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품목 공급업체들도 경영스타일 따라 성적표 희비 엇갈려

 

[가스신문=한상열 기자] 지난해 산업용가스 관련업체들의 경영성적표를 보면 대부분 경기침체의 영향을 받아 부진한 측면이 있지만 그동안 고압가스업계 관계자들이 ‘같은 품목을 판매하는 회사들이라 할지라도 사업자의 경영스타일에 따라 경영실적이 크게 엇갈린다’는 예측이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 철강, 건설 등의 분야에서 산업용가스 수요가 대폭 감소하면서 대부분의 업체들은 매출액 감소와 함께 경쟁이 심화돼 수익률까지 크게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몇몇 업체들은 영업손실, 당기순손실 등 적자를 기록하면서 매우 우울한 실적을 내놓았다.

하지만 일부 사업자들은 산업용가스 판매량 감소에 대비해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하는 한편 내실경영을 함으로써 지속적인 성장을 구가해 대조를 보였다. 특히 반도체, 석유화학 등의 호황에 힘입어 몇몇 특수가스메이커들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기도 했다.

본지는 금융감독원이 전자공시를 통해 발표한 60여개 산업용가스 관련기업들의 2017년도 경영실적을 새롭게 집계, 분석했다.

이번 기획에서도 분야별로 나눠 집계했지만 산업용가스제조사들이 특수가스까지 취급하는 등 1개 분야 이상의 사업을 벌이는 경우가 많아 어느 한 분야의 시장규모를 파악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컸다. 그러함에도 △산업용가스제조사 △특수가스제조사 △탄산제조사 △고압용기·초저온저장탱크·엔지니어링사 △수소·산업용가스공급사 등으로 나눠 2017년도 산업용가스 관련기업들의 경영실적을 소개한다.

 

산업용가스제조사 
 

 

다국적기업 중심으로 탄탄한 실적 내놔


2016년 버슘머트리얼즈코리아와의 분사로 특수가스부문을 떼어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4568억원의 매출을 올린 에어프로덕츠코리아(대표 김교영)는 특히 영업이익 1000억원을 달성시킴으로써 고압가스업계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는 경기도 평택시 장당산업단지 내에 건립한 새로운 ASU(공기분리장치)의 가동이 본격적으로 이뤄져 초고순도 산업용가스를 대량 공급하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매출액 5000억원을 돌파한 대성산업가스(대표 김형태·김신한)는 691억원의 영업이익과 28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2월 지분 전량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매각함으로써 최근 경영 환경이 크게 바뀐 결과라고 분석되고 있다.

지칠 줄 모르고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프렉스에어코리아(대표 성백석)는 지난해 매출 4390억원, 영업이익 914억원, 당기순이익 731억원 등을 기록해 각각 17.2%, 29.7%, 26.0%의 높은 신장률을 나타냈다.

린데코리아(대표 스티븐 셰퍼드)도 지난해 3124억원의 매출을 올려 16.1%의 비교적 안정된 상승세를 탔으며, 영업이익 447억원, 당기순이익 337억원 등 양호한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2016년 온사이트 및 벌크부문의 사업을 린데코리아에 매각한 에어리퀴드코리아(대표 박일용)는 지난해 매출 2966억원으로 다소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다소 줄었다. 이는 최근 수소부문의 사업에서 정체를 보인 탓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 SK머티리얼즈의 자회사인 에스케이에어가스(대표 김상협)는 지난해 931억원의 매출과 22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등 매우 안정적인 실적을 나타냈으며, 충남 당진의 그린에어(대표 박종화·김신한)와 울산의 코리아에어텍(대표 서영석)은 대부분의 경영실적이 마이너스성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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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가스제조사
 


원익M, 백광산업 등 일부만 상향곡선

특수가스 관련기업들의 지난해 경영실적도 취급하는 가스의 종류에 따라 매우 큰 차이를 보였다.

국내 최대의 특수가스메이커인 SK머티리얼즈(대표 장용호)는 지난해 다소 쉬어가는 상황이나, 매출액 3742억원으로 전년 대비 6.2% 상승에 불과하지만 영영이익 1138억원은 업계 최대 규모다.

하지만 원익머트리얼즈(대표 한우성)는 다시 뛰는 분위기다. 지난해 1932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 회사는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도 각각 357억원, 164억원을 달성했다. 

일본 칸토덴카쿄교의 삼불화질소(NF₃)를 수입, 판매하는 칸토덴카코리아(대표 미쯔이 타카유키)는 지난해 1117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26.0%나 증가했으나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후성(대표 송한주·김용민)도 지난해 2412억원의 매출과 37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큰 성장을 이뤘으나 당기순이익은 304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50% 감소했다.

소금물분해과정에서 나오는 수소(H₂) 외에 고순도 염소(Cl₂) 등의 특수가스 제조와 고압용기 재검사 및 전처리사업을 하는 백광산업(대표 김성훈)은 지난해 경영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 1449억원의 매출을 올린데 힘입어 영업이익 95억원, 당기순이익 67억원을 달성해 전년대비 대폭 증가했다.

일본 쇼와덴코의 한국법인인 한국소화화학품(대표 에모리 미츠요시)도 고순도 아산화질소(N₂O) 판매량이 늘어 지난해 449억원의 매출을 올려 3.5% 증가한 것에 그쳤지만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은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코스닥 상장업체인 하나머티리얼즈(대표 서원교)는 지난해 반도체장비사업 등으로 단숨에 매출액 1000억원을 돌파하면서 도약했다. 이 회사는 현재 충북 청주 오창에 연간 1800톤 생산능력을 가진 고순도 N₂O 제조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이 밖에 고순도 암모니아로 특수가스시장에 뛰어든 코아텍(대표 문영환)과 함께 기타 특수가스를 제조, 판매하는 솔베이케미칼(각자대표 후아두, 로드리고엘리존드, 최승봉), 제이티(대표 유홍준), 홍인화학(대표 이재건) 등은 전반적으로 마이너스성장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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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산제조사
 


유진화학 외 전반적으로 마이너스성장

조선업 붕괴와 함께 탄산의 수요가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가격경쟁이 더욱 치열해져 지난해 상반기 탄산메이커들이 적자경영에 시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하반기 대폭적인 가격인상을 단행했으나 그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최대의 탄산메이커로 코스피 상장기업인 태경화학(대표 박기환)은 2016년 5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으나 지난해 다시 474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도 각각 50% 이상씩 크게 줄어들었다.

선도화학(대표 민창기)도 지난해 227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영업손실 및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경영을 면치 못했다. 이 같은 현상은 한유케미칼(대표 박기흥)과 동광화학도 마찬가지며, 다만 창신화학(대표 배상도)은 2016년 적자경영에서 다시 흑자전환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탄산업계에서 유일하게 좋은 실적을 내놓은 곳은 유진화학(대표 배성만)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223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12.1% 신장했으며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유진화학이 이처럼 남다른 실적을 보인 것은 반도체 공정용 세정가스로 고순도 탄산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시작했으며 또 탄산제조 외에 경기도 오산에 고압가스충전시설을 가동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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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압용기·초저온저장탱크·엔지니어링사
 


대부분 매출 감소, 적자전환도 속출

국내 최대의 고압용기메이커인 엔케이(천남주·장해주)는 지난해 833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도 1576억원에 비해 47.1%나 감소한 데 이어 영업손실 및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엔케이의 계열사인 이엔케이(대표 이경규)도 673억원의 매출과 함께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냈다. 하지만 엔케이텍(대표 이승복)은 지난해 매출 507억원을 달성하면서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한동안 고전하던 한국HPC는 지난해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120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 회사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올리는 등 마스테코가 인수한 후 빠르게 안정을 되찾고 있다는 게 용기업계의 분석이다.

후성이 인수한 한텍(대표 박건종)은 지난해 1305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전년 대비 15.6% 감소에 그쳤다.

반도체제조용 기기와 장비의 제조·판매업을 영위하는 버슘머트리얼즈 한양기공(대표 임태준)은 지난해 1326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무려 74.0%나 증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초저온저장탱크제조업체인 대웅시티(대표 김태섭)는 지난해 191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전반적으로 경영실적이 다소 부진했고, 크리오스(대표 김대성)도 지난해 166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 및 관리 강화로 적은 액수나마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MS이엔지(대표 최병철) 또한 매출은 115억원으로 다소 늘었지만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한편 LPG 및 고압용기용 밸브를 생산, 공급하는 영도산업(대표 이광호)은 지난해 226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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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및 산업용가스공급사
 


수소분야 상승곡선, 충전소는 들쭉날쭉

국내 최대의 수소메이커인 덕양(대표 이치윤·이현태)은 최근 지속적인 투자를 하는 가운데에서도 매우 양호한 실적을 나타냈다. 지난해 3118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9.4% 증가한 덕양은 영업이익 68억원, 당기순이익 48억원을 올려 전년 대비 무려 200% 이상씩 증가했다.

국내 2위의 수소메이커인 SPG의 자회사로 파이프라인을 통한 수소판매부문의 에스피지케미칼(대표 이성재)과 용기를 통한 수소판매부문인 에스피지산업(대표 이성재)은 각각 1554억원, 27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수소와 아세틸렌을 공급하는 에스디지(대표 민창기)의 상승세는 가히 괄목할만하다. 이 회사는 지난해 351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44.5%나 신장했고,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도 각각 56.9%와 81.1%가 증가했다.

수도권의 아세틸렌 및 산업용가스 전문공급업체인 경인에코화학(대표 이상태·문희철)은 지난해에도 꾸준히 성장, 545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삼정가스공업은 지난해 매출액은 다소 감소했으나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이 100% 안팎으로 큰 폭으로 늘어났다. 인천에 본사를 둔 대덕가스(대표 박유신)의 경우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다소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밀성산업가스(대표 김의중)는 지난해 111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도 증가했다.

국내 최대의 산업용가스충전회사인 MS CORP의 자회인 MS가스(대표 전청민)는 지난해 408억원의 매출로 전년 대비 다소 감소했다.

중부지역의 대표적인 산업용가스충전회사인 가스켐테크놀로지(대표 조창현)는 지난해 195억원의 매출, 12억원의 영업이익, 1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는 등 매우 양호한 실적을 발표했다.

전북의 대표적인 산업용가스충전회사인 한국특수가스(대표 서흥남)와 전남의 대표적인 산업용가스충전회사인 신일가스(대표 유봉래)는 각각 294억원(5.4% 증가) 및 204억원(10.4% 증가)의 매출을 올리는 등 전년에 이어 성장이 지속됐다.

하지만 울산의 동덕산업가스(대표 이영도)는 지난해 매출 191억원을 올렸지만 전년 대비 18.1%나 감소했고 영업손실 12억, 당기순손실 32억원을 기록하는 등 적자경영을 내며 최악의 국면을 맞았다.

동해가스산업(대표 김정한)도 지난해 매출액의 소폭 감소와 함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또 경남 창원 진해구의 신대양(대표 박종춘)은 2016년 매출 129억원에서 지난해 22억원으로 82.7%나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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