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유재준 기자] 한국가스공사가 기술개발한 화물창 KC-1 기자재 핵심기술이 제작업체의 생산기술능력 부족과 가스공사의 기술검증 부실 등으로 납기 내 선박제작업체에 납품되지 않아 선박 인도일이 반 년 가까이 지체되고, 이로 인해 지체상금이 발생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김정훈 의원실(부산 남구갑)이 한국가스공사로부터 제출받은 ‘KC-1 기술적용 LNG선박 건조지연 처리방안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가스공사가 발주한 LNG선박에 납품될 화물창 KC-1 기자재인 멤브레인 시트의 제작납품이 제작업체의 생산기술능력 부족으로 선박건조사(삼성중공업) 요청일로부터 최대 5개월이나 지연되었다는 것이다.

KC-1은 바로 ‘한국형 화물창을 만드는 설계기술(멤브레인 타입)’로 화물창 내 -162℃의 초저온에서 온도와 압력 변화에 따른 신축과 팽창을 견디도록 고안된 주름진 멤브레인 박판(1.0~1.5mm)을 말한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가스공사와 조선 3사(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는 국책과제 수행(2004.9~2009.8/185억 9천만원)과 공동연구수행(2011.10~2014.9)을 통해 한국형 화물창의 핵심 설계기술인 KC-1을 개발하였으며, 여기에 소요된 총 비용은 197억1,400만원에 달했다.

가스공사는 지난 2015년 1월, 미국 사빈패스로부터 들여올 LNG 163만톤 수송을 위해 LNG 운반선 6척을 신규 건조할 계획을 세웠으며, 이 중 2척에 KC-1 기술이 적용된 화물창을 탑재하기로 하고 2015년 1월 SK해운&삼성중공업과 선박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LNG선박 건조업체인 삼성중공업은 선박에 탑재할 KC-1 화물창 멤브레인을 KLT(한국형 멤브레인 제작판매 업체)와 2016년 5월 230억원의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다시 KLT는 2016년 6월 TMC(KC-1 금형제작 업체)와 KC-1 생산용 금형(시트)제작을 위한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KLT는 한국가스공사가 50.2%를 출자한 회사로 한국형 LNG화물창 KC-1 설계 및 감리와 제작판매를 하는 업체이다.

LNG선박에 탑재할 화물창 KC-1 멤브레인은 공급계약 일정대로라면, TMC와 KLT는 KC-1 멤브레인을 삼성중공업에 2017년 1월 12일~7월 14일까지 4회에 걸쳐 납품하도록 되어 있고, 삼성중공업은 이를 탑재하여 LNG선박을 건조하여 2017년 8월 30일과 9월 30일에 가스공사에 각각 인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TMC는 한국형 화물창인 KC-1 멤브레인(시트)을 공급계약 일정대로 삼성중공업에 납품하지 못하게 되었고, 이에 가스공사는 계약한 날짜에 LNG선박을 인도받지 못하게 되었다.

결국, TMC와 KLT는 5개월이 지난 2017년 8월 25일부터 KC-1멤브레인(시트)을 납품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삼성중공업은 가스공사에 KC-1멤브레인 탑재 LNG선박을 2018년 2월 10일과 3월 10일에 인도할 예정이다.

KC-1 멤브레인 제작이 지연된 사유에 대해 가스공사는 “TMC사가 전문인력이 부족하여 KC-1 생산용 금형제작을 적기에 제작하지 못해 제작이 지연되었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실은 가스공사가 지난 2014년 5월부터 TMC사와 가스공사 타입 멤브레인 관련 정보 및 기술교류를 시작하였을 감안할 때, 3년이라는 시간 동안 해당 업체의 전문인력 및 생산기술능력을 판단하지 못하였다는 것은 결국 가스공사의 기술검증 능력의 부족함과 허술함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KC-1 멤브레인 시트 납품 지연과 이로 인한 선박 건조․인도 지연으로 발생한 천문학적 수준의 지체상금이 발생했다.

지체상금 발생내역을 살펴보면, △KC-1 멤브레인 5개월 납기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은 최대 88억원이며 △LNG선박 건조․인도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은 228억원이나 발생하였다.

또한 가스공사는 KC-1 멤브레인 5개월 납기 지연으로 2척의 LNG운송선 건조가 늦어지자 미국으로부터 도입할 사빈패스 LNG물량 163만톤의 국내 도입을 위해 별도의 선박을 투입하게 되었다.

가스공사의 ‘KC-1 선박 인도지연에 따른 대체선 투입 내역’에 따르면 가스공사가 KC-1 멤브레인 제작 지연으로 투입한 대체선은 총 3척이며, 이들 중 2척은 국적선, 1척은 SK해운과의 계약을 통한 용선인 것으로 확인됐다.

SK해운과의 용선 계약 내역을 살펴보면, 투입기간은 2017년 9월 18일~2018년 4월 4일까지이며, 총 3항차 수송예정으로 일당 용선료는 4만7,000달러이다.

그러나 SK해운과의 용선 계약에 따른 일당 용선료 4만7,000달러는 연료비와 항비 등 운항비를 제외한 비용으로서 용선 투입기간 동안 가스공사가 예상하는 대체선 투입에 따른 총 발생비용은 총1,868만1,897달러(10월 17일 기준 약211억4,417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KC-1 멤브레인 5개월 납기 지연으로 사용하지 않아도 될 약 211억원이라는 예산이 낭비가 된 것이다.

김정훈 의원은 “가스공사의 KC-1 제작업체 부실검증과 설계 변경 과정에서의 문제점 등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 및 감사원감사 실시가 필요하다”며 강력한 감사 실시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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