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유틸리티 기업들 스마트 유틸리티 변모 위해 GIS플랫폼 선택 
 

웹GIS 활용하면 비용절감·수익성 개선 기대
GIS는 LNG수요 둔화 속 가스사들 생존 위한 열쇠 

 

 

세계 에너지시장의 중심축이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 국가들의 LNG(천연가스) 소비가 전 세계 어느 지역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실제로 지난해 LNG 최대 수입국으로 일본(8360만t), 중국(3810만t), 한국(3760만t)이 이름을 올렸다.

일본은 2011년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폭발 사고가 일어나면서 천연가스 수요가 크게 증가했고, 중국은 미세먼지 해소를 위해 석탄 대신 천연가스 사용을 늘리는 등 정부의 정책 패러다임이 친환경 에너지로 변화하면서 지난해 한국을 제치고 세계 2위 LNG 수입국이 됐다.

한국은 정부의 탈원전·탈석탄 정책에 따라 2017년 전체 발전량의 16.9%였던 LNG 발전 비중을 2030년 18.8%까지 늘리기로 함에 따라 LNG 수입이 증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LNG 주 수요처인 도시가스 업체들은 도시가스 보급의 포화와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난관을 겪고 있다.

국내 도시가스산업은 2013년 10억7,501만2,000GJ(기가줄)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이후 2년 연속 공급량이 하락하는 혹한을 겪었다. 이는 산업용 수요의 하락과 주택용 수요의 정체 때문으로, 최근 도시가스 수요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지만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도시가스 업체들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

▲ 출처:EIA

 

▲ 출처: 한국도시가스협회

 

스마트 유틸리티로 변모해야

4차 산업혁명의 도래와 IT 기술의 발달은 기존의 산업구조에 피할 수 없는 변화를 가져왔다. 가스 산업 역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수요 및 공급으로 인한 영향 최소화와 안정적인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더구나 최근 잇따라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GIS(공간정보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한 유틸리티 네트워크 관리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80% 이상의 데이터가 공간요소를 포함하고 있는 만큼 GIS로 다양한 데이터를 통합하고 분석,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 세계 유틸리티 기업들은 스마트 유틸리티로의 변모를 위해 GIS 플랫폼을 선택하고 있다. 어느 자산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물론 안전관리, 현장업무, 서비스 중단 시 대응 등 보다 원활한 유틸리티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GIS를 광범위하게 활용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리서치앤마켓(ResearchandMarkets)은 전 세계 유틸리티 산업 내 GIS 시장이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9.27%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역시 1994년 아현동 가스폭발 사고와 1995년 대구지하철공사장 도시가스 사고를 연달아 겪으며 보다 안전한 유틸리티 관리를 위해 GIS를 도입해왔으나, 아쉽게도 한국 유틸리티산업의 GIS 활용은 데이터 관리나 시각화에 초점을 맞춘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한국 유틸리티산업의 발전을 위해 GIS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갈수록 높아지는 고객의 요구사항을 충족하고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경쟁력을 제고하려면 무엇보다 데이터를 바라보는 시각을 달리해야 한다. 단순히 데이터를 수집하고 모니터링 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한 발 더 나아가 분석을 통해 데이터를 ‘정보’로 변환시켜 이를 기반으로 한 의사결정을 내리고, 향후 발생할 일을 미리 예측 및 예방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가스계량기에 표기된 사용량은 데이터지만, 여기에 주소 데이터와 사용자 가구에 대한 데이터를 더해 4인 가구의 가스사용 평균치를 도출해내는 것은 정보가 된다. 그리고 이를 통해 가구별 연간 수요량을 예측할 수 있으며, 어떤 4인 가구가 평균치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를 보일 경우 문제를 파악하고 가스관을 교체하는 등의 예방활동을 취할 수 있다.

특히나 가스는 사고가 발생하면 공공의 안전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분석을 통한 예측과 예방이 더 중요한 산업이다. 그래서 PG&E와 같이 GIS를 잘 활용하고 있는 유틸리티 기업들은 파이프라인의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하여 지진과 같은 문제 발생 시 이를 빠르게 파악하고 조치를 취함으로써 리스크를 줄이고 있다.

 

신속한 재난 대응과 예방 중요 

2010년 9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의 샌 브루노(San Bruno)에서 대규모 폭발이 발생해 8명이 사망하고 집 38채가 전소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에너지기업 PG&E의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이 절단돼 발생한 가스폭발사고로, PG&E는 16억 달러(약 1조7000억 원)의 벌금과 과태료로 지불했으며 나중엔 배관 관리 소홀로 형사책임까지 지게 됐다.

기업 역사상 최악의 재앙을 맞은 PG&E는 이후 수년 동안 가스 인프라 개선과 이미지 회복에 매달렸다. 그리고 사고 3주기를 앞둔 2013년, PG&E의 파이프라인을 24시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사고를 예측 및 예방할 수 있는 가스 파이프라인 관제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 결과 이듬해인 2014년 6.0 규모의 강력한 지진이 캘리포니아 나파(NAPA) 지역을 강타했을 때 GIS 플랫폼을 통해 15분 만에 관련 지도를 생성하고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피해가 가장 큰 지역에 직원과 자원을 할당하는 등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었다. 다행히 안전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는 가스폭발은 단 한 건도 일어나지 않았고, 가스 배관망에 입은 피해도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는 샌 브루노 사고의 재현을 막기 위한 PG&E의 노력 덕분으로, 이후에는 지진으로 인한 지형 변화에 대처하고 향후 일어날 수 있는 재난을 예방하기 위해 GIS를 기반으로 3년에 걸친 파이프라인 교체를 실시했다. 지진이 발생할 경우 인프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하고, 취약한 부분부터 우선 교체해 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였다.

 

운영 효율성 개선한 ‘내셔널 그리드’

스마트한 유틸리티 운영을 위해서는 웹GIS를 통해 사무실 내 GIS 전문가뿐 아니라 의사 결정자, 현장 작업자 등 조직 전체가 동일한 정보를 보고 동일하게 상황을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웹GIS를 활용하면 데스크톱, 모바일, 태블릿, 웹 서비스 등 플랫폼과 연결된 모든 디바이스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망을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더 많은 부서에서 GIS 데이터를 활용해 향상된 의사결정을 내리고 궁극적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

영국 전력망·가스관사업 회사인 내셔널 그리드(National Grid)는 점점 더 비용에 민감해지고 고객이 중심이 되는 시장의 변화에 따라 비즈니스 혁신을 추진했다. 먼저 40여 개에 달하던 비즈니스 시스템을 4개로 간소화했는데, 이 때 기존 시스템 중 GIS만이 유일하게 새로운 IT 환경에도 도입됐다. 유틸리티 업체인 내셔널 그리드 활동의 대부분이 공간요소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디지털 맵의 활용을 높이고 비즈니스 전반에 걸쳐 직원들이 GIS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내셔널 그리드는 비즈니스 혁신을 통해 복잡한 9단계의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6단계로 줄여 비용 효율성과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켰으며, 연간 3500만 파운드(약 526억 원)의 비용 절감효과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웹GIS를 통해 현장에서 배관위치를 확인할 때 지도가 아닌 스마트 디바이스를 통해 정확한 최신 정보를 볼 수 있고,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추적(Trace) 분석을 현장에서 수행할 수 있다.

GIS는 LNG 수요 둔화와 시장의 성숙화가 이뤄지고 있는 환경 속에서 가스업체들의 생존을 위한 열쇠가 되고 있다. 특히나 가스는 앞선 PG&E 사례와 같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 등 공공의 안전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GIS 활용을 단순한 시설물 관리를 넘어 예측, 예방을 위한 통합 시스템으로 확대하여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인 스마트 유틸리티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가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