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판 위주로 무폴 증가…공동브랜드 움직임 감지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 낮은 인지도는 해결과제

스팟시장서 구매 편리하지만 안정적인 공급이 ‘관건’ 

 

[가스신문=김재형 기자] 국내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LPG충전소의 폴은 수입사인 E1과 SK가스, 그리고 정유사인 SK에너지·GS칼텍스·S-OIL·현대오일뱅크 등이 있다. LPG를 수입하는 한화토탈의 경우 자가소비 후 남은 LPG를 국내시장에 판매하고 있지만 자체폴은 운용하지 않고 있다. 대다수의 충전소는 수입·정유사의 폴을 달고 있으며 그 중 일부만 무폴충전소로 운영 중이다. 무폴충전소의 운영현황과 장단점을 확인한 후 향후 전망 등을 살펴본다.

 

자체상표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는 LPG충전소도 있다.

무폴충전소 장단점

LPG충전소는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허가조건이 까다로운데다 수십억원의 자본이 들어가다 보니 충전소 생태계에 대해 잘 모르는 사업자의 경우 LPG공급사를 의지할 수밖에 없다. LPG수입·정유사들은 상권분석을 비롯해 충전소 운영자금 지원, 안정적인 가스공급 등을 제공하다보니 초창기 사업자들은 대부분 폴을 다는 추세였다. 더욱이 대기업들이 브랜드 홍보를 통해 고객들과 신뢰를 쌓고 각종 이벤트 등을 통해 충성심을 구축한 부분이 충전사업자들이 폴을 달게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무폴을 단 자동차충전소들은 보너스카드보다는 디스펜서가격 자체를 낮춰 판매하면서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무폴충전사업자들은 도매시장 등을 통해 싼 값의 LPG를 구입하면서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무폴의 장점도 있으나 폴을 달지 않으면서 생기는 어려움도 있다. 유사석유와 달리 가스의 품질은 대부분 비슷하지만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무폴충전소를 신뢰하지 못하는 사례가 여전하다. 더욱이 상류부문의 유통단계로부터 적정량의 가스를 확보하기 못할 경우 수급에 큰 애로사항도 발생할 수 있다.

이밖에 정보에 대한 부재로 새로운 이슈에 대한 갈증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가스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축적을 통해 발전방향도 모색할 수 있으나 이 같은 기회가 다소 부족할 수 있다.

 

운영현황 및 실태

무폴충전소의 장단점이 나뉘는 가운데 최근 들어 폴을 달지 않는 사례가 조금씩 늘고 있다. 2017년 7월말 기준으로 무폴 LPG충전소는 55개소로 부탄충전소는 36곳, 프로판은 10곳, 프로판·부탄 겸업은 9곳이다. 2017년 7월말 기준으로 전국에서 운영 중인 전체 LPG충전소는 2027곳(부탄-1780곳, 겸업-188곳, 프로판-59곳)으로 무폴충전소는 2.7%로 극히 일부에 그쳤다.

그러나 무폴충전소 숫자는 2014년-37곳, 2015년-44곳, 2016년-55곳 등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더욱이 올해의 경우 2014년과 비교해 18곳(48%) 늘어나는 등 확대되고 있다. 표본숫자가 적어 무폴충전소가 폭증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증가세는 확연하다.

프로판충전소 가운데 무폴은 2014년 말 3곳에서 최근에는 10곳으로 무려 7곳이 늘었다. 겸업충전소는 2014년 말 2곳에서 9곳으로, 부탄충전소는 32곳에서 36으로 각각 증가했다. LPG업계에 오랜 시간 몸담으면서 유통구조에 대한 노하우가 생긴 사업자들이 속속 생겨나면서 무폴을 유지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LPG자동차 운전자들은 수입·정유사의 폴이 달려 있는 충전소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프로판충전소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가스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LPG판매사업자 또는 벌크사업자가 타깃이다. 더욱이 자본력을 갖춘 벌크판매사업자들이 등장하면서 충전소를 운영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도 무폴충전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요인으로 보인다.

 

향후 전망

자본력을 갖춰 수입·정유사에 의지하지 않고 LPG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사업자들이 많아지면서 향후 무폴충전소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새롭게 충전소를 오픈하든지 기존 수입·정유사폴을 달고 있던 사업자들도 상황에 따라 무폴이 매력적으로 다가설 수 있다. 이와 별도로 자영충전사업자인 한국LPG충전업협동조합의 경우 자체폴을 가지려는 움직임도 있다. 충전조합폴과 무폴과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기존 수입·정유사를 제외한 폴이라는 점에서 향후 행보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수입·정유사 간 가스를 판매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싼 값의 LPG도 자주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실정에서 기존 LPG공급사의 폴을 달고 있는 사업자들은 초기에 맺은 물량계약 때문에 갈등도 발생한다. 수입·정유사들은 자사폴을 단 충전소가 타사의 가스를 공급받는지 여부를 두고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으며 충전사업자들은 싼 값의 LPG가 시장에 나와도 눈치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나뉘다 보니 한쪽의 편을 들어주기도 쉽지 않다. 만약 앞으로 LPG공급물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경우 거래를 원활히 하기 위해 무폴충전소가 늘어날 가능성도 대두된다.

LPG충전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별다른 변화가 생기지 않을 수도 있다. 사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시점에 굳이 무리수를 써가며 무폴을 달아, 수입·정유사를 자극할 이유가 적기 때문이다. 또한 폴을 바꿔다는 데 투자비용도 만만치 않은 점도 걸림돌도 작용할 전망이다.

프로판충전소는 부탄보다 상대적으로 폴의 중요성이 부각되지 않고 있다..(사진은 특정기사와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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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가스온충전소 김수철 대표

“수입·정유사에 예속되기보다 새 길 택했죠”

 

‘가스온’브랜드 공유
구매자 파워 늘려야

서민에게 따뜻한 서비스
협의체 구성도 필요

 

“LPG충전소를 시작하면서 수입·정유사폴을 달 생각이었으나 다양한 조건들을 검토하면서 결국 무폴을 결정했습니다. 브랜드파워가 중요하지만 수입·정유사에 예속되는 경향이 있어 고심할 수밖에 없었죠. 더욱이 저는 LPG판매업계에 오랜 기간 몸담고 있었기 때문에 나름대로 노하우가 있어 결국 무폴을 선택했습니다.”

전북 군산시에서 LPG충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김수철 대표(58)는 무폴임에도 불구하고 개인브랜드인 ‘가스온’이라는 상호를 달아 차별화에 성공했다. 그 동안 무폴충전소를 떠올리면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너무 밋밋한 경향이 있어 ‘가스온’을 브랜드화 할 계획이다. 가스온의 ‘온’(溫)은 한자로 ‘따뜻하다’, ‘데우다’의 의미를 갖고 있으며 영어의 ‘ON’은 ‘항상 켜 있다’ 등으로 해석이 가능한데 중의적해석이 너무 맘에 든단다. 김 대표는 서민들이 주로 사용하는 LPG를 안정적으로 공급, 항상 따뜻하게 해 줄 수 있기를 희망했다.

“예전 디자인에 대한 공부를 했기 때문에 가스온 브랜드를 만드는데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만약 자영충전사업자들이 가스온이라는 상호가 필요하면 언제든지 공유할 수 있습니다. 무폴로 운영하고 있는 일부 충전소들은 케노피라든지 충전소 상호가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에는 부족한 사례도 있어 가스온이라는 브랜드를 활성화하고 싶습니다.”

그는 가스온충전소가 늘어나면 LPG공동구매 등 구매자파워를 통해 다양한 사업기회도 생길 것으로 예측했다. 김 대표는 무폴충전소를 운영하다 보니 아쉬운 부분에 대해 개인브랜드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피넷에는 PB(Private Brand)로 표시된다고 말했다. 상표가 있어도 해당폴이 일정부분 시장점유율 차지하지 못하면 PB로 표기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그는 말했다.

“무폴로 운영하다 보니 눈치보지 않고 상황에 맞춰 싼 값의 LPG를 구매할 수 있어 좋습니다. 수입·정유사와 직접 거래하지 않다보니 가스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최근에는 중간에 도매사업자들이 판매하는 LPG도 많아 큰 걱정은 없습니다.”

김수철 대표는 고정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보너스카도도 만들어 더 큰 혜택을 주고 있다. 또한 프로판시장의 경우 산업체를 위주로 자체 공급물량을 조금씩 늘려나가고 있다. 인근의 벌크판매사업자들과 겹치지 않는 선에서 충전소도 소비처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자영사업자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힘을 하나로 똘똘 뭉쳐야 합니다. 자체브랜드를 달게 되면 여러 가지 사업기회도 모색할 수 있고 더 나은 환경에서 충전소를 운영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폴 또는 자영충전소를 운영하는 사업자들끼리 협의회 같은 것을 구성해 한 목소리를 냈으면 하는 바람도 갖고 있습니다.”

김수철 대표는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 흥사단 부안지후장 등 다양한 봉사단체에 활동하고 있다. 도산 안창호 선생을 존경한다는 그는 ‘죽더라도 거짓이 없으라’라는 말씀을 가장 좋아하는데 투명하고 새로운 도전·독립을 위해 노력하는 자세로 충전소를 경영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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