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는 사람들이 생계를 꾸려가기 위해 지속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직업이다. 따라서 사람들이 생활하는데 필요한 일자리를 제공하는 정책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기업체의 일자리 창출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 또한 정부가 해결해야 한다.

일자리는 신제품의 생산과 유통, 특히 규제정책에 따라 고무줄처럼 늘거나 줄어들 수 있다. 정부의 규제로 매출에 심각한 영향을 주면, 업체는 일자리를 줄인다. 자동화 기술은 사람의 단순기능에서 복합기술까지도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한다. 더욱이 인터넷, 무선통신, 드론의 등장으로 늘어난 일자리보다 더 줄어들었다는 징표는 실업률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인공지능이 이끌 4차 산업혁명시대의 고용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신산업의 등장과 신제품이 개발되면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지만, 더 높은 생산성, 고품질 정밀도 요구 조건은 자동화 기술만이 충족시킬 수 있어 일자리가 늘어나기 어렵다. 따라서 기업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유인책은 우선 정부의 규제완화에서 찾아야 한다.

사람들의 생활에 안전성을 제공하고자 만들어진 규제가 이제는 일자리를 줄여 생계를 어렵게 하는 부메랑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규제혁신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외친다. 심지어 대통령 직속으로 규제개혁위원회를 설치하여 규제개혁을 심의하지만, 규제의 생산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이제 우리의 포지티브 규제도 선진국의 네거티브 정책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허용한 것 이외는 안 된다는 규제책으로는 일자리를 유지하기도, 창출하기도 어렵다. 네거티브 규제가 안 된다면, 차선책으로 쉐도우 규제정책(shadow regulations)의 도입이 필요하다. 즉, 신제품 개발이나 서비스 제공이 공공의 안전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그럴 개연성이 있을 경우는 쉐도우 규제를 제정하여 1~3년간의 모니터링 기간을 거친 후 규제의 도입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쉐도우 규제에서는 신제품이나 서비스 제공으로 인한 불안전성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은 경우 업계자율로 시장진입을 우선 허용하는 것이다. 이후 모니터링 결과 규제의 필요성이 인정되면 사전에 준비한 쉐도우 규제에 근거하여 대책을 즉시 시행함으로써 안전을 확보하면서 일자리도 창출하는 제도이다.

가스도 도입 초창기에는 일자리를 많이 제공하였지만, 석탄을 비롯한 대체 연료의 일자리는 크게 줄었다. 그동안 성장세를 유지하던 도시가스는 2013년, 그리고 액화석유가스는 2009년을 정점으로 매년 감소하면서 일자리 문제가 발생하였다. 가스용품을 생산하는 제조업체도 가스 공급사의 수요 감소와 저가형 수입품의 증가로 일자리가 많이 줄었다.

최근 감소된 가스 공급량의 여파로 공급업체의 구조조정이 시작되면서 일자리가 줄어드는 추세이다. 가스업계의 일자리도 정부의 규제개혁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한계점에 도달한 것이다. 이제 가스업계도 쉐도우 규제정책 도입으로 일자리를 유지해야 한다.

안전과 편의성을 제공하고자 합의된 규제가 일자리 창출을 막는다면 규제완화를 통해 기업체의 생산 활동을 지원해야 한다. 하지만, 규제로 이익을 보는 그룹의 반발과, 규제의 필요성과 개혁의 당위성 사이에서 정부는 신중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형평성에 관련된 규제는 소비자의 선택권과 신기술개발을 통한 일거리 창출기업에 유리하도록 바꾸어야 한다.

가스업계도 규제완화만을 외치지 말고, 신제품 개발 및 보급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대안을 찾아야 한다. 소비자가 값싼 전기 대신 가스를 사용해야 하는 당위성을 제시하여 이해를 구하고, 가스업계는 일자리를 유지하거나 창출로 화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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