가스 등 부각

SKM, 원익M 등 메이커들 품목다변화, 신증설 활발
한국메티슨·칸토덴카K도 신규공장·생산능력 강화
버슘M, 대성산업가스 등 각각 연구소, 증설 박차
하나머티리얼즈 등도 고순도N2O 제조 등 진출

 

[가스신문=한상열 기자]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순수 국내 자본 및 기술을 보유한 반도체용 특수가스제조업체는 거의 전무했다. 대부분 다국적기업들이 해외에서 특수가스를 들여와 국내 반도체회사에게 공급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2001년 대백신소재(현 SK머티리얼즈)가 NF3를 국산화하면서 국내 자본의 특수가스제조업체가 하나 둘씩 생겨났다. 아토(현 원익머트리얼즈), 울산화학(현 후성), 효성, 코아텍, 이노메이트(현 하나머티리얼즈), MS머트리얼즈, 대덕가스, 켐가스코리아, 씨앤지머트리얼즈(현 제이티), TEMC, 퓨엠 등 토종기업들의 특수가스시장 진출이 활기를 띠기 시작한 것이다.
이 가운데 몇몇 회사는 품목다변화를 통해 나날이 성장하면서 대기업에 눈에 띄어 인수됨에 따라 더욱 큰 폭의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으며, 또 몇몇 회사는 무리하게 투자하거나 부가가치가 높은 품목을 발굴하지 못해 매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봉착, 경영권을 넘겨주기도 했다.
특수가스업계에는 이처럼 주인이 바뀌는 일이 많았으며 회사의 경영사정에 따라 사뭇 다르게 변신을 거듭해왔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에도 끄떡하지 않고 고속성장을 이룩하던 특수가스메이커들이 2010년 유럽발 재정위기까지 덮치면서 그 영향이 서서히 나타나 결국 2012~2013년경에는 수요 감소가 뚜렷하게 나타났고 가격하락으로 이어지는 등 잘 나가던 회사들의 경영실적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후 현재까지 다행히 반도체경기가 호황을 타면서 NF3의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물량까지 모자라는 현상이 일어나면서 가격이 상승하는 등 호황을 맞게 됐고 이후 저메인, 고순도 아산화질소, CF계 식각가스 등 새로운 품목이 반도체제조시장에서 부각되면서 특수가스회사들이 앞 다퉈 시설투자에 나서고 있다.
국내 토종기업들의 투자 행보에는 자체적인 투자 외에 일본 등의 특수가스메이커와의 합작형태의 투자도 있다. 또 외국기업들도 국내에 특수가스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자 우리나라에 생산거점을 마련하고자 잇따라 신증설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본지는 최근 반도체용 특수가스회사들이 펼치는 신증설 등의 시설투자현황에 대해 살펴보고 반도체경기의 호조에 힘입어 더욱 장밋빛 전망이 예상되는 특수가스시장을 살펴본다.

 

▲ 메티슨트라이가스가 충남 천안에 특수가스제조설비를 증설하겠다는 내용으로 충남도 관계자들과 MOU를 체결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 진출한 외국자본의 산업용가스메이커들 가운데 에어프로덕츠코리아(대표 김교영)가 특수가스시장을 선도해왔다. 에어프로덕츠코리아는 특수가스부문의 사업을 버슘머트리얼즈코리아(대표 유재운)에 넘겨주면서 분사했다.

하지만 에어프로덕츠코리아는 충북 오창에 패키지가스 충전설비를 새롭게 갖췄다. 특히 경기도 평택 장당산단에 대규모 산업용가스플랜트를 건설, 최근 초고순도 질소 등의 가스를 반도체제조공정용으로 공급하고 있다.

버슘머트리얼즈코리아는 지난 8월 경기도 안산 반월공장에서 ADM기술연구소 준공식을 개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린데코리아(대표 스티븐 제럴드 셰퍼드)도 충남 아산 인주공장에 대규모 고순도 아산화질소 제조시설 증설계획을 밝히는 등 매우 선제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대성산업가스 또한 충남 공주에 고순도 N₂O제조설비의 증설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

국내 최대의 특수가스메이커인 SK머티리얼즈(대표 임민규)는 특수가스제조에 머물지 않고 전구체(Precursor)제조에 도전, 이 부문에서도 머지않아 큰 성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머티리얼즈와 일본 트리케미칼社의 합작법인인 SK트리켐은 세종시 명학산단에 전구체제조공장을 완공하고 지난 8월 초 준공식을 개최한 바 있다.

지난해 6월 SK머티리얼즈와 전구체분야에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일본의 트리케미칼이 각각 65%, 35%의 지분율로 투자해 설립한 SK트리켐(대표 임민규)은 최근 D램 및 낸드플래시 반도체의 기술변화에 따라 고성장·고수익이 예상되는 전구체제조회사다.

지난 9개월 간 약 250억원을 투자, 전구체 제조공장을 건설했으며 지난 3월 시운전에 돌입, 고객사의 필드테스트 등을 거쳐 곧 매출을 올릴 것을 예상하고 있다.

SK트리켐은 적극적인 마케팅전략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확대시켜 나가겠다는 계획으로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기반으로 추가적인 아이템 발굴과 사업화를 추진, 향후 2020년 1000억원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머티리얼즈는 일본 쇼와덴코와도 손잡고 반도체공정용 식각가스까지 제조한다는 계획이다. 합작 자회사인 SK쇼와덴코(대표 이규원)는 지난 7월 영주공장 부지 내에서 식각가스제조공장 착공식을 개최했다.

식각가스는 실리콘 웨이퍼 상의 필요한 부분만 남겨두고 나머지 물질을 제거하는 반도체 제조공정인 식각과정에 사용되는 특수가스로 반도체 미세화 공정 및 3D낸드 확산에 따라 식각가스 수요도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쇼와덴코는 SK머티리얼즈와 식각가스제조부문의 세계 1위 기업인 일본 쇼와덴코의 합작회사다. 또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3D낸드용 식각가스의 국산화를 추진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합작법인 설립과 관련한 계약을 체결하고 SK머티리얼즈 51%, 일본 쇼와덴코 49%의 지분율로 지난 6월 법인설립을 완료했다.

이번 공장건설은 210억원의 투자를 통해 연산 20톤 규모의 식각가스 제조설비를 연말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초 고객사에서 필드테스트를 진행, 2분기부터는 본격적으로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SK머티리얼즈는 주력제품인 삼불화질소(NF₃)의 매출 증가로 인해 글로벌 시장점유율 40% 이상으로 세계 반도체 소재시장을 차지하는 등 명실 공히 세계 최대의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제조공정용 특수가스메이커로 우뚝 섰다.

지난 2002년 (주)아토 특수가스공장으로 출범한 원익머트리얼즈(대표 이문용)는 지난해 제 2공장(전의사업장)에 엑시머레이저 국산화를 위한 생산설비 투자를 완료한 데 이어 아산화질소(N₂O) 합성공장 증설도 추진하고 있다.

또 양청사업장에 프리커서공장 및 연구동에 투자하고 본점 소재지도 오창 제 1공장에서 제 3공장 양청사업장으로 변경했다.

2003년 고순도 암모니아 정제기술 개발과 포스핀 혼합가스를 삼성반도체 등에 공급하면서 성장의 발판을 다진 원익머트리얼즈는 이후 NO, 고순도 N₂O, GeH₄ 등 주요 특수가스를 대량 공급해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일본의 칸토덴카가 충남 천안시 외국인투자지역에 신규공장을 설립한다는 소식도 눈에 띈다.

그동안 삼성디스플레이 등에 각종 특수가스를 납품해온 칸토덴카는 5년간 외국인직접투자 2000만 달러를 투자해 천안 5산업단지 외국인투자지역 8831㎡에 공장을 설립한다.

미국의 특수가스전문제조업체인 메티슨트라이가스도 오는 2022년까지 5000만달러를 투자해 충남 아산시 음봉면의 기존 한국메티슨특수가스 공장 내 여유부지에 반도체 제조공정용 특수가스제조공장을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설비투자를 통해 생산하게 될 특수가스는 반도체 및 LCD 제조공정 전반에 걸쳐 사용되는 순도 99.999% 이상의 초고순도 물질로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LG실트론, SK하이닉스 등 국내외의 주요 반도체 및 LCD 제조사에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BCl₃, C₂F₆, CF₄, CH₃F, Cl₂, HBr, HCl, NH₃, SiH₄, SiF₄, 1% B₂H₆/N₂, 1% PH₃/H₂, 50% SiH₄/He 등 매우 다양한 초고순도가스 및 혼합가스를 공급해 온 한국메티슨특수가스는 미국 뉴저지 소재 메티슨트라이가스社의 한국법인으로 1995년 설립, 현재 충남 아산시 음봉면에 본사를 두고 있다.

한편 한국메티슨특수가스는 최근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산업 성장과 함께 중국및 대만은 물론 동남아시아에서도 특수가스의 수요가 확대됨에 따라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 자동화설비를 갖추고 있다.

2009년 충북 청주시 오창에 특수가스공장을 설립하면서 특수가스제조사로 존재감을 알렸던 이노메이트를 지난 2014년 하나마이크론이 인수, 합병하게 된 하나머티리얼즈(대표 서원교)는 지난 9월 고순도 아산화질소제조시설에 대해 55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히고 지난달 25일 기공식까지 올렸다.

이번 시설투자의 목적은 시장 및 고객 수요증가에 대응하고 매출 및 수익 극대화, 고객 다변화 및 제품 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한 가스사업 경쟁력 확보다. 투자기간은 2017년 9월 7일부터 2018년 5월 31일까지다.

새롭게 들어서는 고순도 N₂O제조시설은 하나머티리얼즈 오창사업장 바로 앞을 부지를 이미 매입해 들어설 예정이며 향후에도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제조공정용 특수가스품목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밖에 소금물분해과정에서 나오는 수소의 판매 외에 고순도 Cl₂ 등의 특수가스제조와 고압용기 재검사 및 전처리사업을 영위하는 백광산업(대표 김성훈)은 그동안 신규 아이템 발굴에 힘써 조만간 구체적인 계획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고순도 N₂O 제조공장을 건설하겠다는 회사가 한 두 곳 정도 더 있으며, 중부권에 새로운 특수가스메이커의 등장이 예상됨에 따라 향후 시장에서의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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