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가스신문 ] 설(구정) 연휴기간에 작으나마 의미 있는 국제에너지정세 변화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사우디와 러시아가 중심이 되어 석유-가스 생산국 ‘슈퍼(Super)그룹’ 창설을 시도하고 있다. 금년 말까지 청설한다고 한다. 이들은 힘 빠진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대신할 새로운 카르텔을 창성하여 시장주도권을 되찾겠다는 것이 분명하다.

그 첫 움직임으로 사우디가 러시아 천연가스 수입을 시작한다. 그 대신 러시아는 사우디 국영석유회사(아람코) 자본공개에 참여할 것 같다. 생산조절기능을 초월하는 협력강화를 약속한 것 같다. 석유생산 게임 매력이 다해가는 이 시점에서 천연가스 초과이윤 확보게임을 벌리려 하는 것이 아닌가? 이는 최근 복잡한 국제석유정세변화를 보면 쉽게 이해된다. 지금 국제석유가격이 배럴 당 60불 수준에서 정착될 것 같다. 뒤돌아보면 정확하게 3년 전 100불 수준이던 미국 서부텍사스 중(中)질유 가격(WTI)은 2016년 초 30불 수준으로 급락하였다. 

경제 불황 등으로 인한 수요부진 때문이었다. 물론 미국의 셰일오일·가스의 양산이 결정적 촉매역할을 하였다. 이에 석유생산국기구(OPEC)의 기능이 마비되었다. 이때부터 국제에너지질서는 급변하기 시작하였다. 원유부자 중동 산유국들의 재정적 어려움이 가중되었다. 

사우디가 재정적자에 직면하고 베네수엘라는 파산에 직면하고 있다. 여기에다 OPEC회원국은 아니지만 세계1위 원유생산국인 러시아는 심한 경제운용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반해 미국은 에너지자립을 거의 달성하였을 뿐 아니라 2022년경에는 세계 1위 산유국이 될 것 같다. 

국제에너지질서 주도권이 산유국에서 미국으로 바뀌고 있다. 에너지질서는 바로 국제정치패권과 연계된다. 이에 대한 반(反)작용이 지난 2년 여 OPEC과 러시아의 연합이었다. 이들은 생산량 조정을 공개적으로 독려, 감시하였다. 그 후 세계경제회복과 리비아 등지에서 지정학적 불안, 그리고 미국 세일 감산 등의 영향으로 가격상승세를 보여 왔다. 영국 원유가 배럴 당 70불을 상회하기도 하였으나 이제 60불 수준 유지가 전문가들과 관련 기업들의 희망수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렇지만 현재 가격수준은 산유국들의 이기적 독자행동을 유발가능한 수준이다. 여기에다 4차 혁명 수준의 경제구조 변화에다 전기차 등 기술혁신으로 석유수요 장기증가는 한계가 보인다. 

미국 셰일생산 기술혁신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미국 달러화 가치상승도 예견된다. 이에 국제석유가격 하향조정 가능성은 갈수록 확대될 것 같다. 이에 50불 수준 국제유가수준을 일시적인 ‘횡재’라는 의견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이러한 국제석유시장 단기 안정과 장기 하향추세가 천연가스시장에도 적용될까? 가스시장의 석유시장 연동화는 지속될까? 필자는 지금이 석유와 천연가스 시장의 괴리가 시작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확신한다. 

그 이유는 초과이윤 획득이 다양한 천연가스시장에서 훨씬 용이하기 때문이다. 우선 발전용과 도시가스용이라는 차별적 시장이 존재하고 시장 구조적 특성이 국가마다 차별적이기 때문에 초과이윤 창출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아직 유럽시장과 북미시장 간의 연동이 완전하지 않다. 아시아, 특히 동북아시장의 특성은 정착되지 않고 있다. 파이프라인가스와 액화천연가스(LNG)시장 통합도 아직 미진하다. 이에 석유시장에서 고수익이 보장되지 않는 산유국과 석유기업들의 천연가스시장에서 초과이윤 추구는 당연하다. 

끊임없는 시장급변을 통해 초과이윤 획득의 정당성을 확보할 것 같다. 아직은 미약하지만 겁나는 시장변화가 소리 없이 진전되는 것 같다. 후회 없도록 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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