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미국과 유럽에서 시작된 저녹스버너(사진) 연소기술 개발 붐은 현재 우리나라에도 미치고 있으며, 녹스 배출량 10ppm 안팎의 초고효율 기술이 평준화되고 있다.

 

FGR 미사용 연소기술개발로 구미지역과 동등한 성능 구현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1990년대부터 지구온난화, 대기오염 발생 총량 규제 움직임, 대기환경오염물질 규제 등을 계기로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수행해 왔다. 이후 저녹스 관련 연소기술로는 미국과 유럽이 단연 글로벌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했지만,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권에서도 이에 못지 않은 기술력이 확보되고 있다.

전 세계의 저녹스(NOx) 연소기술을 그 수준에 따라 나라별로 크게 나누면 미국, 유럽, 일본, 한국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끊임 없는 투자로 글로벌 최상위 기술을 보유한 미국과 유럽을 들 수 있고 일본은 최근 미국, 유럽과 거의 동등한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했지만 일부 세부 분야에서는 아직 뒤처졌다는 평가다. 

우리나라의 경우 유럽 및 일본보다 저녹스버너 상용화 기술개발을 10년 이상 늦게 시작했음에도 2006년부터 시행된 정부의 저녹스 지원 사업 덕택으로 단시간에 빠른 기술 진보를 이뤄냈다.

그 결과, 현재 국내의 저녹스 기술 수준은 일본보다 앞서있다는 평가가 해외에서도 지배적이며, 유럽과 거의 동등한 수준에 도달해 있다고 할 수 있다.

 

‘저녹스 강국’들의 버너 연소기술력은

현재 선진국의 연소기술 개발은 연소시스템 글로벌 전문 기업들을 중심으로 실제 현장과 동일한 수준의 테스트 형식으로 상용화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John Zink Company, Coen, 영국의 Hamworthy 등이 세계적인 버너 메이커로 기술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하단 이미지 참조)

 미국 DOE(에너지부)에서 지난 2002년 발표한 연소기기 기술 로드맵(Combustion Roadmap)에서는 보일러 및 연소기 분야의 기술적 핵심 요구사항으로 NOx, CO, CO₂ 저감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위한 주요 기술달성 지표는 △NOx 배출 2ppm 이하 △CO 배출 5ppm 이하 △배기가스온도 60도 이하 등으로 요약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미국의 연소기술력을 충분히 가늠할 수 있다.

미국이 추구하는 저녹스 연소기술과 다른 나라들의 기술 지향점은 근소한 차이가 있다. 미국은 주로 대용량의 산업용보일러 저녹스 연소기술에 상당한 진보를 이룬 반면, 유럽의 저녹스 기술력은 주로 중형의 상업용 보일러에 국한됐다.

일본의 경우에는 관류보일러가 산업용보일러 시장의 94% 이상을 차지하는 특수성으로 인해 미국 및 유럽에서 보일러에 설치된 기존 일반 버너만 저녹스버너로 교체해 질소산화물 배출 저감 효과를 얻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보일러와 버너를 동시에 저녹스 설계에 포함시키는 구조로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의 보일러 시장은 미국, 유럽, 일본의 기술적 특색을 고루 갖추고 있어 다양한 형태의 저녹스 연소기술 발달을 유도할 수 있는 텃밭이다. 이렇다보니 상대적으로 다양한 저녹스 기술 발달이 가속화된 경향을 보인다.

현재 우리나라의 연소기술 수준을 미국과 비교하면 2세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이를 우리나라의 저녹스 연소 기술이 그 만큼 낙후됐다고 보긴 어렵다.

미국 저녹스 연소기술의 경우 외부 FGR(배기가스 재순환) 비율을 최대치로 높여서 녹스 발생을 줄이는 방식으로 발달된데 비해, 우리나라는 외부 FGR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지만 녹스 저감 성능은 동등한 수준이다.

국내외 연소기기 주요 제조업체 현황

 

한국 저녹스버너 기술의 현 주소 

국내에서 개발된 기존 초대형 보일러에 버너만 저녹스버너로 교체해 사용할 수 있는 버너로는 ‘Staged Fuel’ 타입이 있다. 이는 외부 FGR을 사용하지 않으며, 기존 버너의 연소헤드와 크기가 동일해 별도의 보일러 전면부 수리 및 개조 작업이 필요 없는 등의 조건을 모두 만족하기 때문에 세계적으로도 독보적인 기술로 인정받고 있다.

연소기술 최강국인 미국의 저녹스버너 제품은 외부 FGR 비율을 높이면서도 화염 안전성을 유지해 한 자릿수 ppm 단위까지 NOx 발생을 저하시킨 특성상 국내에서는 초기 투자비도 많이 소요될 뿐 아니라 유지비가 높은 SCR의 설치도 불가피하다.

반면, 외부 FGR을 사용하지 않는 한국형 가스버너의 경우 이러한 단점을 극복, 국내 산업현장 실정에 맞게 최적화됐다고 볼 수 있다. 

외부 FGR 방식은 저녹스버너 외에도 보일러 배기가스 최종 연도에서 버너까지 배기가스 공급을 위한 덕트배관 및 배기가스 공급용 송풍기 등 시설 공사와 유량 제어 등 부수적인 장치들이 다수 포함된다. 때문에 최근 미국에서도 외부 FGR 없이 녹스 배출농도 15ppm을 달성한 버너가 보일러 신규설치 시장에 속속 출시되고 있다.

그러나 이도 실용성에 한계가 있다. 풍압 손실이 통상의 버너보다 높거나 NOx 발생 억제를 위해 부분 예혼합을 하는 구조이며, 버너 운전 시 각 부하별로 열음향 진동을 피하기 위해 공기비 FGR 비율 등을 각각 다르게 지정된 값으로 운전해야 하고 별도의 전용제어기를 필요로 하는 등 실용적인 보급에 장애요인이 있다.

FGR 방식을 적용하면 초대형 보일러의 경우 연소 성능을 높이기 위해 송풍기를 교체해야 한다. 소요 동력이 몇 백 마력 이상 되는 대형 송풍기를 교체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국내에서의 이러한 제약을 모두 극복한 세계 최고 수준의 저녹스버너 성능은 현재 버너 단일 용량이 스팀증발량 시간당 20~50톤인 산업용보일러에 적용되는 저녹스버너의 경우 30ppm(미국․유럽 기준, 발열량 8650kcal/Nm³ 천연가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한국 기준으로 환산하면 40ppm이다. 동일한 버너로 발열량이 높은 가스를 연소하면 화염온도가 상승하고, 온도가 상승한 만큼 NOx 발생량도 증가한다.

현재 우리나라 저녹스 인정기준은 50ppm이지만 지역난방공사 등에서 사용하고 있는 보일러용 버너의 경우 세계 최고 수준인 40ppm이 적용되고 있는 만큼, 이미 국내 저녹스 연소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른 상황이다.

 

저녹스버너 현행 인정기준의 개선점

우리나라에서는 외부 FGR 방식의 저녹스 연소기법을 채용한 버너는 저녹스 버너로 인정해주지 않고 있어 다각적인 저녹스버너 연소기술 개발에 제약이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본문에서는 외부 FGR 방식의 단점이 언급됐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국내 사업장 입장에서의 설치․비용적 측면이 크다.  

외부 FGR을 사용하면 보일러 연도에서 추출한 배기가스 온도가 200~300℃로 화염 온도에 비해서 매우 낮고, 산소농도도 2~4% 범위로 연소용 공기 중에 포함된 산소 농도 20.9%보다 매우 낮아 결과적으로 NOx 발생도 감소된다.

화염 중에 1,370℃이상 되는 고온 영역에서는 보온(保溫)성 NOx가 생성되는데, 고온에 의해 공기 중에 있는 산소분자와 질소분자가 서로 반응해 발생되는 것이기에 화염온도를 낮추면 이렇듯 고온에 의해 발생된 NOx가 저감되는 장점이 있다.

특히, 외부 FGR 방식에서는 화염 온도를 저하시키고자 공기의 양을 늘리면 공기 중에 포함된 산소 분자의 양이 많아져서 공기 중의 질소 분자와 반응해 NOx를 생성할 수 있는 NOx 발생 증가 요인이 공기량 증대 효과로 얻은 화염의 온도 저하에 의한 NOx 발생 감소 효과보다 크다.

결과적으로는 최종 NOx발생이 증가하는 것에 비해 배기가스 중에는 산소 농도가 희박하므로 (2~4%) 질소와 반응하여 NOx를 만들어내는 산소 분자의 양에는 큰 증가 없이 화염 온도만 낮아져서 효과적으로 Thermal NOx 발생을 감소시킬 수 있는 장점도 있다.

FGR의 기술적 차이는 있지만 결국 NOx 발생 저감을 극대화시킨다는 점에서 국내외 연소기술업계가 지향하는 바는 같다. 외부 FGR 방식의 버너 설계가 국내 실정에 최적화된 개념이 아니라고 해서 이를 인정기준에서 제외시킨다면 이는 국내 버너업계의 범용(汎用)적 기술개발 촉진에 저해요소가 될 것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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