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기를 수소·메탄으로 전환·저장 기술

P2G, 대용량의 전기를 장기간 저장 가능 기술
세계, 재생에너지 확대에 효율적 운영 대안 주목
한국, 수전해 및 CO₂ 메탄화 기술 개발 촉력 필요

 

Power-to-Gas란

Power-to-Gas는 PtG, P2G 등으로 표현되기도 하며, 전기에너지를 수소 또는 메탄으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단, 이때의 전기는 기존의 화석연료(석탄, 석유, 가스)나 원자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 태양광,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원을 통해 생산되는 것을 기준으로 한다.

태양광,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는 온실가스 저감과 더불어 탈원전, 탈석탄 이슈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보급 확대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최근 우리나라도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로 높이는 ‘신재생에너지 3020’ 이행 계획을 발표했다.

전기는 다른 에너지원과 달리 저장이 어려워 전력이 생산됨과 동시에 소비가 이루어져야 하지만 재생에너지가 가지고 있는 출력 변동성으로 인해 생산된 전기를 안정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변동성에 의한 수요-공급의 균형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 필요하다.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따른 수요-공급의 균형 확보 수단으로서 (1)전력 공급의 유연성 확보 (2)전력망 확장 (3)수요관리 (4)에너지 저장의 방법이 있을 수 있다.

Power-to-Gas 기술은  에너지 저장 방법의 하나로서 기존의 에너지저장장치(플라이휠전지, 배터리, 압축공기 저장장치, 양수발전 등)에 비해 대용량의 전기를 장기간 저장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어 출력 변동성이 높은 태양광,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더불어 강조되고 있는 기술 중 하나이다.

특히 Power-to-Gas 기술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로 첫째는 전기를 사용하여 물을 분해하는 수전해 기술, 두 번째는 수전해를 통해 생산된 수소와 이산화탄소를 결합하여 메탄을 만드는 CO₂ 메탄화 기술이다. Power-to-Gas는 아래 그림과 같이 전력망, 천연가스망과 연계하거나 또는 Power-to-Gas 단독으로 구성된 에너지 모델 구현이 가능하다. [사진1]

 

 

 

Power-to-Gas 핵심기술

1) 수전해(물전기분해) 기술

Power-to-Gas의 핵심기술 중 하나인 물전기분해 기술은 사용되는 전해질의 종류 및 전기분해 방식에 따라 크게 3가지로 구분된다. 알칼라인(Alkaline) 전기분해 기술은 알칼리용액(KOH, NaOH)을 전해질로 사용하며, 기술의 성숙도 및 경제성 측면에서 가장 안정적인 기술로 평가되고 있다.

고분자전해질(PEM, Polymer Electrolyte Membrane 또는 Proton Exchange Membrane, 양성자교환막으로 표현하기도 함) 전기분해 기술은 알칼라인 전기분해 기술에 비해 셀 수명이 낮고, 건설비가 비싸다는 단점이 있으나 효율이 높고, 부하변동에 대한 유연성이 상대적으로 좋으며, 기술개발에 따른 비용 감소로 미래에는 알칼라인 전기분해 기술과 동등한 수준의 건설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고체산화물(Solid Oxide) 전기분해 기술은 실험실 규모의 연구개발 단계로 고온 운전조건으로 인해 적은 전기에너지로 고효율의 물분해가 가능하나, 추가의 고온열원을 필요로 하며 고온에서 내구성을 가지는 전해질이 필요하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2) 이산화탄소의 메탄화(CO₂ Methanation) 기술

Power-to-Gas의 또 다른 핵심기술은 물전기분해를 통해 생산된 수소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반응시켜 천연가스의 주성분인 메탄으로 전환하는 CO₂ 메탄화 기술이다. CO₂ 메탄화 기술은 촉매역할을 하는 물질의 종류에 따라 미생물을 사용하는 생물학적 메탄화 기술과 니켈기반의 촉매를 사용하는 열화학적 메탄화 기술로 구분된다.

생물학적 메탄화 기술은 수소와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메탄을 생성시키는 미생물을 사용하는 것으로 열화학적 메탄화 기술에 비해 시스템 구성이 단순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30~70℃)에서 운전되는 장점이 있으나 아직은 파일롯 규모의 실증 단계로 가스와 액체 사이의 물질전달 향상, 시스템 효율 향상 등의 검증이 필요하다.

열화학적 메탄화 기술은 기술적 성숙도 및 대용량 운전 가능성 측면에서 높게 평가되나 간헐적 운전에 대한 유연성이 적고, 운전온도가 높으며(300~550℃), 촉매 사용으로 인한 가스의 성분제어, 온도 제어가 필요하다.

 

유럽 Power-to-Gas 기술개발 현황

1) Power-to-Gas 기술개발 이력 및 프로젝트 현황

전세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Power-to-Gas 기술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곳은 유럽이다.

1990년대 풍력, 태양광 기술의 성숙도가 증가하면서 보급이 활발해지고 이에 따라 대용량의 전기 저장 수단으로 관심이 높아지는 계기가 됐다. 유럽연합은 최종 소비 에너지 기준으로 2020년까지 재생에너지원 비중을 20%로 목표로 하고 있는데, 2017년 현재 유럽연합 28개국 중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 등 11개 국가가 이미 2020년 재생에너지 비중 목표를 달성하였으며, 나머지 국가들도 재생에너지 보급에 활성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목표 달성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Power-to-Gas 기술 개발 및 실증프로젝트 추진이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국가는 독일이다. 독일은 유럽에서 러시아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국가로 에너지 이용의 경제성, 에너지 공급의 안정성, 에너지의 환경 친화적 이용을 기반으로 한 독일의 에너지 정책 및 방향은 유럽의 다른 나라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다.

독일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당초 2033년까지를 목표로 하고 있던 탈원전 계획을 2022년으로 앞당김에 따라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속도가 증가했고, 2016년 기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33.4%를 달성했다.

독일은 향후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50%,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80%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국가간 전력망이 연계되어 최대 25%까지 변동성 수용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향후의 재생에너지 증가에 대비하여 다양한 기술 및 생산 모델을 적용한 20여개 이상의 Power-to-Gas 실증플랜트를 설치, 운영, 계획하고 있다.

현재 유럽에서는 30여개의 플랜트가 운영 중이며 14개 플랜트를 추진계획 중으로 운영 및 계획되는 플랜트의 70%는 수소를 생산하는 플랜트이다. 수소 생산을 위해 적용된 전기분해 기술은 알칼라인이 19개 플랜트, PEM이 21개 플랜트로 유사한 비율로 적용됐으며, 메탄 생성을 위해서도 생물학적 메탄화 기술과 열화학적 메탄화 기술이 유사한 비율로 적용되어 실증되고 있다. 플랜트 규모는 1㎿ 이상 36%, 100㎾에서 1㎿ 미만이 34%, 100㎾ 미만이 21%로 다양한 규모에 대한 실증을 추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 주요 프로젝트

① 수소생산 프로젝트 : 독일 Mainz 프로젝트

독일 Mainz 지역에 설치된 Power-to-Gas 실증플랜트로 2012년부터 독일연방경제에너지부에서 예산의 50%를 지원하고 Linde, Siemens 등의 기업이 참여해 추진됐다. 8㎿의 풍력발전과 연계해 연간 200 톤의 수소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15년 7월부터 운전 중이다. 플랜트 규모는 6.3㎿(2.1㎿×3기)로 Siemens 사의 PEM 전기분해 기술이 적용돼, 생산된 수소는 천연가스 배관망 주입 실증 및 튜브트레일러 충전을 통한 수송에 활용된다.

② 메탄생산 프로젝트 : 독일 E-gas 프로젝트

독일 북부 지역의 풍력 발전과 연계한 Power-to-Gas 실증플랜트로 자동차 회사인 Audi가 참여했다. 알칼라인 전기분해 기술을 적용하여 최대 1,300N㎥/h의 수소를 생산하고, 생산된 수소는 인근 바이오가스 플랜트에서 포집된 이산화탄소와 반응시켜 연간 1000 톤의 메탄을 생산한다. 생산된 메탄은 Audi의 친환경 자동차 연료로 주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③ 메탄생산 프로젝트 : 덴마크 BioCat 프로젝트

덴마크 Avedøre 지역에 설치된 Power-to-Gas 실증플랜트로 Electrochaea 사가 참여했다. Electrochaea 사는 생물학적 메탄화 기술 보유 업체로 2006년 실험실 규모의 연구를 거쳐 현재 1㎿ 급 실증플랜트를 설치, 운전하고 있다. 알칼라인 전기분해 기술을 적용하여 200N㎥/h의 수소를 생산하고 생산된 수소는 이산화탄소화 반응시켜 50N㎥/h의 메탄을 생성한다. 미생물을 사용하는 생물학적 메탄화 기술을 적용하여 메탄농도 97% 이상을 달성하였으며, 생산된 메탄은 천연가스 배관망에 주입한다. Electrochaea 사는 실증 운전을 바탕으로 향후 10㎿ 급 설계도 가능할 것으로 제시하고 있다. [사진2]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따른 대응기술 

재생에너지 보급 확산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유럽에 비해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미국, 중국, 일본 등의 재생에너지 보급은 걸음마 수준이다.

그러나 세계 각국은 온실가스 저감 및 새로운 에너지 환경으로의 전환을 위해 재생에너지 보급 활성화에 힘을 쏟고 있고, 속도의 차이는 있을지 모르지만 재생에너지 보급 확산은 미래에 우리가 필연적으로 받아들이게 될 에너지 환경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대표적으로 미국에서 재생에너지 보급을 가장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는 캘리포니아주는 2030년까지 전력의 50%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하고, 수송용 연료의 30%를 재생에너지로부터 생산한 메탄(RNG, Renewable Natural Gas)으로 대체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일본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22~24%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중국도 지역별로 재생에너지 비중을 2020년까지 10~13%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재생에너지 보급 확산 노력에 따라 전력망 안정과 재생에너지의 효율적 활용을 위한 대비가 필요할 것이고 Power-to-Gas 기술은 그 대비의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국내의 Power-to-Gas 기술 수준은 턱없이 부족하다. 독일은 Power-to-Gas 기술의 상용화에 10~15년이 소요될 것을 예상하여 2000년대 초반부터 현재까지 다양한 용량, 다양한 기술에 대한 실증을 수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향후 10년, 20년 후를 대비하여 물전기분해, CO₂ 메탄화 기술 등의 단위기술에 대한 국산화 개발을 비롯하여 전체 시스템의 성능평가 기술, 국내에 적용 가능한 다양한 Power-to-Gas 시나리오에 대한 기술적, 경제적, 환경적 분석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기술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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